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마스크, 집콕, 휴원ㆍ휴교, 원격수업…. 아이들의 일상도 코로나19 이후로 크게 바뀌어버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아동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아이들은 안녕한가? -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아동참여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굿네이버스가 주관한 자리.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른들의 시각과는 전혀 다른 ‘진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김철민 의원) 마련된 자리인 만큼, 다섯 명의 발제자는 모두 아동 당사자들로 구성됐다.
◇ “아동의 의견을 전달할 창구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서울ㆍ부산ㆍ전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발제자들은 각각 ▲코로나19 시대에도 안전하게 놀 권리 ▲감염병 상황과 예방에 대한 아동 눈높이의 정보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후퇴된 아동 참여권 ▲과도한 학습 부담 속에 소홀해지는 아동 생존권 ▲원격수업 환경 격차에 따른 교육 불평등 문제 등을 지적했다.
“학교생활이 이전과 크게 달라지면서 작은 소원이 생겼습니다. 바로 ‘친구들과 마음껏 노는 것’입니다. (…) 안전을 지키면서도 잃어버린 놀 권리를 찾을 방법은 없을까요? (…)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아동의 놀 권리에도 주목하는 어른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전주 여울초등학교 3학년 김연우)
“아동의 알 권리가 지켜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 코로나19 상황 정보와 알아야 할 용어, 손 씻기와 손 소독 같은 여러 가지 감염예방법은 아동, 장애인,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소외되지 않도록 모두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부산 해림초등학교 6학년 지한빈)
“지금 제 6학년의 반은 사라진 기분입니다. 저의 일상을, 그리고 우리들의 일상을 되찾고 싶습니다. 과연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어떤 분들께 저희의 의견을 전달하면 되는지 알려주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창구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서울 흑석초등학교 6학년 한재욱)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동의 기본 권리’입니다. 저희에게는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생존권’이 있습니다. 공부가 아동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 잊힌 어린이의 권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서울 흑석초등학교 5학년 윤민서)
“아직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친구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친구들은 과제 제출에 불평등함을 느낄 것입니다. (…) 과외선생님이나 학원, 부모님께 도움을 받는 친구들보다, 도움을 받지 못하는 친구들은 수업 진도나 공부의 질과 양에서도 많이 떨어지고 부족함을 느낄 것입니다.”(서울 용원초등학교 5학년 정한울)
◇ “코로나19 대응책, 아동과 직접 소통하고 아동 눈높이에서 시도해야”
토론자들은 발제자들의 문제제기에 공감하면서, 특히 아동의 참여권 보장 필요성에 입을 모았다.
조자영 굿네이버스 방화2종합사회복지관 팀장은 “아이들이 팬데믹 상황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어른들만 모여 논의하기보다는, 어른과 함께 이 사태를 처음 직면한 아이들과 머리 모아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보다 실제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아동 관련 정책에는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 시스템이 하루빨리 구축되길 바란다”며, “아동에게 실제적인 코로나19 대응책을 만들기 위해 아동과 직접 소통하고 아동의 눈높이에서 서비스 및 정책을 만들어가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김선숙 아동권리보장원 아동정책평가센터 센터장은 지난 4월 29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직접 어린이들의 질문을 받아 특집 정례브리핑을 실시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이것이 “매우 중요한 시도였고, 아동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높이 샀다.
“아동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아동들의 의견을 묻는 공식적인 자리들이 생겨나는 것은 아동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를 가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과정”이라는 것.
아울러 김 센터장은 “아동의 목소리를 개진할 수 있는 창구가 우리 사회의 곳곳에 만들어지고, 그러한 창구를 통해 아동정책에 직접 아동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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