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보약이 따로 없어요
아침식사, 보약이 따로 없어요
  • 칼럼니스트 남기선
  • 승인 2016.01.27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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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아침식사는 꼭 먹여야 해요

[연재] 아이를 살리는 밥상 멘토링

 
“아침은 황제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황제의 식탁’으로 아침을 먹는 가정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출근준비 하랴, 아이 챙기랴 바쁜 맞벌이 부부의 아침은 마치 전쟁터와 같아, 황제의 식탁은커녕 밥숟가락 구경도 못할 때가 많지요. 그래도 뭐라도 먹여야 한다는 부모 마음에 아이에게는 빵, 떡, 우유 같은 간단한 음식이라도 주지만, 부모 본인은 거르거나 커피로 때우는 경우도 다반사고, 아이가 잘 먹으려 하지 않을 때는 어린이집 오전 간식을 믿고 그냥 굶겨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은 아침밥을 먹지 않거나 부모가 차려준 밥을 혼자 먹고 있으며, 세 끼 중에서 아침 결식률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영어로 공복(fast)을 깨뜨린다(break)는 의미인 아침식사(breakfast)는 밤 동안의 긴 공복을 멈추고 몸이 깨어나면서 새로운 대사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 때 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원활한 포도당 공급이 중요한데요, 식사 후 12시간 정도가 지난 아침이 되면 전날 섭취했던 음식으로부터 저장되어 있던 포도당은 대부분 고갈되고 없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뇌는 포도당을 연료로 사용하며 쉼 없이 활동했기 때문이에요.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뇌에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신체는 포도당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할 수밖에 없으니 자연히 무기력해지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지요. 특히 두뇌는 체내에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관인데, 원활한 포도당 공급 없이는 집중력과 사고력이 제대로 작동할 리 없습니다.



아이들이 아침을 잘 먹고 가면 학업수행능력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최근 영국 카디프대학에서 11살 어린이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등교하기 전 아침식사를 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시험을 두 배나 더 잘 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건강한 아침식사가 아니라 감자칩이나 사탕처럼 군것질거리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던 아이들의 성적은 향상되지 않았다고 해요. 이런 걸 보면, 건강한 아침식사는 단순히 열량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특별한 영양가’를 주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아침을 먹지 않으면 비만이 되기 쉬운 유형으로 변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쓸데없는 간식이나 다음 끼니의 과식을 유발하기 쉽고, 신체는 오랜 시간 공복을 경험하면서 기초대사량을 줄이고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것도 연구 결과로 증명된 사실인데요, 아침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먹는 사람들의 과체중 또는 비만 비율이 정상적인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답니다.


이외에도, 중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아침식사를 불규칙적으로 섭취하는 집단이 규칙적인 집단보다 체지방률과 혈중 중성지방 함량, 지방간 발병 위험률이 높았고, 아침을 1주일에 1회 이하 섭취하는 젊은 여성에게서 월경불순이나 부인과 질환이 초래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하루 두 끼 식사로는 필요한 만큼의 미량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침결식은 성장발육에 지장을 주고 커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침식사는 일일 권장량의 1/4~1/3에 해당하는 양을 먹는 것이 좋은데요. 다른 식사와 마찬가지로 아침식사도 섬유질이 풍부한 복합탄수화물과 적당한 양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해요. 골고루 차린 황제의 밥상이 아니고, 소박한 한 그릇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세 가지만 꼭 확인해 보세요. 첫째, 포도당 공급이 되는 통곡물이 있는지, 둘째, 달걀, 두부, 콩, 견과류 같은 단백질 공급원이 있는지, 셋째, 채소와 과일은 있는지 말이에요. 그 세 가지가 들어 있는 아침 한 끼는 잘 지은 ‘보약’ 한 첩과 같음을 잊지 마시고요.


*칼럼니스트 남기선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학교에서 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소아과학과 연구교수 역임 후 현재 (주)풀무원 식생활연구실 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저염밥상>, <맛있는 다이어트>, <똑똑한 장바구니>, <아이를 살리는 음식 아이를 해치는 음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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