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훈육 남이 하면 학대… ‘도깨비 전화’의 모순
내가 하면 훈육 남이 하면 학대… ‘도깨비 전화’의 모순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9.23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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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아이 입장에서 ‘도깨비 전화’를 생각해본 적 있나요?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때 대신 혼내주는 ‘도깨비 전화’ 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셨나요?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인 이수경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부장의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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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면 훈육 남이 하면 학대… ‘도깨비 전화’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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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 때 대신 혼내주는 ‘도깨비 전화’ 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셨나요?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인 이수경 세이브더칠드런 국내사업부장의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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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전화’ 앱은 한동안 ‘육아 도우미’로 화제였는데, 상황에 따라 도깨비를 골라 아이를 혼낼 수 있습니다. 100만 번 이상 다운로드 됐으며, 만족도가 5점 만점에 4.5~5점에 달할 정도로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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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아이들은 발달 과정상 상상력이 발달하면서 무서운 상상도 함께 합니다. 위험에 경각심이 생긴 아이에게 상상력이 더해지면서, 유령, 괴물, 마녀 등을 두려워하게 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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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혀를 날름거리며 ‘언제 잡아갈까’ 지켜보는 도깨비가 항상 내 주변에 머물고, 전화 한 통에 달려온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는 얼마나 힘들고 무서울까요? 게다가 부모가 도깨비를 고용한 고용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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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에게 전화하는 부모를 보며 아이는 ‘공포로부터 나를 지켜줄 사람은 없다’고 느낄 겁니다. 이것은 우울감으로 나타날 수도 있죠. 나아가 타인과 이견을 조율할 때 공포로 협박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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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인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낮잠을 안 자는 세 살 아이에게 지속해서 도깨비 전화를 사용해 큰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 아이는 불안과 두려움을 호소해 심리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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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당 보육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아동학대는 물리적 폭행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성적 폭행, 강간 등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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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여전히 도깨비 전화는 만족도 높은 앱으로 많은 부모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훈육과 학대. 그 경계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이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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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다양한 사연과 이유로 체벌과 학대에 관대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훈육법이 고민될 땐, ‘이 행동을 다른 사람이 우리 아이에게 한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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