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핼러윈 데이가 무서워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핼러윈 데이가 무서워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10.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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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 #어린이축제 #미국축제 #코스튬 #분장파티 #잭오랜턴 #trickortreat

10월의 마지막 주다. 곧 겨울이 오려는지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고 있다. 서둘러 방한용품을 구매하러 집을 나섰는데, 주변 풍경이 어쩐지 익숙한 듯 낯설다. 아, 곧 핼러윈 데이(Halloween Day)다.

대형마트, 거리의 상점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품에서도 볼 수 있는 호박 모양 귀신, 유령, 거미, 마녀, 악마의 모양을 한 캐릭터들. 아이가 좋아하는 젤리 가게에도 온통 주황색의 호박과 그 주변을 검게 감싸고 있는 박쥐, 고양이 모형이 가득하다. 아이들 간식도 ‘시즌 메뉴’랍시고 경쟁하듯 혐오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다. 마치 누가 더 잔인하고 흄물스럽게 표현했는가가 이 게임의 승자인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아직 ‘핼러윈(Halloween)’ 문화를 잘 모른다. 그러니 당연히 좋아하지도 않는다. 유령을 좋아하기는 커녕, 그 비슷한 분장만 봐도 잔뜩 겁을 먹고 엄마 뒤에 숨기 바쁘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핼러윈에 관해 설명하고 싶은 마음, 없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핼러윈은 낯선 축제였고,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지금도 참 받아들이기 힘든 문화이기 때문이다. 

핼러윈 축제는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로, 미국의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켈트족이 죽은 사람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기 위해 신에게 제를 올리는 풍습에서 비롯했다. 이때 악령들이 자신에게 해를 입힐까 봐 같은 악령인 척 분장했던 것이 지금의 핼러윈 코스튬(Costume) 문화의 원형이 됐다고 한다. 

요즘 핼러윈 파티와 코스튬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소위 ‘핫 플레이스’라 불리는 곳에서 더 과감하게 성행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실제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잔인한 모습을 표현했다. 내가 아이 엄마라서 그런지, 이렇게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파티가 아이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두렵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핼러윈 파티를 핑계로 사탕과 초콜릿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맛볼 수 있으니, 즐거운 날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잭 오 랜턴(Jack-O-Lantern, 호박의 속을 파 눈, 코, 입 모양을 낸 장식)’,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 관련 행사에도 아이들 간식을 만드는 일부 기업들의 입김이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핼러윈에 미국 아이들은 이웃집 가정에 찾아가 초콜릿과 사탕을 받아 오지만, 주거 문화에 차이가 있는 한국에서는 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핼러윈 데이 유령 코스튬이 무서운 아이. ⓒ여상미
핼러윈 데이 유령 코스튬이 무서운 아이. ⓒ여상미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상하게도 ‘나쁜 문화’는 좋은 문화보다 더 빨리, 더 업그레이드돼서 발전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더 자극적이고 강한 욕구에 노출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어느 심리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체 핼러윈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핼러윈 축제를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이 행사에 참여도 하고 싶지 않은 엄마 중 한 사람으로서,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아이들이 핼러윈이라고 과한 분장과 도를 넘은 코스튬을 하게 될까 걱정부터 앞선다. 또, 내가 참여하기 싫다고 해도 문만 열고 나서면 마주하게 될 핼러윈 문화를 언제까지 모른 척할 자신도 없다. 

좀 더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모두가 즐거운 문화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 더욱 고조되는 핼러윈 축제 전야. 으스스한 분위기를 눈앞에 두고, 유독 나쁜 것들만 부각돼 보이는 한국형 핼러윈 문화에 요즘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한숨이 자꾸 늘어만 간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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