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에 비상이 걸리는 환절기를 지나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구강점막에 건조증과 열감을 느끼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매운 음식을 먹지 않아도 혀끝이 화끈거리고 따끔한 느낌이 들거나 혀를 보니 혀표면이 갈라지고 붉어져 있다. 혀뿐만 아니라 입술, 잇몸, 입천장, 구강 안쪽 점막도 아리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구강작열증후군 또는 구강작열감증후군으로 진단하는데 처음에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넘기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음식을 넘기거나 말을 할 때도 매우 불편하고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특히 혀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혀통증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구강작열감증후군은 65세 이상 인구의 30%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이 특히 중년의 폐경기 여성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혀의 건조감이 심해져 혀가 갈라지고, 혀가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고 늘 혓바늘이 돋아 있기도 하다. 구내염이 빨리 낫지 않고 통증도 있다 보니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구취, 미각변화를 동반할 수 있다.
구강작열증후군은 미각, 통각을 전달하는 말초신경의 변성, 침분비의 감소, 여성호르몬의 변호 및 과도한 스트레스 등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당뇨, 갑상선 같은 전신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고, 칸디다균 같은 곰팡이 균 감염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우선 혀가 붉어지고 아프고, 혀끝이 굉장히 예민해지는 원인을 인체 상부로 심장열이 몰린 자율신경실조증에 주목한다. 이런 경우는 화병의 증상을 동반하고 인체의 상부, 가슴부위로 답답하고 열이 몰린 증상이 동반되고 불면증 등 수면문제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과도하게 불안초조하고 걱정이 많은 분들에게 나타나게 되며 교감신경이 과하게 항진된 증상으로 보고 교감신경을 이완하는 한약 치료가 효과적이다.
그리고 구강작열감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갱년기와 면역력 저하로 전신적으로 부족해진 음혈과 진액을 채우는 치료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인체의 불필요한 열을 꺼주더라도 말라버린 진액을 보충해지지 않으면 혀와 구강점막 세포가 튼튼해질 수가 없다. 음혈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통해 구강건조증이 나아지고 침샘 기능이 회복되며, 혀점막세포의 재생과 만성염증의 완화가 이뤄지면서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구강작열감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혀와 구강내 미세 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침 요법과 염증반응을 해소하기 위한 구강 배독(排毒)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장부 기능의 불균형과 자율신경계실조증을 개선하기 위한 한약치료와 면역력 강화 및 전신적으로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는 한약치료를 환자 증상에 따라 단계별로 시행한다. 한의원에서는 혀 점막의 따끔거림과 열감을 해소하고 신경과민을 완화하기 위해 황련수를 입안에 머금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구강작열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혀통증까지 이어질 수 있고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만성화되기 쉬우며 불안 우울 등 정서적인 문제가 동반될 수 있기에 초기에 신속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매운 음식과 시큼한 음식은 구강내 작열감을 촉진시킬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고, 커피 탄산음료는 혀에 자극을 주고 탈수를 유발해 구강건조를 더 심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평소 집에서 관리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치자나 구기자를 보리차 정도로 차처럼 끓여서 입에 머금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방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구강작열증후군을 치료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