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야한 것? 당신의 납작한 성을 ‘입체’로 만들기 위해
성=야한 것? 당신의 납작한 성을 ‘입체’로 만들기 위해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9.29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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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강의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8일 제2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피임생활’에서 강의를 맡은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작가.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제2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피임생활’에서 강의를 맡은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작가.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성(性)’이라는 말을 들으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왠지 얼굴이 붉어지고 민망해진다면, 그건 성을 “납작하게”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작가는 “성을 입체적으로 보자”고 말한다.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8일 오후 2시 제2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피임생활’을 열었다.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성(피임)에 대해 바르게 알고 솔직하게 얘기하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오마이북, 2019년)를 쓴 성교육 전문가 심에스더 작가는 ‘성은 생활이고, 성은 관계다’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심 작가는 시청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먼저 심 작가는 “우리는 건강하고 바람직한 성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우리라는 존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그리고 “성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자극적ㆍ일탈적 정보만 만연하다”며, “그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야한 것’이라는 생각부터 드는 사람이 많다. 심 작가는 그것이 ‘성=성기 결합 섹스’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성을 성기 결합만으로 다 말할 수는 없다”는 심 작가는 “성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과 생각을 바꿔가면서 솔직한 소통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 결합만 생각한다는 건 성을 너무 납작하게 보는 거죠. 그런 편견부터 부숴 나가야 합니다. 성은 입체적입니다. 나의 몸, 타인의 몸, 그와 나의 관계, 성적 정체성, 성적 취향, 성과 관련된 법ㆍ제도ㆍ문화 등 성이 없는 곳이 없죠. 성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있습니다.”

이어진 강의는 OX퀴즈 형식의 상식 테스트로 진행됐다. 시청자들은 실시간 댓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첫 번째 문제는 “여성의 요도는 소변과 생리가 나오는 기관이다”. 정답은 X로, 여성의 요도에서는 오로지 소변만 나온다. 심 작가는 “쉬운 문제지만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생리는 참을 수 있다”라는 문제도 나왔다. 시청자들은 모두 X를 택해 정답을 맞혔다. 이 문제를 낸 이유는, 실제로 인터넷에서 한 남성이 ‘여자친구가 생리를 좀 참으면 좋겠다’라고 쓴 글을 봤기 때문. 누군가 댓글로 ‘참을 수 없다’고 지적하자, “참을 수 있는 것 아니었어?”라는 댓글들이 올라와 더 놀랐단다.

“성관계를 많이 하면 성기 색깔이 변한다”라는 문제도 나왔다. 정답은 X. 심 작가는 “‘성관계 하지 않은 여성의 성기는 핑크빛이다’라는 식으로, 주로는 음란물에 의해 생긴 잘못된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성기의 색은 피부색, 2차성징, 호르몬, 임신 여부, 속옷에 의한 자극 등 여러 이유로 변할 수 있다. 얼굴에도 기미나 주근깨 같은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는 것처럼 성기의 색깔 역시 진해질 수 있다는 것. 심 작가는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많다”며, “편견을 가지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 “생활 속 수많은 관계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성”

28일 열린 제2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피임생활’은 최근 ‘억G&조G’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상훈 씨(왼쪽)가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8일 열린 제2회 온라인 성ㆍ피임 인식개선 토크콘서트 ‘슬기로운 피임생활’은 최근 ‘억G&조G’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개그맨 이상훈 씨(왼쪽)가 진행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마지막 문제는 “만 19세 미만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다”. 정답은 이번에도 X다. 심 작가는 “성적 자기결정권은 동의-비동의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며, 세 가지 중요한 조건, 바로 ▲성적 자기결정 능력 ▲안전한 환경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이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악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학원강사가 10대 학생과 강제로 성관계 맺었어요. 그런데 법원에서는 학생이 ‘거절하지 않았다’며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로 보고 강사에게 감형을 해줬습니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조건은 ‘거절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보장됐는가’라는 거죠. 평등한 관계에서 두려움 없이 거절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보장돼야 성적 자기결정권도 성립될 수 있는 겁니다. 단순히 ‘거절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법원이 그것을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로 해석한 것은 문제입니다.”

심 작가는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 질문에도 즉석에서 답변했다. 아래는 주요 일문일답.

- 성교육은 몇 살 때 시작하면 좋을까요?

“만 4~5세가 가장 적절합니다. 우리는 성이라고 하면 성기 결합 섹스만 떠올리는데, 오히려 아이들은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받아들입니다. 아이들 수준에 맞춰서 편견 없이 이야기하면 충분히 받아들입니다.”

- 유아시기 자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유아 자위를 청소년기 이후 성적 욕구를 가지고 하는 자위와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 시기는 자기 몸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만지는 것일 뿐이에요. 부모가 아이 앞에서 너무 놀라거나 야단치거나, 부정적으로 반응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서 음지로 숨게 돼요.”

- 청소년의 바람직한 성적 호기심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성적 호기심은 자연스러운 거죠. 인간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겁니다. 반대로, 가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을 긍정하고, 적당하고 건강한 방법으로 성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성은 생활이고 성은 관계다 ▲성의 입체성과 몸과 마음의 관계 ▲소통과 존중과 배려만 기억하고 성을 바라봐 주면 좋겠습니다.”

한편 이번 토크콘서트는 성과 피임에 대한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성과 피임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개인별로 적합한 피임법을 선택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기획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제1회 토크콘서트는 ‘자녀에게 성(피임)을 말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10월 말에는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한 안전한 성생활·피임 노하우는?’을 주제로 세 번째 토크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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