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장선생님 좀 구해주세요" 속타는 부모들 손 놓은 구청
[단독] "원장선생님 좀 구해주세요" 속타는 부모들 손 놓은 구청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02.2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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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부모와 갈등 끝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사임… '신학기 코앞'까지 새 원장 선임 안 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서울시 서초구의 국공립인 A어린이집은 26일 현재까지 새 원장이 채용되지 않아 신학기를 앞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서울시 서초구의 국공립인 A어린이집은 26일 현재까지 새 원장이 채용되지 않아 신학기를 앞둔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비뉴스

교사·학부모들과 갈등 끝에 원장이 사임한 서울 서초구의 국공립 A어린이집. 하지만 새 학기를 코앞에 둔 지금까지 새 원장이 선임되지 않안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A어린이집은 총신대학교 법인이 위탁운영 하고 있다. 이곳의 원장 B 씨는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해 이달 28일자로 근무가 끝나는 상황. 당장 3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하지만 26일 현재까지 새 원장이 구해지지 않아 학부모들은 "신학기 보육계획 미비로 아이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학부모 C 씨는 지난 21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아직 새 원장이 정해지지 않아서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1년의 교육방침이 제대로 수립되지 못한 채 보육을 받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어린이집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총신대학교 법인과 서초구청 두 곳 중 어디도 나서서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관리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들을 비판했다.

원장 B 씨의 사임 배경에는 교사·학부모와 원장 간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원장 B 씨는 지난해 3월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에 취임했다. C 씨는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재임한 원장 B 씨가 세 명의 교사에게 사직을 권고했고, 지난달 17일 학부모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에서 권고사직 철회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운영위가 권고사직 철회를 요구한 까닭은 "보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 때문이라고 C 씨는 설명했다.

또한 운영위는 지난 11일 B 씨가 재임한 기간에 발생한 크고작은 갈등과 사건들을 문서로 작성해, ‘A어린이집 보육현황 문제점과 개선 방안’이라는 공문을 총신대 법인사무국으로 보냈다. C 씨는 "또 다른 학부모가 서초구청에 ‘신학기를 앞두고 원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고 전했다.

운영위의 공문에는 ▲안전불감증으로 발생한 사건(현장학습 과정에서 차량 내 자리가 부족해 보육교사가 차량 바닥에 앉아서 간 것, 원아를 지정된 차량이 아닌 일반 승용차로 이동시킨 점 등) ▲보육교사 권고사직 ▲2020년 보육계획 및 방침 누락 등의 내용이 담겼다.

◇ 서초구 "원장 사임 최근에 파악" … 위탁운영 총신대 “이번 주까지 최대한 새 원장 채용”

하지만 원장 B 씨는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했다. B 씨는 지난 24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교사에게 문제가 있어 사직을 권고했지만 운영위의 요청으로 철회했다”면서, “(공문에 담긴) 제보 내용은 학부모님들의 많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부모들의 우려도 이해가 된다"며, "새 학기 준비와 (신임 원장에 대한) 인수인계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어린이집의 관리를 맡은 서초구청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서초구 담당자는 지난 24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원장 사임 사실을 알게 된 건 최근”이라면서, “법인에서 새 원장을 채용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만 답했다.

위탁운영 주체인 총신대 측은 사태를 어떤 입장일까. 총신대 법인사무국 담당자는 지난 24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B 씨의 사직서를 수리했고 새 원장 채용을 위해 지원서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주 임명까지 마무리해서 최대한 인수인계까지 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B 씨에게) 후속 인수인계 협조 요청까지 해뒀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학기 운영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은 점’에 대해 “B 씨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데 확인과정이 필요했다”면서, “새 학기 운영계획을 작성하도록 했고 완료해서 학부모에게 공개했다. 이번 주부터 신규 원아 학부모에게 안내될 것”이라고 답했다.

베이비뉴스의 취재가 진행되자 법인 담당자는 추가 입장을 밝혔다. 그는 25일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신학기 보육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시에 “학부모님들로부터 받은 공문 내용과 관련해 B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부모님들께서 오해하시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그동안 한 번도 교사와 학부모를 만난 적이 없는데 새 원장이 채용되면 인수인계가 예정돼 있으니 (직접) 만나서 (갈등을)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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