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그림, 나이에 맞게 잘 그리고 있을까요?
우리 아이의 그림, 나이에 맞게 잘 그리고 있을까요?
  • 칼럼니스트 김지인
  • 승인 2018.03.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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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속으로] 아이의 발달에 따른 그림 이해

Q. 만 6세 우리 아들은 주로 한 마리의 공룡과 같은 동물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사람을 잘 그리려 하지 않습니다. 하루는 아빠, 엄마, OO이, 동생을 그려 보자고 하였지만 잘 못 그리겠다며 평소대로 공룡 가족을 그렸습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우리 아들에게 다소 강요를 해서라도 사람을 그리는 연습을 시켜야 할까요, 아니면 아이가 자유롭게 그릴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내 아이를 이해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자녀의 작품 결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림 그리는 과정과 그림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녀의 자기표현, 창의적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지하는 등 아이와의 교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베이비뉴스
내 아이를 이해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자녀의 작품 결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림 그리는 과정과 그림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녀의 자기표현, 창의적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지하는 등 아이와의 교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베이비뉴스

A. 실제 미술치료 임상 현장에서 자녀의 그림을 통해 자녀를 이해하는 것 외에 자녀의 작품 수준을 평가하며 걱정하는 부모를 만납니다. 물론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아이가 연령에 적합하거나 그 이상의 그림을 그리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러나 내 아이를 이해하고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자녀의 작품 결과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림 그리는 과정과 그림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한 자녀의 자기표현, 창의적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고 지지하는 등 아이와의 교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미술은 아이의 성장을 이해하게 할 뿐 아니라 특별한 문제를 보이지 않는 건강한 아이도 미술활동으로 스트레스 대처 및 감정을 해소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표현을 함으로써 아이가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발달 단계에 따른 특징을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술에서도 아이들의 성장에 따른 미술 발달 과정이 있습니다.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그림의 특징은 아이의 인지와 정서 발달과정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 및 방법을 모색하게 합니다. 다음의 생후 1년 영아기에서 만 6세 학령기 이전까지의 아동의 미술발달 과정을 보면서 자녀를 이해하는 것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조작(만 1~2세)

만 2세의 유아기에는 아동이 재료 조작이 가능한 단계로 벽에 낙서하기, 점토를 만지거나 입안에 넣기, 음식 짓이기, 모래장난 등의 간단한 조작을 합니다. 이처럼 아이가 여러 재료를 통한 다양한 감각 자극을 경험으로 감각기관이 발달하고, 다양한 재료로 활동을 하면서 근육 및 운동신경이 발달합니다. 따라서 부모가 정리하기 힘들더라도 아이에게 “안돼”, “하지마”와 같은 통제적 언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아이가 간단한 미술 조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 형성(만 2~3세)

아동의 지각과 생리학적 발달에 진전을 보이는 이 시기에는 클레이, 크레파스로 자기 의도대로 표현하거나 점차적으로 자신의 동작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세로 선과 물방울 무늬 그림이 가능해지고, 점토를 판판한 형태로 만들거나 말기도 하며, 힘껏 쥐거나 주무를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한 점에서 시작해 원래의 점으로 잇는 울타리 형태 만들기가 가능한 형성기는 찰흙을 들었다가 놓는 등의 만지기만 했던 조작단계에 비해 발전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명명(만 3~4세)

본 단계는 아이들이 자신의 작품 대상에 이름을 지어주면서 스스로 무엇을 그리거나 만드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작품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에 아이와 어른 간의 견해 차이가 있어서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는 데에 한계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자기 창조물의 외형에만 관심을 보이지 않고 다양한 특성을 자유롭게 적용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작품의 완성도 보다는 아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표상(만 4~6세)

표상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진정한 의미의 표상이 가능해지지만 미술 작품의 외형상으로는 이 전 단계에서 보였던 특징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아서 어른들은 아이가 표상단계에 접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른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아이의 그림과 구조물이 기묘하거나 이상해 보이는데, 이는 아이가 사물을 보이는 대로가 아닌 자기가 알고 있는 대로, 특히 자기에게 와 닿는 특성에 집중해 그리거나 만들기 때문입니다. 표상단계의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형태의 면을 색칠하고 경계를 만들어 그림의 선 밖으로 색칠하지 않는 등의 통제력을 발휘하면서 창의력 뿐 아니라 아이 내면의 성장을 보입니다. 더불어 점차적으로 작품의 주제로 사람을 선호하게 되면서 탐색 과정을 거쳐 자유롭고 유연한 탐구능력을 형성해 갑니다.

이론적으로 각 단계 마다의 발달적 특징이 있지만 아이들마다 개인적 차이가 있으므로 학령기를 앞두고 사람의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고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아이의 이러한 특징을 보이는 이유를 고민해 보실 필요는 있으므로 본 의뢰 아동을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아이의 가족 내 역동이나 또래 관계 및 아이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평소 아이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면 1인(개)만을 나타내기도 하며, 완벽주의 성향의 경우에는 자기가 만족할 만한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이를 회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해석은 신중할 필요가 있으므로 앞으로 시리즈로 연재될 필자의 칼럼을 참고하시거나 전문 심리치료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인은 한양대학교에서 예술치료교육 석사 학위 취득 및 아동심리치료 박사 과정 중에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성인의 심리, 정서를 담당하는 예술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의 프로그램개발 연구원이며, 정신과, 학교, 상담소, 공공기관 등의 다양한 임상 현장 경험이 있으며, 인천, 경기 지역 중·고교에서 심리치료 강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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