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의 세 가지 원칙… '낮게' '천천히' '단호하게'
훈육의 세 가지 원칙… '낮게' '천천히' '단호하게'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0.02.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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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부모의 감정 실린 훈육은 '역효과'
훈육을 할 때는 부모가 어떤 목소리로 전달하는지에 따라 훈육의 효과는 달라진다 ⓒ베이비뉴스
훈육을 할 때는 부모가 어떤 목소리로 전달하는지에 따라 훈육의 효과는 달라진다 ⓒ베이비뉴스

우리는 칭찬이 주는 힘을 잘 알고 있다. 칭찬의 긍정적인 효과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와 EBS 교육방송이 공동 연구한 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6-7세 아이가 눈을 가리고 바닥에 있는 공을 집어서 엄마가 들고 있는 바구니에 던져 넣는 경기를 했다. 공을 많이 넣은 팀과 적게 넣은 팀과의 차이를 비교했더니, 공의 수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공을 많이 넣은 팀의 엄마들은 아이가 공을 넣는 동안 ‘옳지’, ‘그래’, ‘잘한다’, ‘좋아’, ‘됐어’, 적게 넣은 팀의 엄마들은 ‘아니’, ‘뒤로’, ‘앞으로’, ‘오른쪽으로’, ‘틀렸어’, ‘그렇게 하면 안 돼’와 같은 표현들을 많이 사용했다. 이 실험을 통해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이 아이의 행동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칭찬이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아이가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거나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모를 때는 훈육이 필요하다. 훈육을 할 때는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어떤 목소리로 전달하는지에 따라 훈육의 효과는 달라진다.

대부분의 부모는 훈육을 할 때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발견하고 짜증스러움, 화남, 흥분, 초조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가진다. 그러다 보니 그 감정을 실어 높은 톤의 빠른 목소리로, ‘너 왜 그러니! 왜 말을 안 들어? 그만해!’라고 다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방식의 훈육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화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언성을 높이면, 아이는 야단치는 내용보다는 부모의 큰 소리에 놀라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잘못했다는 말만 하고 잘못을 다시 반복하거나 못 들은 체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

◇ 부모의 화난 감정은 언성을 높인 직후에 더 강력해질 수 있다

그래서 훈육을 할 때는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서 톤은 낮게, 속도는 천천히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조근조근 차분한 목소리로 감정을 절제하며 자신이 흥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아이에게 인지시키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이렇게 표현했을 때 아이는 부모가 화가 나서 자신을 혼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한 점 때문에 혼나고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 스스로 반성하는 아이가 된다. 또, 이런 목소리로 훈육하게 되면 아이도 부모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부모가 보통 때보다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하면 아이는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경청하게 되고,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게 된다.

훈육할 때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의 화난 감정은 대개 언성을 높인 직후에 더욱 강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가 나서 언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언성을 높였기 때문에 더 큰 화를 불어올 수 있다. 따라서 언성을 높이지 않으면 더 크게 화를 내는 것을 자제할 수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학교 니라 리버먼 교수와 미국의 뉴욕대학교 야코프 트로프 교수의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언성을 높이지 않고 차분히 말을 했을 때 화라는 부정적인 감정과 심리적 거리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의도적으로 말을 천천히 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강도를 넘지 않는 목소리로 말을 하면 실제 화를 내는 정도가 약해졌다.

훈육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진다. 큰 목소리로 훈육했더니 아이의 행동 변화를 가져왔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는 위협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행동을 멈췄을 뿐,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훈육할 때만큼은 낮은 톤으로 천천히 그리고 단호한 목소리로 ‘안돼’라고 말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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