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정수의 ‘결혼수업’
우리 부부는 부부모임을 즐깁니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라도 부부동반, 가족동반으로 만나면 평소와 좀 다른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마치 과일을 깎아서 일부만 먹다가 껍질째 통째로 먹는 느낌이랄까?
평소에 저만 만나던 사람이 우리 가족을 함께 만나면 좀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펼쳐지는 저의 현란한 아내 자랑과 사랑표현 때문이죠.
저는 우리 아내를 만나서 삶이 업그레이드됐어요. 입맛이 완전 초등학생이었는데, 지금은 대학생까지 올라왔죠. 이 사람이 아니었으면 저는 평생 식사하는 소중한 시간을 사료처럼 끼니를 때우는 데 집중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 사람이 흥이 많아서 같이 있으면 에너지가 생겨요. 같이 노는 것이 재미있다니까요. 사랑하는 마음도 폭죽처럼 터지는 스타일이라 어느 날 갑자기 사랑 고백을 받기도 하죠. 그럼 제가 대단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요. 진짜 이 여자 대박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주 완벽한 여자 같지만, 빈 구석도 많아서 제가 챙겨줘야 해요. 그래서 서로에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듣던 부부는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느닷없는 사랑고백에 당황해서 동공이 떨리거나 자신들도 칭찬을 시작하거나. 당연히 전자가 더 많습니다. 일전에 만났던 부부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듣기는 좋네요.”
지금 하는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지만, 솔직히 그 진위여부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말의 목적은 내가 사랑하고 있음을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서 곁에 있는 이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그냥 우연히 행복이 찾아오거나 돈이 행복을 가져올 거라는 착각으로 살죠. 행복을 위해 직접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팔불출이 되세요! 옛날 사람처럼 속정, 속정 하다가는 나중에 그 속에 사랑이 있는지조차 헷갈리게 될 겁니다.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알려도 됩니다. 처음엔 좀 쑥스럽지만, 돈이 드는 일도 아니고 몸이 고생스러운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사실 칭찬을 하려고 하는데, 뭘 칭찬해야 할지 모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자존심 상해서 칭찬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요. 솔직히 칭찬거리가 전혀 없는 사람은 없어요. 그럼 부부로 지낼 수가 없죠.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려우세요? 그럼 배우자가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SNS에라도 칭찬하고 사랑고백하세요. 가능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는 것이 아니면, 행복을 만드는 방법에 반칙은 없는 겁니다. 어떻게든 서로 행복할 수 있게 표현해 주세요.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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