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귀하다고 '헬리콥터 부모' 되시렵니까?
우리 아이 귀하다고 '헬리콥터 부모' 되시렵니까?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6.19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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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아이의 행동을 통제·허용할 때도 기준이 있습니다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길 원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부모의 절대적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무작정 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무조건적인 친절을 베푸는 엄마는 좋은 부모라고 할 수 있을까.

몇 해 전 ‘맘(Mom)’이라는 영어 단어와 ‘벌레 충(蟲)’이라는 한자를 더한 ‘맘충’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자녀의 잘못을 제지하지 않고, 상대에게 무한한 희생을 강요하는 일부 개념 없는 행동을 일삼는 엄마를 가리킨다.

‘맘충‘은 오래전 학계에서 이미 언급된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로 대체해서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헬리콥터처럼 부모가 아이 주위를 빙빙 맴돌며 모든 일에 간섭하는 부모를 말한다.

헬리콥터 부모의 보호 아래 자란 아이는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자립심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부모가 아이와 단절된 상태에서 소통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부모가 아무리 아이의 행동을 허용한다고 해도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통제한다고 해도 아이는 간섭이나 금지, 억압한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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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삶에 불필요하게 관여하는 것이 아닌 아이와 정서적 교류를 바탕으로 통제와 허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아이와 소통을 전제로 허용을 통해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책임감과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통제할 때는 아이가 규칙을 배우고,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통제는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행동을 무조건 과잉 허용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아이가 부모와 충분히 소통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면 부모의 통제는 특별히 문제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의 통제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놀이터에서 아이가 그네를 타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이때 그네를 타고 싶은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을 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아이에게 ‘타고 싶을때 까지 계속 타’라고 한다면 공개적으로 아이 편을 드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는 무조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배우게 된다.

그 상황에서 다른 아이의 부모가 항의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타고 싶어 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반응까지 보이면 아이는 앞으로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반면 ‘그네를 더 타고 싶은 마음은 알겠단다. 하지만, 그네를 타고 싶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양보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내키지 않아도 따라야 하는 규칙도 배우게 된다.

아이가 밖에서 놀다가 친구한테 맞고 집에 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다. 친구가 아이를 때렸으니 ‘너도 같이 때려’라고 한다면 이는 폭력적인 행동을 정당화할 뿐, 방임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친구와 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 별거 아닌 일로 울고 그래, 그만 울어’라고 한다면 이 또한 아이의 감정을 억압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친구와 싸우고 많이 속상해서 우는구나. 어떤 점이 속상했니?’라고 하며 아이의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 준 후, 왜 친구가 때렸는지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어준다. 그런 다음 친구를 때리는 행동은 옳지 않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자신이 친구한테 맞았다고 해서 친구를 때려서는 안 된다고 말해준다.

그런 다음 친구와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법을 함께 고민한다. 물론 친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아이를 때린다면 친구로부터 아이를 떨어뜨려 보호받을 수 있도록 엄마가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와 함께 생각해주는 거울이 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동반자 역할을 하면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일관된 기준을 가르쳐주면 아이는 그것을 평생 소중하게 활용할 것이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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