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우리 사회에서 저출생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는 인식이 지난해보다 다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26 자녀·육아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는 저출생을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여전히 다수가 심각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지난해 조사 당시 79%였던 것과 비교하면 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문제이긴 하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응답은 15%에서 22%로 7%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세대별 차이다. 지난해에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저출생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지만, 올해는 특히 40대 이하에서 인식 변화가 두드러졌다.
18~29세는 69%에서 53%로, 30대는 75%에서 56%로 각각 16%포인트와 19%포인트 하락했다. 40대 역시 79%에서 66%로 1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50대 이상은 78~84% 수준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젊은 여성층이 있었다. 18~29세 여성의 경우 저출생을 심각한 문제로 본다는 응답이 61%에서 37%로 24%포인트 감소했고, 30대 여성도 70%에서 45%로 25%포인트 줄었다.
이는 같은 연령대 남성의 감소폭(18~29세 9%포인트, 30대 14%포인트)보다 훨씬 큰 수치다. 특히 18~29세 여성은 모든 조사 집단 가운데 저출생을 심각하게 본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도 19%로 가장 높았다.
혼인 여부와 자녀 유무에 따라서도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77%, 자녀가 있는 응답자의 79%는 저출생을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반면, 미혼자는 55%, 자녀가 없는 사람은 56%에 그쳤다.
결혼과 출산을 경험한 사람일수록 저출생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문제의식이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저출생에 대한 사회적 압박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5%는 ‘우리 사회가 부부에게 자녀를 가질 것을 강요한다’고 느꼈고, 50%는 ‘자녀를 갖지 않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러한 압박을 가장 강하게 체감하는 연령대는 30대였다. ‘자녀를 가질 것을 강요받는 분위기를 느낀다’는 응답은 30대가 66%로 가장 높았으며, 40대 이상(45~56%)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로 결혼과 출산 계획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체감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압박감 역시 젊은 여성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18~29세 여성의 76%가 출산을 요구받는 사회 분위기를 느낀다고 답해 같은 연령대 남성(40%)보다 36%포인트 높았다. 30대에서도 여성은 80%, 남성은 53%로 2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안유진 한국리서치 인턴연구원은 "자녀를 갖는 일은 이제 국가나 사회를 위한 당위적인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출산에 대한 사회적 압력은 줄지 않았고, 그 부담은 여전히 개인과 젊은 여성에게 쏠린다"며 "사람들이 정책에 기대하는 방향도 더 낳으라는 독려가 아닌, 낳고 기르는 부담을 사회가 함께 나누어 지는 것이다. 반등한 출생율을 지속적인 흐름으로 이어가기 위한 길 역시 사회가 얼마나 뒷받침 하는지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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