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왜 개와 고양이를 버릴까?
결혼하면 왜 개와 고양이를 버릴까?
  • 신은희 기자
  • 승인 2010.12.06 15: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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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육아와 반려동물의 상관관계 살펴보니… 반려동물 버리는 이유, 결국 자기 자신의 문제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는 아이는 장한결, 강아지는 장초롱. ⓒ책공장더불어
한 집에 같이 살고 있는 아이는 장한결, 강아지는 장초롱. ⓒ책공장더불어
“저 결혼해요.”


“강아지 없애야지?”

 

“저 임신 했어요.”


“고양이 버려야지?”


결혼 축하를 받거나 임신 소식을 전할 때 반려인들이 제일 먼저 듣는 말은 개와 고양이를 버리라는 것. "키울거예요"라고 주장하는 반려인에게는 "애기 안 낳을꺼야"라는 반문이 돌아오곤 한다. 왜 유독 한국에서만 임신, 유아로 인해 반려동물이 버려질까? 선진국 부모들은 자식보다 개, 고양이를 더 소중해서 버리지 않는 것일까?

 

반려동물에 대한 오해를 풀고 임신 중에도 그리고 아기를 낳고서도 반려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신간 『임신하면 왜 개, 고양이를 버릴까?』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책을 쓴 가정의학과 전문의 권지영 씨는 본인을 “아이들에게 해로운 것은 무슨 수를 쓰든 막아야 할 채현이와 서현이 두 딸 엄마이자 몽실이와 몽글이 두 시추 강아지를 내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반려인이면서, 과학적 근거와 통계적 수치를 바탕으로 건강을 연구하는 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 내 모습 자체가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는 것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는 도구”라며 “아이의 안녕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엄마가 아무런 근거나 확신도 없이 아기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울 리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책에는 임신, 육아와 반려동물의 상관관계에 대한 국내 첫 설문조사 결과가 실려있다. 지난 3월 출판사측에서 실시한 조사다. 

 

<문> '결혼을 하면서 또는 결혼 후 키우던 반려동물을 없애라는 압력을 받은 적은?

 

<답> '있다'(91%)

 
<문> '있다면 그 이유는?'

 

<답> '아이에게 병을 옮긴다'(49.6%),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18.9%), '집안일 하기도 바쁠 것이다'(12.4%), '기타'(9.5%), '기형아를 낳는다'(6.6%), '부부 사이가 문제 생긴다'(2.9%) 순.

 

<문> '반려동물과 아이를 함께 키우는 데 가장 심하게 반대한 사람은?'

 

<답> '시댁식구들'(46.1%), 친정(33.4%), '기타 의견'(11.8%), '배우자'(5.9%), '의료진'(2.9%) 순.

 

모카, 라떼(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영현 어린이. ⓒ책공장더불어
모카, 라떼(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이영현 어린이. ⓒ책공장더불어
이 책은 아무리 반려동물을 좋아한들 자기 새끼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없애야 하는 이유가 과학적∙의학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우리나라보다 반려인구 비율이 훨씬 더 높은 선진국의 부모가 그 이유를 무시할 리 없다고 전한다. 

 

또 반려동물을 아이와 함께 키우는데 가장 심하게 반대한 사람은 시댁과 친정을 합쳐 79.5%로 거의 가족으로부터 대부분의 압박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동물을 집 안에서 키운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 세대와의 문화 충돌이기도 하고, 결혼하고도 부모로부터 경제적∙심정적으로 온전하게 독립하지 못하는 우리의 가족문화와도 관계가 깊다고 설명한다.

 

가족 외에 '배우자'나 '의료진'보다 답변 비율이 높은 '기타 의견'은 무엇일까? 자세히 살펴봤더니 '이웃', '직장 동료', '먼 친척' 등의 반대였다. 이를테면 명절 때 친척들에게 “취직했니”라는 말을 듣듯, 반려인들은 결혼 또는 임신소식과 함께 먼 친척, 이웃, 직장 동료 등에게 “그럼 개 치워야지”, “고양이 없애야지”라는 말을 듣게 된다는 것.
 

<문> '반려인 중 스스로 한 번이라도 (반려동물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답> '없다'(67.8%), '있다'(27.8%), '무응답'(4.4%) 순.

 

<문> '있다면 그 이유는?'

 

<답> '출산 후 반려동물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서'(44.4%), '임신하고 아이 낳고 키우면서 육체적∙시간적으로 너무 힘들 때'(33.4%), '주변의 반대가 심할 때'(12%), '기형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12%) 순.'

 

영훈(아기)와 금동, 두리(고양이)네 가족사진. ⓒ책공장더불어
영훈(아기)와 금동, 두리(고양이)네 가족사진. ⓒ책공장더불어
설문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반려동물을 버릴 생각을 하는 반려인들도 물론 27.8%나 됐다. 그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답변을 분석해보면 '주변의 압박'이나 '기형이나 감염에 대한 우려'보다도 바로 자신의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 훨씬 컸다. 

 

즉, 육아와 가사 등에 집중하다 보니 예전만큼 신경 쓰지 못하는 미안함에 ‘다른 집에 보내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육아잡지 『앙팡』(맘앤앙팡의 전신)에서 임신, 출산, 육아 관련 기자로 활동해 온 공동저자 김보경 씨는 “반려동물의 존재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늘 인간의 문제”라며 “귀여울 때는 좋았는데 일상에 짐이 되는 것 같으니 버리고 싶은 인간의 이기심을 반려동물에게 덮어씌우지는 말아야 한다”고 전한다.

 

*베이비뉴스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반려동물과 임신 및 육아에 관한 오해한국에서 반려동물과 아이 함께 키우는 법을 기획기사로 다룹니다. 의견이 있으신 분은 이메일(euni@ibabynews.com)로 보내주세요.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되는 제보를 해주시는 분께는 소정의 상품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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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2011-04-30 23:33:00
저는 싫어해서..
제가 동물을 싫어해서 동물 친구를 만들어주고 있진 않는

tenys**** 2011-04-30 17:11:00
아이가 어릴때는..
사실 조금 걱정스럽기도 해요..
털도 날리고.. 배설물의 균들도 그렇고..
하지만

dlqmsl**** 2011-02-27 16:37:00
완소민서맘
저도 민서가 어느정도 자라면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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