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장마에…놀면 뭐 하니? 갈 데가 없는데
코로나에 장마에…놀면 뭐 하니? 갈 데가 없는데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0.08.05 14: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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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여름방학 #야외활동 #해충 #거리두기 #장마 #여름철위생

비가 그칠 줄 모르고 매일 이어지고 있다. 아이 있는 집인지라 이제 실내놀이에 한계를 느낀다. 더군다나 예년보다 장마가 늦게 시작해 하필 여름 방학 시즌과 겹쳤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때문에 해외여행은 꿈도 꾸기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거리 두기가 가능한 한적한 곳을 찾아 국내 여행을 하기로 미리 휴가 계획을 짜두었지만, 폭우와 산사태 피해를 본 지역이 늘어나고 있어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아이나 어른이나 답답한 상황이다.

코로나에 장마에... 산도, 계곡도, 수영장도 갈 수 없는 난감한 여름방학. ⓒ여상미
코로나에 장마에... 산도, 계곡도, 수영장도 갈 수 없는 난감한 여름방학. ⓒ여상미

장마가 시작되기 전 어느 계곡에 방문했었는데, 그 입구에 ‘매미나방 주의’라고 써진 푯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여름철 숲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매미나방은 털에 강한 독성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두드러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단다. 어린이는 반드시 피해야 할 해충이다. 이런 해충이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하니, 산에 가려던 발길마저 붙잡는다.

어린아이들이 갈 만한 실내 물놀이장은 어떤가. 코로나19로 개장을 보류하거나 아예 문을 닫은 곳도 많다. 야외 물놀이장은 평일에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수영장에 입장한다고 걱정이 끝나나. 물에 젖은 마스크는 비말 차단 효과가 없어 무용지물이고, 물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거리 두기를 시킬 방법도 막연하다. 그나마 도심에서 좀 멀리 떨어진 바다, 해수욕장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어린아이와 물놀이를 즐길만한 환경은 아니다.

사정이 이래서 주말 1박이나 당일치기로 짧게 캠핑이나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여행) 하는 형태의 여행이 인기인데, 이마저도 ‘눈치 게임’이 살벌하다. 얼마나 한적하고 좋은 위치를 선점하냐에 따라 그날 여행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눈치 게임에 성공해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자연을 벗 삼아 쉴 기회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올해는 길고 강한 폭우와 장마라는 복병이 있다.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여름 방학이 시작한 것이다.

◇ 코로나만 문제가 아닌 올여름…가장 ‘기본적인 것’ 잊지 말아야

상황이 이러니 집에서 더 즐겁게 방학을 보낼 방법, 농가 일손도 돕고 농촌 체험도 할 수 있는 체험형 숙박 등 다양하게 휴가를 보낼 방법이 제시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방학과 휴가는 ‘놀이와 쉼’이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생각을 전환해 그동안 배우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시도조차 못 했던 것들을 휴가 기간 온라인 강의로 배우는, 그야말로 ‘스마트한 휴가 생활’을 보내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각자의 사정과 형편에 맞게 휴가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캠핑장이나 풀장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는 기본예절은 반드시 지키길 바란다. 어느 순간부터 ‘거리 두기’도 조금 느슨해진 것 같다.

물론, 이 더운 여름에, 공기 좋고 한적한 자연을 찾아 나온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하는 것이 가혹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한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큰 집단 감염으로 번졌는지 말이다.

우리가 휴가 계획을 세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는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코로나19뿐만이 아니다. 여름철이면 늘 문제가 되어왔던 위생 문제, 감염 관련 질병, 해충, 자연재해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해 안전하고 건강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서는 조금 뻔할지라도 기본 수칙만큼은 최대한 모두가 함께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자연재해나 감염병 때문에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없는 이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어른들의 작은 행동과 배려 하나하나가 우리 아이들의 생활, 습관, 그리고 인생의 가치관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 좋겠다.

여러모로 힘든 여름이지만 모두가 안전하게 보낼 수 있기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그렇게 하기 위해 좀 더 지혜로운 여름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기를, 다른 여름 방학 때보다 더욱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방학이 될 것 같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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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lov**** 2020-08-13 01:32:57
뒤늦게 알게된 칼럼들을 읽으면서
정신없이 시간이 새벽1시30분이 되었네요..
아이가없는데 엄마가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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