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솔이 엄마' 김보영 아나운서의 워킹맘 다이어리
책 프로그램을 진행한지도 어느덧 3년째입니다. 국회방송(NATV)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방송되는 ‘TV 도서관에 가다’에서는 매주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저자, 전문가 등과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덕분에 저는 매주 한 권씩 즐거운 ‘강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책을 꼼꼼히 읽지 않고서는 초대 손님들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러다보니 요즘 제 손에는 매주 다른 한 권의 책이 함께 합니다. 자연히 집에서도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아졌고요.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솔선수범할 수 있게 된 것도 소득이라면 소득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조간신문을 스크랩 하던 중 독서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엄마보다 아빠가 읽어줄 때… 더 똑똑해진다(2016-3-29, 조선일보)
하버드대 연구팀이 미국의 저소득층 가정(약 430가구)을 대상으로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가정과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가정으로 나눠 책 읽어주기와 인지 발달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는데요, 아빠가 책을 읽어준 집단의 독서의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입니다. 또한 아빠가 책을 읽어줄 때, 엄마보다 다양한 어휘와 경험을 활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2003년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아빠가 책을 읽어준 아이들이 반대의 경우보다 학교 읽기 성적이 더 높았고, 정서적인 문제를 겪을 확률 또한 낮았다고 하는군요.
요즘 대한민국에서 ‘아빠 육아’는 새삼 새로울 것 없는 육아트렌드가 된 지 오랩니다. 한 TV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이 ‘유행’은 일하는 엄마가 늘고 있는 시대적 흐름과 발맞춰 어느덧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는 놀이터나 공원 등지에서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하지만 책을 읽어주는 건, 어떤가요? 여러분의 가정에서는 아빠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자주 책을 읽어주시나요?
저희 집은 매일 아이들에게 잠들기 전 두어 권의 책을 읽어주는데요, 저와 남편 중 누가 더 자주 읽어주는지 굳이 수를 따져보니, 얼추 반반쯤 되는 것 같습니다. 딸들은 아빠가 '백설공주'를 읽어줄 때마다, “무슨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공주가 있느냐”며 애교 섞인 투정을 부리기도 합니다.
저는 이따금씩 아이들이 아닌, 저를 위해 동화책을 꺼내 듭니다. 팍팍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지칠 때, 아름답고 환상적인 동화 속 이야기들이 생각지 못한 치유를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 좋은 동화책을 한 권 골라 아이들 곁에 자리를 잡아보세요. 긴장을 풀고 아이들의 살 내음을 맡으며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세요. 아이에게도 여러분에게도 무척 따뜻하고 평화로운 시간이 되리라 보장합니다.
*칼럼니스트 김보영은 두 딸 솔이와 진이의 엄마이자 국회방송 아나운서로 <투데이 의정뉴스>, <TV, 도서관에 가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육아서 <대한민국 대표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을 내고 워킹맘을 위한 강연 및 기고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워킹맘 다이어리에 하고 싶은 이야기나 조언,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메일(bbopd@naver.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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