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말씀 따르길, 기도합니다 
그들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 말씀 따르길, 기도합니다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8.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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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수도권재확산 #2단계거리두기 #다시코로나 #어게인집콕

지난봄, 누군가 가을을 기점으로 다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위기설을 제시했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아직 이렇다 할 백신조차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몇 달 전 공포가 다시 그대로 재연되는 느낌이다.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1학기와 마찬가지로 정원의 1/3 등원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역 내 감염자가 1학기보다 많아 당분간 가정 보육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결국, 아이는 일 년 가까이 이렇다 할 공교육(원격 수업이 거의 무의미한 유아)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신청해 놓은 문화센터 수업들도 줄줄이 폐강되고 있다.

설상가상 아이의 아빠가 근무하는 직장 주변에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일정 기간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며, 일하는 남편까지 챙기려다 보니, 엄마인 나의 일은 두 배 이상이 되고야 말았다.

◇ 다시 시작된 집단 감염, 이제 분노할 힘도 없다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 때는 분노라도 했지, 이제는 망연자실. 화 낼 힘도 없다. ⓒ여상미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 때는 분노라도 했지, 이제는 망연자실. 화 낼 힘도 없다. ⓒ여상미

지난번 아이들의 등교 개학을 앞두고 일어난 이태원 클럽 발 집단 감염 사태 때 느꼈던 감정이 분노에 가까웠다면 지금은 그저 망연자실. 허탈하기만 한 심정이다. 다시 괜찮아질 거라고 다독이며 힘을 내야 한다지만 솔직히 이제는 많이 지친 것 같다.

게다가 긴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폭염에, 강력한 태풍까지 북상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아마 일종의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혹은 무기력감에 빠진 건 아닌가 싶은데 주변을 둘러보면 나만 겪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마트 계산대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이 자꾸 마스크로 장난을 치는 아이를 보며 “앞으로 이 마스크를 벗고 지낼 수 있는 날이 올까요?”라고 혼잣말처럼 말씀하셨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질병이나 대기 오염 등 앞으로 우리에게 찾아올 수많은 변수 때문에 마스크 없인 못 살 것으로 생각하며 이미 단념한 터였다.

그래서 그분의 질문 아닌 질문에 딱히 뭐라고 대답하기 어려웠다. 왜냐면 그분은 아직도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답답한 감염병이 끝나면 마스크를 훌훌 벗고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말이다.

물론 나 역시 그의 그 기대가 실현되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지만, 반복 또 반복되는 지금의 상황이 그 작은 희망마저 힘겹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성인이 된 이후엔 나가지 않았지만, 나도 어렸을 때부터 나름 성실한 신앙을 가지고 열심히 교회에 다녔던 적이 있다. 같은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 외에도 지역 내 또래들이 가족 단위로 삼삼오오 모여 예배를 드리다 보니 결속력과 유대 관계가 사회의 어느 집단보다 강하고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유년 시절에 경험했던 신앙이란 존재는, 가정만큼이나 포근하고 아늑했는데…. 요즘 뉴스를 보면 교회가 이제 누구를 위한 집단인지 모를 만큼 변질된 느낌이다. 물론 아직도 내가 다녔던 교회들처럼 바른 신앙인으로서 이웃과 사회에 선(善)과 의로움을 행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겠지만 일부 사람의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대체 신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의 부패한 교회들이 사회 전체에 물의를 빚고 있는 것 같다.

◇ 넘어지면 일어나고 틀린 것은 바로잡으면 된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마가복음 12장 31절). 하나님 뜻에 따라 속히 보건 당국에 협조하시길. ⓒ베이비뉴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마가복음 12장 31절). 하나님 뜻에 따라 속히 보건 당국에 협조하시길. ⓒ베이비뉴스

가뜩이나 살아가기 힘든 하루하루에 가짜 뉴스와 정보들이 넘쳐나고, 실질적인 팩트 체크가 불가능한 일반 시민으로서는 그저 보지 않은 것은 믿을 수 없는 상황.

그렇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입자가 누구를 시작으로,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콕 집어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다수의 확진자가 같은 집단에서 발병되었다면 최소한 보건 당국에 필요한 협조는 해야 하지 않을까? 종교의 기본 정신인 이웃 사랑의 실천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최근 SNS에서는 "#다시코로나", "#어게인집콕"과 같은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또 한 번 이겨내고자 함께 응원하고,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있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틀린 것은 바로잡으면 되지만 같은 실수를 알면서도 반복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현재 상황을 이겨내고자 하는 노력이 일부에 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련 집단과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노력이 함께 이어지길, '모두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해 본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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