'생리대마저…' 발암물질 등 유기화합물질 검출
'생리대마저…' 발암물질 등 유기화합물질 검출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7.03.22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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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구 교수팀, 국내 판매 11종 생리대·팬티라이너 방출물질 검출 시험 생식독성 등 20종 독성물질 포함돼···"위해성 평가 시급"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여성환경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빨간책방 컬처홀에서 개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녹색미래 공동대표)가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여성환경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빨간책방 컬처홀에서 개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녹색미래 공동대표)가 ‘생리대 방출 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11종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이 검출됐다. 이 중에는 생식독성, 환경호르몬, 발암성 등의 특징을 띄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월경용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형 생리대 5종과 면 생리대 1종, 팬티라이너 5종 등 총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사람의 체온인 36.5도와 같은 환경의 20L 밀폐공간 안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어떤 물질이 방출되는지 지켜본 결과, 약 200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다. 이 중에는 발암성 1급, 환경호르몬, 생식독성 등 20종의 독성 물질이 포함됐다.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은 중형생리대는 평균 4185ng(나노그램)로 나타났다. 팬티라이너의 경우 향이 첨가된 F제품은 2만4752ng가 방출되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이 평균 7468ng이었다.

면생리대는 구입 후 바로 사용하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1만 1487ng로 높게 측정됐지만, 물세탁하면 72%, 삶으면 99% 이상 방출물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 밀접하게 사용되는 생리대 사용환경을 고려하면 실험 결과보다 유해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김 교수는 "우리가 생활하는 지하도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 관리 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이 500㎍/㎥로 이하다. 생리대는 굉장히 좁은 공간에서 사용한다. 여성의 외음부와 패드의 사이 공간을 계산해 비교하면 다중이용시설 관리 기준보다 많게는 500배 가까이 높다"고 염려했다.

전문가들은 생리대가 여성의 생식기와 맞닿아 사용되는 만큼 위해성 평가나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여성위생용품이 직접 닿는 신체 부위는 일반적인 피부처럼 화학물질의 노출을 효율적으로 막지 못한다. 게다가 여성 외음부는 해부학적으로는 물론 의복류에 의해 폐쇄된 조건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이 존재할 경우 노출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며 "이 때문에 여성위생용품 함유 화학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여성위생용품이 사용되는 신체 부위의 유해물질 흡수가능성에 대한 정량적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 여성위생용품에 함유된 화학물질의 관리는 유해성에 근거해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출된 물질 중 발암원성과 생식독성이 의심되는 것들이 많다는 점을 볼 때 좀 더 적극적인,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성분 표시제를 통해 생리대에 포함된 물질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 고금숙 팀장은 "소비자의 알 권리를 고려하면 성분표시제를 도입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제품 겉면에 꼭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의약외품, 어린이제품, 공산품과 생활용품 제품 모두 안전기준을 높이고 화학물질 체계를 통해 관리돼야 한다"며 "통합적인 화학물질 관리체계가 필요하다"고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 정책과 안영진 과장은 "화학성분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냐에 따라 독성 크기가 달라진다. 시중 판매 생리대의 성분을 분석하고 위해성 평가 시험법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도 “파라벤 처럼우려가 계속되는 물질은 사용하지 않는 걸로 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에 대한 안전성을 지키려고 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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