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예산, 가정에 직접 주자" 공약 두고 '충돌'
"유치원·어린이집 예산, 가정에 직접 주자" 공약 두고 '충돌'
  • 김재희 기자
  • 승인 2020.04.0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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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 "국민의 선택권 늘리자는 것" VS 정의당·정치하는엄마들 "한유총 대변인인가"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지난 2일 주진형 열린민주당 후보(가운데)는 유튜브 '손혜원TV'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의 '어린이집, 유치원 지원예산 직접 지급'에 대해 설명했다. ⓒ유튜브 '손혜원TV'
지난 2일 주진형 열린민주당 후보(가운데)는 유튜브 '손혜원TV'에 출연해 열린민주당의 '어린이집, 유치원 지원예산 직접 지급'에 대해 설명했다. ⓒ유튜브 '손혜원TV'

‘어린이집·유치원 지원 예산을 가정에 직접 지급하겠다’는 열린민주당 공약을 두고, 정의당과 시민단체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열린민주당 공약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2018년 주장과 복붙(복사하고 붙여넣기)"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열린민주당은 원내 정당이 되기도 전부터 한유총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같은 지적은 지난 6일 열린민주당이 발표한 총선 공약과 주진형 열린민주당 후보의 발언에서 비롯한다. 열린민주당은 12대 공약을 발표하며 여덟 번째 공약으로 ‘어린이집·유치원 지원예산 가정에 직접 지급’을 약속했다. 또한 주 후보는 지난 2일 유튜브 ‘손혜원TV’에 출연해 “보육료를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 “0~2세는 어린이집 보내는 게 좋은 게 아니고 되도록 엄마나 할머니랑 있거나, 동네 아주머니에게 맡기든가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조성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한유총은 국가 예산이 학부모를 거쳐 유치원에 납입될 경우, 학부모와 개인 사립 유치원간 사적 금전 관계로 해석돼 감사의 근거가 줄어드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관련 주장을 반복해왔다”며 “이들의 주장처럼 누리과정 예산을 가정이나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할 경우, 감사나 처벌 회피의 방편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대한민국 유아교육 보육 현장에 지금당장 필요한 건, 공공성 강화와 회계투명성 보장”이라면서 “엄마들의 자발적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열린민주당의 주장이, 얼마나 무지하고 무책임한 발언인지 곱씹어보기 바란다”고 밝혔다.

◇ 정치하는엄마들 “열린민주당, 유치원 3법부터 공부하라”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에 목소리를 높여온 비영리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어린이집 유치원 지원예산 가정에 직접 지급’ 공약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열린민주당의 어리석음과 무지의 피해는 이 땅의 양육자들과 아이들의 몫으로 돌아온다”며 “전 국민적 지지와 염원으로 이제 겨우 한 걸음 내디딘 유·보육 공공성 강화 정책이 급조된 신생정당의 무지로 급후퇴할 판”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들 역시 주진형 후보의 발언이 한유총 주장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보육정책을 말하기 전에 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와 국가지원금 전용 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유치원 3법부터 공부하라”고 밝혔다.

또한 ‘영아는 엄마가 직접 키우는 것이 맞다’는 주 후보의 발언을 두고 “돌봄의 국가적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가부장적 모성이데올로기의 전형”이라며 “돌봄의 국가 책임은 엄마들의 생떼가 아니고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권리이며, 유치원·어린이집의 공공성을 강화해서 모든 아이들이 어디서나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고 정치인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열린민주당 측에 “보육정책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싶다면 원장님들 말만 듣지 말고, 양육 당사자들의 의견부터 청취하고 정치하는엄마들에게 자문을 구하라”고 밝혔다.

◇ 열린민주당 "정의당 논평 모함… 직불금 액수 비중 높이자는 것"

이러한 비판에 대해 열린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정의당 논평은 모함”이라고 밝혔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인상비평식으로 글을 보고 장삼이사도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은 공당의 논평으로는 심히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진형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공약을 설명해놨다는 점을 언급했다. 

주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보육료와 유치원비 지원제도는 바우처로 돈을 받은 아동 시설 운영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에서 문제가 생겼다”며 “근본적으로 잘못 설계된 제도로, 투명하게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 후보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 가정에게는 따로 보육수당을 지급하고 있지만 아이를 시설에 보낼 때 정부로부터 보조받는 돈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과잉 수요를 낳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와 같이 사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의존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이들 시설에게 바우처로 지급되는 돈을 당장 없애고 전액을 아동수당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밝힌 주 후보는 “전환기 동안은 전체 지원 예산에서 바우처로 지급되는 돈을 점차 줄이고, 가정에게 아동수당으로 지불하는 직불금의 액수와 비중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은 농정 예산에서 사업 예산을 줄이고 직불금 비중을 늘리자는 생각과 같은 원리에서 출발했다”며 “국민의 선택권을 늘리고, 중간 사업자와 관료의 유착을 방지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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