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가슴이) 별로 부풀지 않아 감촉이 없다."
소녀의 가슴을 만진 주인(게임 진행자)이 이렇게 말한다. 소녀는 저항 없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주인의 손만 바라본다. 주인이 다시 한 번 소녀의 몸을 만지려고 하자 이번에는 소녀의 치마가 들춰지고 성기가 노출된다.
이는 일본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실비키우기'의 일부다. 이 게임은 주인공인 의사가 노예로 학대받던 소녀를 키워 성적인 관계까지 갖는다는 설정으로, '대화하기', '쓰다듬기', '몸 만지기' 등 다양한 성적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아동을 성노예로 삼는 게임이 국내에 확산되고 있어 논란이 뜨겁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 원제 '티칭 필링'(Teaching Feeling)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국내에서 '실비키우기'라는 이름으로 불법·유통되고 있다.
◇ 성교 장면까지 그대로 노출
수년 전부터 이미 온라인에서는 가상으로 '미소녀 캐릭터와 연애하는 시뮬레이션 게임'(미연시)이 다수 제작돼 유행했지만, 이 게임은 아동을 성노예로 삼고 강간을 하는 등 기존 미연시 게임보다 선정성과 폭력성이 심각해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기자가 직접 한 포털사이트에서 이 게임을 내려 받아 진행해봤더니, 주인공이 여자아이의 가슴을 만지고, 성기에 손을 넣는 것은 물론,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상처투성이인 소녀와 성교하는 장면이 그대로 드러났다
'털도 나지 않은 XX', '미숙한 XX', '부풀지 않은 가슴' 등 낯 뜨거운 단어가 여과 없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 게임을 접한 부모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아빠는 "정말 애들이 볼까봐 겁난다. 소아성애를 옹호하는 것 아니냐"며 "제작자를 잡아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부모는 "너무 역겹다. 왜 차단이 안 되느냐"고 토로했다.
◇ 이용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문제는 이 게임이 무료이고 가입절차가 없는데다 성인인증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성인은 물론, 청소년, 심지어 어린 아이까지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접근할 수 있다.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 제작자가 심의를 받는 등 정식으로 게임위를 통해 판매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11일 포털사이트에 '실비키우기'를 검색해 게임을 내려 받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또 12일 기준 대형 포털사이트에 '실비키우기'를 검색했을 때는, '실비키우기 다운 링크', '실비키우기 1.30', '실비키우기 1.22' 등 수많은 연관 검색어가 노출되는 것은 물론 카페, 블로그 등에는 실비키우기 다운링크, 공략법, 후기가 넘쳐났다.
게임 이용자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실정이다.
◇ 게임위·사이버수사대, 추적에 나서
게임위는 논란이 일자 현재 게임 차단 조치에 나섰다.
게임위 관계자는 "등급을 받지 않은 불법 게임이기 때문에 유통하거나 제공한 자에게 처벌을 내릴 수 있다.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 따르면 '등급을 받지 아니한 게임물을 유통 또는 이용에 제공하거나 이를 위해 진열·보관하는 행위'는 처벌을 받는다. 아울러 이 게임을 제작, 배포한 자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1조에 의해서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사후관리심의 회의를 지난주 목요일에 했고, 다음날 포털사이트와 KT, SK 등 인터넷 망 사업자에게 '게임 자체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면서 "포털사들도 검색이 안되게 막으려면 시간은 어느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12일 오후 기준 N 포털사이트는 '실비키우기'를 검색했을 때 부적절한 정보를 볼 수 없도록 차단한 상태다. 하지만 연령 확인이 된 회원에게는 그대로 게임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 D사, N사, Z사 등 다른 포털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실비키우기'의 모든 검색 결과를 볼 수 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사이버수사대 등에게 협조 요청을 해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안종화 희망부부가족상담센터장은 "이러한 주제의 게임을 하는 성인은 성범죄자 또는 성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평소에 소아성애 등에 관심 없던 성인도 호기심에 이 게임물을 접하면 뇌에 음란한 잔상이 남고, 소아를 보면 부적절한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성범죄 비율을 높일 수 있는 게임"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외국의 경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음란물에 관해서는 법의 잣대가 굉장히 엄격하다. 구속, 징역 20년이 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너무 느슨하다. 소아성애를 부추길 수 있는 부적절한 음란물에 관해서는 강하게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충동성이 많은 시기의 아동이 이런 게임물을 접했을 때, 자신이 봤던 음란한 장면이 계속 생각나고, 이성에게 그대로 시연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음란물 접속 자체를 하지 못하게 하는 법도 발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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