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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정 보호, 위기 가정이 다시 아이를 돌볼 힘을 얻도록

[보호출산, 가정의 품으로] 4.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심유리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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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태어난 아동이 가정의 따뜻한 보호 속에서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출산아동, 가정의 품으로’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다수의 보호출산아동이 시설로 보내지고 있는 현실을 조명하고, 원가정 보호와 가정위탁 등 가정형 보호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가정의 품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과 지지가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심유리 기획팀장. ⓒ초록우산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심유리 기획팀장. ⓒ초록우산

미혼모·한부모 가정이 겪는 위기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필자가 현장에서 만난 가정들 역시 경제적 빈곤, 돌봄 공백, 정신건강 문제, 주거 불안정, 가족 및 사회적 관계의 단절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린 다층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필요한 지원은 무엇일까.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가정에 경제적 지원만 제공한다고 해서 양육의 어려움이 모두 해소되지는 않는다. 반대로 상담과 정서적 지지만으로 월세 체납이나 치료비와 같은 현실적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아동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각 가정이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위기의 원인에 맞게 개입하는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

어떤 가정은 돌봄을 나누거나 양육을 지지해 줄 주변 자원이 거의 없다. 특히 미혼모·한부모 가정은 양육 자체의 어려움에 더해 생계와 돌봄의 부담까지 홀로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돌보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적 지원에 의지해 생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시적인 지원금은 당장의 어려움을 넘기는 데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가정의 장기적인 안정과 자립까지 담보하기는 어렵다. 위기 가정의 아동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생계 지원을 넘어 가정이 양육 역량과 생활 기반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양육의 토대가 되는 ‘가정’이다.

아동이 자신이 태어난 가정 안에서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성장하는 것은 가장 바람직한 양육환경으로 여겨진다. 불가피하게 분리 보호가 이루어지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으로 돌아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가정 보호 원칙’이 강조되는 이유다. 이 원칙은 부모의 양육 책임만을 강조한다고 해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이 아동을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여건을 회복하도록 사회가 함께 지원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여러 위기 속에서도 아이를 직접 양육하고자 하는 미혼모·한부모가 자녀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는 원가정의 유지와 회복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출산 직후부터 영유아 등 미취학 아동을 양육하는 위기 가정에는 보다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 시기는 아동에게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데다 부모 역시 양육 경험과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 쉽다. 생계와 주거, 심리적 불안까지 겹친 상황에서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가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이 시기의 가정에 조기에 개입하면 위기가 장기화되기 전에 부모의 양육 역량과 가정의 생활 기반을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 아이가 더 어린 시기에 가정이 회복의 단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미취학 아동 양육 가정에 대한 선제적 지원은 중요하다.

위기 가정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기관의 협력도 더욱 촘촘해져야 한다. 현재는 개별 기관이 각자의 자원과 노력에 기대 위기 가정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정이 처한 상황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려면 의료, 주거, 법률, 돌봄, 생계, 취업·교육, 긴급지원 등 다양한 영역의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정의 위기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계하는 ‘원가정 보호 통합지원 네트워크’를 제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복합 위기 가정을 이해하고 장기간 관계를 맺으며 지원을 조정할 수 있는 사례관리자의 수를 늘리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도 병행되어야 한다.

필자 역시 현장에서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원가정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멘토링과 양육코칭, 긴급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부모는 처음이라, 119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2024년 초록우산 공모사업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한부모 당사자로 구성된 ‘친정엄마 멘토’의 방문 멘토링과 아동발달 전문가의 일대일 양육코칭을 통해 위기 가정의 부모와 아동을 심리·정서적으로 지지했다. 동시에 각 가정의 상황과 시급한 필요를 파악해 미납 관리비와 월세, 병원비 등을 지원함으로써 당장의 위기가 더 깊어지는 것을 막는 안전망 역할도 했다.

이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어느 하나의 지원만으로 가정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부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관계, 아이의 발달과 양육 방법을 이해하도록 돕는 전문적인 코칭, 눈앞의 생계와 주거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지원이 함께 제공될 때 가정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가정의 곁에서 각자가 처한 위기에 맞게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을 연결한다면, 부모는 다시 아이를 돌볼 힘을 얻고 아동 역시 익숙한 삶의 터전 안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정서적 지지와 양육 지원, 경제적 도움이 함께 연결된다면 원가정은 위기를 딛고 다시 일상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다. 안정된 가정 환경은 아동의 생애 전반을 지탱하는 든든한 안전망이 될 수 있다. 한 아이가 익숙한 관계와 삶의 터전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위기가 가정을 무너뜨리기 전에 먼저 손을 내미는 원가정 보호 체계가 더욱 촘촘하게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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