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면 누구나 내 자식이 부당한 대우받지 않고, 험한 일 안 당하고, ‘꽃길’만 걷길 바란다. 하지만 부모들도 안다. 그게 무척 어려운 일이란 것을. 그래서 부모들은 늘 불안하다. 온갖 육아 정보를 동원하고, 부모교육, 양육코칭 등 이 방법 저 방법 알아보지만, 부모의 불안을 줄이는 데 효과는 별로 없다. 그 이유가 뭘까?
아이 키우기에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고, 아동을 대하는 가치와 관점에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아동 관점은 여전히 비민주적이다. 아동 정책은 여전히 어른 중심으로 공허하기 이를 데 없다.
2020년의 아이들은 ‘미래의 주역’이란 의무를 위해 지금도 자기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어른이 ‘시키는 대로’ 뭔가를 해야 한다. 심각한 아동학대나, 폭력에 희생된 아이의 소식엔 선정적이고 일시적인 관심이 더 많다.
◇ 아동권리 지키는 일, 부모뿐만 아닌 온 세상 어른들의 의무다
더 끔찍한 일은, 이제 아이들이 TV나 유튜브 등의 미디어에서 어른들이 ‘귀여워’, ‘좋아요’ 댓글을 다는, 희화와 상품의 대상으로 공공연히 등장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 그 어디에서도 아동을 한 사람의 인격으로 존중하고,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가 한 사람으로서, 품격을 지닌 존재로 온전히 보호되고 존중되는 사회, 부모 개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아이를 안전하게 지키는 사회는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부모뿐만 아니라 사회의 어른 모두가 아동권리에 기반을 둔 양육을 일상생활 속에 내면화해야 가능하다.
환경 자체가 아동에게 안전한 체계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부모에게 지나친 책임을 부과한 채 양육을 개별화하고 파편화되도록 두지 않고 사회구성원 전체가 연대해 아동권리 옹호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보육시설 아동학대에 대한 대안으로 협동조합형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제안되는 것을 예로 들어 보면, 그 속엔 부모-민간기구-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사회 시스템 전체가 연계해야 한다는, 중요한 연대책임의 고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고리의 중심에서 아동은 우리가 ‘인간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하는 사람으로 존재해야 하고, 그들의 삶 자체를 결정할 수 있는 참여자와 주체적인 결정권자여야 한다. 아동의 건강한 발달과정에 미치는 거시체계의 영향을 부각하고, 미디어와 사회구성원 전체가 아동권리의 옹호자로서 아젠다를 설정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아이의 목소리(언어뿐 아니라 비언어적 표현도 모두!)를 귀담아듣고, 그 요구가 실제가 되는 아동 친화적 환경이 구성될 수 있게 각자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 아이들이 자신의 당연한 권리가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어른들 전체의 책무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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