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라는 렌즈에 담은 ‘지금 여기’ 아동의 이야기
‘권리’라는 렌즈에 담은 ‘지금 여기’ 아동의 이야기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9.18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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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018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 현장 ⓒ김성훈ㆍ세이브더칠드런
2018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 현장 ⓒ김성훈ㆍ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이동이 충분한 권리를 누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전 세대가 노력해야 합니다.”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의 말이다.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공모전의 슬로건은 ‘우리 모두가 이야기하는 아동권리’. 정 사무총장은 우리 모두가 아동권리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강조하며, 많은 분들이 공모전에 참가하기를 독려했다.

작품 공모는 다음달 16일까지.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작품은 오는 11월 14일부터 9일간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제6회 아동권리영화제 기간 동안 공개된다. 수상작은 영화제 폐막일인 11월 22일에 발표한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과, 최초의 온라인 개최를 앞두고 있는 아동권리영화제. 어떤 뜻으로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정 사무총장에게 들어봤다. 인터뷰는 17일 서면으로 진행됐다.

-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은 어떤 취지로 마련됐나요?

“세이브더칠드런은 2015년 11월 아동권리주간을 맞아 아동권리영화제를 개최했습니다. 매해 아동권리와 관련한 주제에 따라 선정된 영화를 보고 시네마 토크를 통해 아동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6회를 맞이한 올해는 좀 더 특별한 참여프로그램으로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을 기획했습니다.

올해 처음 진행되는 공모전은 아이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아동과 아동의 권리를 바라보며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입니다. 직접 아동권리를 주제로 영화(영상)를 만들어봄으로써, 일상 속 아동권리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지고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제시된 두 가지 응모 주제 중 하나가 '온라인상에서 침해당할 수 있는 아동권리'입니다. 응모 주제로 온라인상 아동권리 침해 문제를 제시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미디어를 접한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라고 합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태어난 지금의 아동ㆍ청소년들에게 디지털 환경은 익숙함을 넘어 현실세계와 다를 바 없습니다.

디지털 세계는 아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유튜브 키즈채널의 아동학대 문제와 악성 댓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통해 괴롭힘을 당하는 사이버불링 등의 문제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아동권리가 지켜져야 하는 곳 역시 확장돼야 한다는 점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리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 “일상 속 아동권리에 대해 풍성한 이야기 나누는 장 되길”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 ⓒ세이브더칠드런
정태영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 ⓒ세이브더칠드런

- 아직도 ‘아동권리’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공모전에 참가하고 싶지만 아동권리라는 주제가 좀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에게 '팁'이 될 만한 말씀을 한마디 해주시는 게 어떨까요?

“세계인권선언에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권리와 존엄성에 있어서 평등하다'고 명시돼 있듯이 아동 역시 권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권리는 생존, 보호, 발달, 참여 등 4대 권리를 포함한 모든 기본권을 충분히 누리며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것입니다.

최근 이슈가 된 민법 제915조 징계권 삭제 역시 아동의 권리 증진에 한 발 나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훈육이라는 이름하에 일어나는 체벌은 부모의 정당한 권리가 아닌 심각한 아동학대입니다. 아동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며, 부모의 자녀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인 것입니다.

또 다른 방향에서 아동권리를 이야기해보자면 '놀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아동 세 명 중 한 명은 하루 30분 이상 놀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학원을 가고 과외를 하느라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놀지 못하는 것 역시 놀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입니다.

아동의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놀이공간을 새롭게 만들어주거나 낡은 공공놀이터와 같은 환경을 개선하고 아동에게 놀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가깝게 와 닿지 않을까 싶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의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만들기 가이드라인'과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 그리고 영화 ‘우리집’ 촬영수칙을 참고해 제작해야 한다"는 작품 제작 조건이 인상적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만들기 가이드라인'은 2017년 유튜브 키즈 채널의 아동학대 사건에서 시작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촬영해서 직접 올리는 유튜브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적용받는 아동 출연자 안전규정 같은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유튜브 영상을 찍는 아이도, 보는 아이도 재미있게 즐기며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유튜브 키즈 콘텐츠 환경을 만들기 위해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만들기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오스카상 4관왕을 이룬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작 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로 등 표준근로계약을 지키기 위해 감독과 제작사가 솔선수범 했다는 점도 함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동이 참여하고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화를 제작할 때 역시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또한 영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님의 도움으로 어린이 배우를 위한 촬영수칙을 더했습니다.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을 계기로 다른 공모전이나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 성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권리 역시 보장하기 위한 환경을 고민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 아동 당사자 역시 이번 공모전에 참여할 길이 열려 있는지요?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은 아동을 사랑하고 아동권리 증진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동 역시 직접 참여가 가능하며, 실사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상 포맷도 다양하게 열려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아동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 공모전에 참여한다면 더 큰 영향력을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아동ㆍ청소년들이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아동권리에 대해, 또 어른들이 바라봐줬으면 하는 아동권리에 대해 다양한 시선을 영상으로 담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아동권리에 대한 관심, 세상 구하고 변화시키는 첫걸음”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 포스터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 포스터 ⓒ세이브더칠드런

- 아동권리영화제는 올해로 여섯 번째입니다. 지난 다섯 번의 영화제가 남긴 성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2015년 세이브더칠드런이 국내 처음으로 아동권리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영화제를 시작했습니다. 아동학대, 전쟁과 아동권리, 빈곤, 차별 등 다양한 시선에서 아동권리를 바라본 영화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아동권리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극장에서 영화제를 개최했으나, 작년에는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을 맞아 서울뿐 아니라 전국 5개 지역에서 개최함으로써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 올해 아동권리영화제는 온라인으로 개최된다고 들었습니다. 기존과 다른 방식이라, 준비하시는 입장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도, 반대로 기대가 되는 부분도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직접 극장에서 관객 분들을 만나고 함께 영화를 보거나 시네마 토크 등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며, 아동을 사랑하고 아동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영화제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편한 시간과 장소에서 참여할 수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 아동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영화들과, 일상 속에서 아동을 향한 폭력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들, 그리고 각계각층 패널들이 참여하는 시네마 토크 등 풍성한 콘텐츠로 관객 여러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아동권리 단편영화 공모전과 아동권리영화제에 관심 있는 분들께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아이를 구하면 아이가 세상을 구한다’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정신처럼, 아동에 대해 그리고 아동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구하고 변화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이동이 충분한 권리를 누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전 세대가 노력해야 합니다. 아동권리가 낯설게 느껴졌던 분들도 이번 공모전과 영화제를 통해 아동을 지키는 여정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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