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다정함과 단호함의 적절한 조화
“아빠, 또 삐졌어?”
아이에게 잘못을 명확히 알려주고 또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따끔하게 훈육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게는 목소리를 깔고 폼 잡고 이야기하는 아빠의 모습이 어색했던 것 같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고 삐졌다고 생각하다니 나름 단호한 모습을 보이려던 내 훈육법이 전혀 먹히지 않은 것 같아서 웃프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도 그럴 것이 평소 ‘친구 같은 아빠’를 표방하면서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장난을 치고 웃고 떠들기만 하던 아빠의 모습 속에서 진중함, 진지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리라. ‘친구 같은 아빠’를 지향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친구 같은 아빠’에서 ‘아빠’는 빠져버린 ‘나이 많은 친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친절함과 다정함은 유지하지만 보호자로서 그리고 양육자로서 권위를 잃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다정함과 단호함의 양 극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정함과 단호함 간의 절묘한 조화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하여 발달심리학자인 다이애나 바움린드는 부모의 애정과 통제를 기준으로 2by2 매트릭스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애정은 있지만 통제가 부족한 양육태도는 ‘허용적 양육 태도’이고, 통제는 있지만 애정이 부족한 양육태도는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이다. 그리고 애정과 통제 둘 다 부족한 양육태도는 ‘무관심 양육태도’라고 할 수 있다. 애정과 통제 다시 말 해 다정함과 단호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양육태도의 경우 ‘민주적 양육태도’라고 하며, 이러한 건전한 양육태도는 자녀의 긍정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처럼 다정함과 단호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민주적 양육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와 관련하여 굿네이버스는 아동권리주간을 맞이하여 올바른 양육태도로 자녀와의 건강한 소통을 돕는 더 좋은 양육 캠페인 시즌 2 ’소통하는 부모되기‘를 통해 다정함과 단호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민주적 양육태도‘를 강조하며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취임 첫해에 소속팀인 KIA 타이거즈를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시킨 이범호 감독의 ‘맏형 리더십’이 화재가 된 바 있다. 이범호 감독은 80년대생 젊은 감독인데다 초보감독으로서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현역 선수로 활동했기에 형처럼 편안한 감독을 지향하며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이 무조건적 포용으로만 일관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는 냉철한 판단과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5월 17일 KIA 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베테랑 투수인 양현종 선수를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기 직전 교체 한 모습은 이범호 감독의 다정함과 단호함의 조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더 인상적인 것은 투수교체 이후 더그아웃에서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양현종을 위로하던 이범호 감독의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다정함과 단호함, 단호함과 다정함의 완벽한 조화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나이 많은 친구’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다정함과 단호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민주적 양육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또 노력해야 하겠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초등학교 5학년 딸,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7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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