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게임에서 편법을 쓰는 아이, 알면서도 봐주는 엄마 괜찮을까요?
보드 게임에서 편법을 쓰는 아이, 알면서도 봐주는 엄마 괜찮을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2.01.10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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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보드 게임 판은 마음을 볼 수 있는 지도
아이가 보드 게임에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쓴다면 물론 게임에서 지는 것이 좋다고 하는 아이는 흔하지 않겠습니다만 우선, 아이가 어떤 말을 하는가보다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보드 게임에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쓴다면 물론 게임에서 지는 것이 좋다고 하는 아이는 흔하지 않겠습니다만 우선, 아이가 어떤 말을 하는가보다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베이비뉴스

Q. 3학년인 딸아이가 보드게임을 좋아해서 자주 하는데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해요. 혹시라도 지게 되면 짜증을 부려서 눈치껏 봐주는데 괜찮을까요?

A.

1. 보드 게임 판은 마음을 볼 수 있는 지도입니다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여행을 함께 하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의 마음은 보드 게임을 해보면 의외로 알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드 게임 판은 마치 아이의 마음을 보여 주는 지도와도 같습니다. 마음은 어떻게 알 수 있고, 어떻게 보여 질까요 말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면 바람직하겠습니다. 때로 깊은 마음은 언어보다도 침묵할 때 흐르는 정서로 나타납니다. 메르비안 법칙과 유사합니다. 

* 메르비안 법칙 : 미국의 심리학자 엘베트 메르비안은 사람을 설득할 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시각적 요소 55%, 목소리의 억양이나 속도 등 청각적인 요소가 38%, 내용이나 인격 등 언어적인 요소가 7%라는 사실을 연구했고, 이를 메르비안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설득과 전달은 어떤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보드게임을 할 때도 생각과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이 비언어적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아이의 마음을 읽는데 언어보다도 더 유의미합니다. 아이가 보드 게임에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쓴다면 물론 게임에서 지는 것이 좋다고 하는 아이는 흔하지 않겠습니다만 우선, 아이가 어떤 말을 하는가보다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2. 기질적으로 경쟁심이 있고, 승부욕이 높다면 이렇게 해 봅니다

1) 아이의 특성 중 natural, 기질적인 부분에 주목합니다. 만약 기질의 어떤 부분이 불편함과 관계의 어려움을 유발한다면 교육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심지어 어떤 행동이 natural 기질인지, nurture 환경과 양육에 의한 것 인지 구별도 쉽지 않습니다. 간단한 구분법은 교육이 되면 nurture, 교육이 잘 되지 않으면 natural 입니다. 기질은 가르치는 교육보다 경험을 통해 다루어야 하는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승부욕이 높으면 이기고 싶기 때문에 상대와 경쟁을 하게 됩니다. 사회구조상 경쟁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지향하게 됩니다. 말 그대로 선한 좋은 마음으로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반대는 의도를 가진 나쁜 마음이 작동하는 걸까요 게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의 부정적인 의도는 상대를 굴복시키고 싶은 지배욕구의 충족이라 하겠습니다. 

2) 파트너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모두 즐겁고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의 욕구와 필요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승부욕의 특질은 상대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인정하기보다는 무시하게 됩니다. 내가 이기고 싶은 마음과 상대도 그렇다는 사실이 공존해야 정당한 게임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상대의 욕구를 무시했을 때 편법을 쓰게 됩니다.

3) 보드 게임을 할 때 편법을 쓰는 것은 승부에 대한 욕구가 높고, 자기중심적 사고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욕구는 natural 기질에 해당되므로 높은 욕구를 낮추는 것은 어렵지만, 욕구를 조절하는 능력은 nurture 환경에 의한 것으로 경험을 통해 키워갈 수 있습니다. 어떤 경험을 해야 조절이 가능해 질까요 보통 욕구가 높은 아이는 욕심이 많다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자신의 욕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오히려 뺏길까봐 더 방어적으로 고집스러운 행동을 하기 쉽습니다. 욕구가 높다는 것은 사람마다 음식을 먹는 양이 다른 것처럼 조금 더 많이 먹어야 하는 아이라는 의미인데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무형의 정신적인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이해와 인정을 받아야 조절 능력이 생깁니다. 

3. 욕구를 조절하면서 자신의 바람을 적절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욕망이 무의식적, 정신적인 작용이라면 욕구는 의식, 생리적 물리적인 현상입니다. 욕망을 다스려 욕구를 조절한다면 요구를 하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승부욕이 욕망이라면 편법을 써서라도 이기고 싶은 것은 욕구를 실행하는 방법이고, 상대와 조율하면서 게임의 룰을 조정하는 것은 정당한 요구에 해당됩니다. 아이의 편법을 모른 척 봐주는 것은 게임에서 진 아이의 불편한 감정을 감당하기 힘든 부모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불편한 감정을 견디는 만큼 아이는 상황을 바로 보고, 감정을 조절하게 됩니다. 가능하면 게임은 정해진 규칙대로 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랍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서로 룰을 확인하고, 아이가 직접 설명하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게임 중간에 상황에 따라 룰을 변경해야 할 때도 서로 협의를 하고, 룰의 변경과 게임 결과에 대해서 아이 몫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합니다. 욕망은 교육이 어렵지만, 욕구는 교육을 통해 조절이 가능합니다. 바른 교육은 자신의 의견을 상대에게 요구하고, 상대의 생각과 요구를 존중할 수 있도록 안내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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