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 인식, ‘보호’는 알아요 ‘참여’는 글쎄요
아동권리 인식, ‘보호’는 알아요 ‘참여’는 글쎄요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3.13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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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결과… ‘아동도 권리주체자’ 관점 부족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보건복지부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발간한 ‘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보고서.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보건복지부와 국제아동인권센터가 발간한 ‘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보고서. 최규화 기자 ©베이비뉴스

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결과, 아동권리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은 ‘보호받을 권리’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역시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포함한 권리주체자라는 관점은 제한적이었다.

보건복지부와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24일까지 전국의 성인과 아동 1771명을 대상으로 ‘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를 진행하고, 지난달 「2019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아동권리 인식도 평균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87.95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87.56점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2017년 90.38점보다는 여전히 낮았다. 2019년 조사에서 성인의 인식도 평균은 85.87점으로, 90.83점을 기록한 아동에 비해 낮았다.

성인 응답자의 인식도가 높게 나타난 문항들은 ▲국가는 성폭력이나 성학대, 성매매 및 기타 성적인 목적으로 신체를 촬영하는 등의 행위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94.63점) ▲국가는 학대나 폭력, 전쟁이나 강제 노동 등으로 아동이 고통을 당했을 경우 신체적, 심리적 회복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92.45점) ▲모든 아동은 절대로 폭력과 학대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92.05점)로 조사됐다.

반대로 인식도가 낮은 문항들은 ▲모든 아동은 원하는 집회나 모임에 참여할 수 있고, 자유롭게 단체를 만들거나 가입할 권리가 있다(72.60점) ▲모든 아동은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72.65점) ▲국가는 난민아동을 위한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78.43점) 순이었다.

아동의 경우는 어떨까. 먼저 인식도가 높은 문항들은 성인과 비슷하게 ▲국가는 성폭력이나 성학대, 성매매 및 기타 성적인 목적으로 신체를 촬영하는 등의 행위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94.66점) ▲모든 아동은 개인정보와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93.86점) ▲국가는 학대나 폭력, 전쟁이나 강제 노동 등으로 아동이 고통을 당했을 경우 신체적, 심리적 회복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93.72점)로 조사됐다.

반대로 아동 응답자들에게 인식도가 낮은 문항은 ▲모든 아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83.36점) ▲아동과 관련된 일에서는 아동의 입장이 가장 우선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84.43점) ▲모든 아동은 자신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86.72점) 순이었다.

◇ 만 18세 선거참여 현실화… “아동의 시민적 권리 의제, 확장 시점”

보고서는 만 18세의 선거참여가 현실화된 지금이 “아동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의제가 확장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베이비뉴스
보고서는 만 18세의 선거참여가 현실화된 지금이 “아동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의제가 확장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베이비뉴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몇 가지 시사점을 전했다. 먼저 아동폭력에 대응하는 실효적인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 성인과 아동 모두 폭력과 관련한 문항에 높은 인식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폭력과 학대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항목의 인식도는 아동(91.19점)보다 성인(92.05점)이 더 높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아동폭력에 대한 현행 법·제도가 ‘사후대처’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동과 관련 종사자를 아우르는 예방조치,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조치에 따른 실효적 권리구제도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민법 제915조 ‘징계권’이 사실상 자녀를 체벌할 수 있는 부모의 정당한 권한으로 해석”된다며, “징계권 용어 변경을 밝힌 ‘포용국가 아동정책’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후속조치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시사점은 이주배경 아동을 포용하는 정책적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성인의 경우 외국인 아동의 문화 존중과 난민아동 보호 관련 항목에서 낮은 인식도를 보였다. 아동 역시 ‘차별받지 않을 권리’ 항목이 가장 낮은 인식도를 기록해, 이주배경 아동에 대한 배타적 관점이 짙어졌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2019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에서도 이주아동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러한 아동권리 인식도 조사 결과는 “관련 정책의 실효성 없음을 반증하며 사회적 혐오를 부추기는 다양한 요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실태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사점은 아동의 시민적·정치적 권리 보장을 위한 논의가 확장돼야 한다는 점. 2017년, 2018년에 이어 2019년 조사에서도, 성인 응답자가 낮은 인식도를 보인 하위 5개 문항에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정보접근에 대한 권리’ 등 독립적 인격체로서 아동의 권리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정된 정보와 지식, 그로 인한 사실상의 참여기회 박탈, 경험 부족과 역량 부족으로 이어지는 부정적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할 수 있는 사회 전체의 의지가 필요하다”며, 특히 만 18세의 선거참여가 현실화된 지금이 “아동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사회적 의제가 확장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도 보고서는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 ▲아동의 권리주체성에 대한 인식 증진 정책 ▲아동권리협약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교육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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