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 칼럼니스트 김명선
  • 승인 2020.03.17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똑똑똑! 궁금한 아이들의 발달 그리고 심리] 아이들이 마주하는 첫 번째 세상은 '부모'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습니다 ⓒ베이비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졸업식과 입학식이 대부분 취소가 됐지만, 일반적으로 2월과 3월은 졸업과 입학의 시기입니다. 졸업과 입학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것 같지만, 사실 하나로 연결되는 삶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탄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와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는 점에서는 졸업이지만,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에서는 입학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엄마 배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건, 세상이 아이들을 새롭게 맞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환영받아야 할 우리의 아이들이 마주하는 첫 번째 세상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부모라는 세상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부모는 그들이 경험하는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대부분 부모는 새로운 생명을 맞이했다는 기쁨과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그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더 좋은 부모가 되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덜 좋은 부모가 되는 불행한 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 지나친 노력은 자칫 '정서적 애착' 경험 가로막아

정신분석가인 이디스 제이콥슨(Edith Jacobson)은 엄마와 아이 사이의 실제적인 관계는 아주 중요하며, 이 관계로부터 생기는 모-아의 유대는 좌절의 경험을 능가하는 인격 형성 중심적인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정신분석가 마가렛 S. 말러(Margaret S. Mahler)도 엄마와 아이의 실제 관계가 아이의 심리구조의 발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즉, 엄마로부터 전해지는 편안한 만족감은 아이에게 동일시(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것으로 보고 똑같이 취급하는 일)를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이와 같은 모-아가 동일시된 상태인 공생단계(말러의 분리개별화 이론에서 말하는 1~6개월 시기를 일컫는 단계)를 거쳐 그것으로부터 분리되고, 개별화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건강한 자아의 발달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분리란 아이가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상태에서 독립해 스스로가 개별적인 존재임을 인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개별화는 유아가 개인적 특성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유아는 엄마로부터 건강하게 분리돼 자아의 개인적 특성을 획득하기 이전인 초기 6개월 동안 엄마와 서로 융합된 상태에서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므로, 이 시기에 엄마가 어떤 것을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유아의 내적 경험이 즐거울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육아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지나칠 정도로 다양하고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정보를 마주할 때마다 대부분 부모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한숨을 쉬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또는 그 모든 지식과 정보를 실천하려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한 부모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런 좌절이나, 지나친 노력은 자칫 부모와 자라나는 아이 모두에게 공생단계 적응에 어려움을 유발합니다. 또한 엄마와의 특별하고도 소중한 정서적 애착을 경험하는 것도 가로막습니다.

◇ 아이의 탄생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첫 경험'

그렇다면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선물하면서 건강한 내적 경험을 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내면에 있는 모성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태아와 교감하면서 했던 모든 의미 있는 소통들은 이미 엄마의 내면에 ‘소중한 모성’이라는 이름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따라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을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통해 배운 것은 수많은 육아 서적과 전문가들의 의견보다 더욱 당신의 아이를 알아가기 위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부모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고 자신을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즐기는 것입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결국 엄마와의 유대관계가 더욱 건강해지고, 아이가 어떤 순간에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을 가진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세 번째는 육아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모를 괴롭게 하는 아이의 행동들(울음, 칭얼댐, 불규칙한 수면 등)은 ‘나도 사람입니다’라는 신호이자, 부모 역시 아이에게 사람으로 인정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그 행동들은 오히려 하나의 존재가 스스로와 타인에 대해 인식하고 서로를 인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부모에게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즐겁고 행복한 경험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탄생은 부모와 아이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물론 육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때로는 즐겁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경험에 대한 즐거운 상상으로 아이의 탄생을 맞이해본다면 어떨까요? 이미 부모와 아이는 배 속에서부터 교감하며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기에, 새롭게 맞이하는 상황과 환경에 대해서도 충분히 서로 잘 적응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자, 이제 지나친 부담과 두려움을 떨치고 조금 더 자신 있게 생명의 탄생과 육아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즐겁게 나아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김명선은 한 사람의 성장과 성숙을 위해 용기를 내는 이 땅의 모든 가족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상담과 치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과 마음, 시선과 시선을 잇는 상담자로서, 현재 알랭드보통의 인생학교 서울과 심리상담센터에서 연구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