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모든 꽃은 아름답다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모든 꽃은 아름답다
  • 윤효원 기자
  • 승인 2016.02.15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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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포기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 윤효원 기자】


[연중기획]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


'청년'의 사전적 의미는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청년은 성장하거나 무르익기는커녕 도망치거나 뒷걸음치는 모습이다. 연애와 결혼, 출산 등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세대, 즉 'N포세대'라 불리면서. 과연 청년들도 자신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이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제1기 베이비뉴스 대학생기자단이 'N포세대는 누가 만드나' 대학생 기자 통통(通通) 리포트를 통해 이 시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모든 20대 청춘은 꽃이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을 걸어가고 있는 청년들의 뒷모습.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모든 20대 청춘은 꽃이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을 걸어가고 있는 청년들의 뒷모습.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 우린 제각기 다른 꽃 

모든 20대 젊은 청춘은 꽃이다. 꽃이기 때문에 각각 다른 매력을 지녔다. 그 꽃이 피는 과정은 저마다 시기도, 모양새도, 피는 속도도 다르다. 그러나 변치 않는 사실. 모든 꽃은 그렇다 한들 피어날 것이고, 그 꽃은 아름답다.

누구나 다 같은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며 산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상상만으로도 진부하기 짝이 없는 뻔한 이야기다. 인생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누군가가 규정한 틀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사는 것일 뿐. 그러나 우리 20대는 현재 어떻게 살고 있을까?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마치 누군가가 만든 기준에 충족하는 삶을 살고 있진 않은가?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현실에 조금은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 20대가 스스로를 가둔 굴레, 'N포세대'

최근 자주 언급되는 신조어가 있다.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N포자' 또는 'N포세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 신조어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 꿈, 희망,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청춘들의 모습에 근원을 두고 있는 씁쓸한 단어이다.

그렇다면 이 N포세대라는 말은 누가 만들어냈을까? 필자는 기성세대로부터 길들여진 우리 20대 당사자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른들이 만든 그 기준에 오르지도, 충족하지도 못하니 그냥 포기자를 자처 하련다’하고 말이다. 사실은 그 모든 기준을 다 갖추거나 가지는 것이 정답인 인생도, 성공적인 인생이라는 기준도 없는데 말이다.

어른들이 만든 기준에 충족하려면 정말 숨이 턱턱 막힌다. 허들 넘어 또 허들이 있다. 초, 중, 고 학창시절을 그저 시키는 대로, 주입식 교육을 받고 살며 대학에 들어왔는데 대학생이 되니 학점관리, 스펙 쌓기, 연애 경험, 어학연수부터, 지속적인 봉사활동은 물론, 대외활동, 인턴 경험, 아르바이트까지 우리 청춘에게 그들은 원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다.

그저 잠시라도 여유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청춘의 이미지는 어른들에겐 게으른 사치인 걸까. 이처럼 N포자라는 단어는 젊은이가 살아가기에 얼마나 많은 것들이 숨 가쁘게 요구되는지 비유적으로 형상화되어 20대를 보여주기도 한다.

◇ 나이별 '틀'에 맞춰 살아야 하는 우리 사회

그뿐만이 아니다. 꼭 언급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큰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이별로 고정된 '틀'이 있다는 것이다. 한 번씩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네 나이가 30인데 적어도 차 정도는 있고, 번듯하고 꼬박꼬박 월급 나오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연봉 5000은 돼야지. 또 조만간 결혼해야 하니 자금도 마련되어 있겠지? 좋은 배필이어야 한다. 적어도 그 사람이 너보다 못나선 안 돼. 결혼은 현실이야. 좋은 감정만으로는 안 돼. 성격은 물론 인물도 봐야 하고, 경제적 능력 어디 하나 다 따져 봐야 해. 이건 정말 현실이야!" 이런 조언 아닌 조언들 말이다.

이러니 우리 청춘은 어쩌면 그런 세뇌에 익숙해져버린 채 계산에 계산을 거듭하는 존재가 되어 처음엔 순수하게 원하고, 품고 있던 소중한 '꿈'을 저버리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어른들에게 ‘때’ 묻기 때문에, 계산하는 법을 배우니까, 마음보단 머리가 시키는 대로 살아가게 되니까 말이다. 그래서 많은 것을 점점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 내 의견이다.

◇ 우린 포기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에 힘을 쏟을 뿐

또한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한다. 사실 우린 어쩌면 포기하기보단 그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르니까.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니까. 이 부분은 가치관의 다양성과 관련된다.

내 친구만 해도 참 그런 삶을 산다. 내 친구는 남자친구가 없다. 이성 교제를 할 시간에 자기계발에 보다 투자하고, 목표로 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욕구가 강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더 빠듯하다고 늘 말한다.

그렇다면 내 친구는 연포자(연애 포기자)일까?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친구인 내가 억울하다. 이 친구는 연애하는 이들이 부럽긴 해도 딱히 현재 누군가를 사랑하지도,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는 상황에 토익 공부와 체력관리에 힘쓰며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내 친구는 학생 때 왜 굳이 연애를 해야 하느냐는 시크한 입장이다.
 
이처럼 최근 우리를 포기자로 규정짓는 말들로 인해 그저 행복하게 '내가 원하는 길을 간다'라고 생각하던 우리 청춘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 어쩌면 실패하고, 포기해버린 포기자가 되어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 자신이 이끄는 삶을 살자


기성세대와 그들로부터 내려져온 관습적인 행복의 기준과 틀이 '행복 강박증'을 만들어 온 지도 모른다. 내 생각에는 기성세대가 정한 행복의 기준, 직업, 배우자 선택의 기준 등의 많은 것들과 우리 청춘 개개인의 삶 있는 그대로의 가치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삶, 마음껏, 있는 힘껏 사랑하고, 마음을 쓰며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인 환경이 결론적으로는 결포자(결혼 포기자)를 만들고, 그에 따라 부정적이고, 계산적인 사고가 결혼에 대한 거부반응과 환영받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저출산까지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N포자, N포세대 문제는 저출산, 실업, 낮은 자존감, 열등감, 상대적 박탈감 등 수많은 문제를 낳는 청춘들의 시대적 생채기이다. 사실 행복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실패자, 포기자, 패배자라고 규정할 수 없고,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 추구하는 인생의 목표는 획일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다 각자 피어나는 방법은 다르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살고, 자신이 판단하므로 누구도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와 그들로부터 길들여져 N포세대를 규정지은 이들은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고 충고와 조언의 경계를 넘나들며 오류를 범한다. 관심과 참견은 다른데 말이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먹고 살 만한 정도의 돈을 벌고 하면 어떨까? 만약 이게 행복하다면 그를 받아들여 주는 것이 어른들의 임무이고, 꾸역꾸역 채워 넣으려고만 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이끄는 삶을 살자. 이성 교제도 긴 설명하지 않겠다. 내가 좋고, 나를 좋아하는 정말 순수하고, 간단하게 마음이 이끌리는 사람을 만나자. 어른들이 만든 틀에 박힌 삶, 자신을 포기자라 규정하는 삶 말고 우리의 선택이 늘 옳았느니라 보여주는 삶을 살길 바라본다. 단, 어른들이 주는 중요한 정보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즉 정보에 대한 깊고 넓은 생각을 가지되 내가 그것을 받아들여 행동에 옮길 때는 꼭 자신의 기준으로 능동적으로 잘 선별하자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꽃이다. 모든 꽃은 피어날 것이고, 우리도 보란 듯이 잘 피어나자. 그 꽃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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