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부모부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블루, 부모부터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 칼럼니스트 문선종
  • 승인 2020.04.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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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문선종의 아빠공부] 코로나19로 지친 부모, 육아 최전선 점검해야 할 때

지난달 31일 정부가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첫째에게 4월 20일 온라인 개학 및 입학식 안내장이 날아왔다. 또 다시 일상을 바꿔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변화는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돌봄에 대한 부담의 시간과 온라인 개학 후 우리는 어떤 양육 태도를 가져야 할까? 돌봄에 대한 부담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깊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아이들에게 화내거나 짜증내는 모습이 일상이 됐다.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으로 층간소음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하는 방송이 울리고, 엘리베이터에도 관련 내용이 공지사항으로 부착됐다. 육아하는 나로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마음의 소리가 튀어 올라온다.

이 와중에 설거지가 재미있다는 첫째, 아빠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문선종
이 와중에 설거지가 재미있다는 첫째, 아빠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문선종

◇ 아빠라는 자리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고용노동부가 어제(1일) 발표한 ‘가족돌봄휴가 활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6%는 휴교기간 자녀 돌봄을 조부모 및 친척이 대신 맡아서 해주고 있었다.

국이 식지 않는 거리에 가족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부모님 찬스'는 그림의 떡이다. 오로지 우리의 몫이다. 아내도 나도 지쳤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을 감당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집은 점점 난장판이 되고, 점점 나의 목소리는 커져만 간다. 위압적인 태도로 아이들을 통제하기 바쁘다.

그 틈에 넷플릭스, 유튜브가 양육자의 자리을 차지한 지 오래다. 미디어에 아이들을 위탁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유탁’, ‘넷탁’이라는 신조어도 곧 등장할 것이다. 나보다 라임이 아빠나 캐리 언니를 찾을 때는 자괴감이 든다.

올해 아내는 임용고시 공부 중이다. 그래서 내가 주말과 퇴근 후 집안일과 육아를 담당하고 있다. 그럭저럭 1분기 성적은 좋았다. 잘 버텨왔다. 하지만 산적한 과업들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봄이 성큼 다가오면서 몸도 풀려버렸다. 어제는 체력 한계로 정점을 찍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그대로 큰 대 자로 쓰러졌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첫째에게 하소연했다.

“아빠, 요즘 너무 힘들어. 설거지할 힘도 없어.”

울상을 지으며 하소연했다. 첫째는 자기가 설거지를 해보겠다며 싱크대로 가 팔을 걷어붙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아빠를 위해 집안일을 거든 첫째의 모습을 보니, 대견하기도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렇게 아이들을 재우고 힘을 내서 1시간 정도 집 안 청소를 했다.

그렇다. 아빠라는 자리는 그 누구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던 것이다. 필사즉생의 정신으로 육아 최전선을 점검하기로 했다.

장군이맘 인스타를 방문해봤다. ⓒ장군이맘인스타
장군이맘 인스타를 방문해봤다.ⓒ장군이맘인스타그램캡쳐

◇ 부모가 무너지면 아이의 성장과 발달도 무너진다

아들 넷을 키우는 장군이맘이 만든 방학생활규칙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딸 둘 키우는 나도 이 정도인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런 규칙을 만들었을까? 공감이 간다. 하지만 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아이들의 행동은 절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의 한마디로 아이들이 통제되고 말을 듣게 하려면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육아의 태도가 뒤따른다. 더불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부여하는 죄의식과 단죄가 아이들의 실존을 위협할 것이다.

우리는 육아의 최전선에 있다. 우리 부모들이 무너진다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기찻길 위의 평행한 선로가 무너진다. 기차는 삐걱거릴 것이고, 탈선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며, 다시 정신을 가다듬기로 했다. 아이들은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많은 생활을 하고 있고,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절대 아이들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행동에 대한 나의 태도와 행동이다.

다시 말해 아이들을 통제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코로나블루의 불안이 아이들에게 전이되지 않을 수 있다. 아이에게 하소연 한 경험을 통해 아빠는 강해야만 한다는 완벽주의를 내려놓을 수 있었고, 내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얻었다.

거꾸로 생각해보자.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부모가 자신의 행동을 수용할 것이라는 신뢰와 믿음에서 온다. 아이는 부모의 품 안에서 안전을 느끼기 때문이다. 집은 아이를 통제하는 공간이 아닌, 자유의지를 발현하는 장소가 돼야 한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됐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 시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었고,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9년간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 사업을 수행했다. 지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보실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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