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막달, '출산 후기' 너무 열심히 읽지 마세요
임신 막달, '출산 후기' 너무 열심히 읽지 마세요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20.07.2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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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출산 준비는 '맘카페'에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임신 36주와 37주는 느낌이 다르다. 37주에 접어든 산모들은 슬슬 출산이 두려워진다. 막달 산모들이 온라인 카페에 올리는 글 내용은 대부분 이런 것들이다.

‘내일모레 유도 분만하기로 했는데 떨려서 잠이 안 와요.’

‘제왕절개를 앞두고 있는데 너무 무서워요.’

‘출산이 두려워서 잠을 못 자겠어요’

초산뿐만 아니라 둘째나 셋째 출산을 앞둔 산모도 출산예정일이 가까워질수록 잠을 설친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뭘까? 공통 키워드는 바로 ‘진통’이다. 초산은 진통이 어떤 느낌인지 몰라 무섭다지만, 경산모는 어떤 것인지 아니까 더 두렵다고 말한다. 

가진통을 겪은 산모는 진진통이 가진통보다 얼마나 더 아픈 것이냐며 걱정이라고 말한다. 첫째 출산한 지 너무 오래돼서 진통이 얼마나 아팠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산모도, 진통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산모도 결국 순산하는 예가 있기도 하고, 자연분만 하겠다던 산모가 가진통을 겪은 뒤 너무 아파 못 견디겠다며 수술을 원하기도 한다. 

겪어보지 않은 진통을 아무리 걱정해봐야 실체를 알 수 없다.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산 전 진통 걱정은 어느 정도 내려놓는 편이 좋다.

◇ '애 낳다가 죽을 뻔 했다'는 출산 후기, 내 출산엔 도움 안 된다

무서운 출산 후기 읽다 보면 내게 닥칠 일 같이 느껴져서 두려움은 커지고 심란함은 배가 된다. ⓒ베이비뉴스
무서운 출산 후기 읽다 보면 내게 닥칠 일 같이 느껴져서 두려움은 커지고 심란함은 배가 된다. ⓒ베이비뉴스

내가 원하지 않은 때에 진통이 올까 봐 걱정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남편 회사 일이 바쁘니 이번 주가 아닌 다음 주에 아기를 낳고 싶다’라고 말하는 산모도 있고, 반대로 ‘다음 주는 바쁘니 38주가 되는 이번 주에 낳고 싶다’라는 산모도 있다. 제왕절개 날짜를 잡아 뒀는데, 그 안에 양수가 터지거나 진통이 시작될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에게 식단과 운동 관리를 받았던 어떤 산모는 38주에 제왕절개를 하기로 했는데, 운동하다가 그 전에 출산할까 봐 두려워했다. 그의 친구들은 “37주 이후에는 무조건 침대에 붙어있으라”고 입을 모아 말하며 운동하는 그를 이상하게 여겼다. 그 산모는 나와 담당 의사에게 운동해도 된다는 확인을 수차례 받고 나서야 안심했고, 수술 전 진통이나 양수 파수 없이 건강하게 아기를 만났다.

“운동 열심히 해서 빨리 낳읍시다”라는 의사 선생님 말씀 때문일까? 많은 산모는 운동이 출산을 앞당긴다고 오해한다. 그런데 운동 아무리 해도 늦게 나올 아기는 늦게 나오고, 산모가 꼼짝 않고 가만히 있어도 일찍 나올 아기는 일찍 나온다. 그야말로 ‘아기 마음’이다. 

또 제왕절개 전 자연진통이 오거나 조기에 양수가 터진다고 해도 최소한의 진통이 지나야 출산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모들을 두렵게 만드는 두 번째 이유. 바로 ‘선배맘’들의 출산 후기다. 

“선생님, 맘카페엔 왜 출산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만 있을까요?”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던 한 산모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 맘카페를 보노라면, 같은 글 복사+붙여넣기를 하는 댓글 아르바이트가 있나 싶을 정도로 무서운 출산 후기가 많다. 

‘진짜 죽을 뻔했다.’

‘두 번 다시 출산하고 싶지 않다.’

‘배 위로 기차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

‘갈비뼈가 부러질 뻔했다.’

하지만 이런 후기를 남긴 산모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진 알 수 없다. 유도분만으로 인한 강한 자궁수축 때문에 힘들었는지, 자궁문이 완전히 열리고 아기가 내려올 때 어떻게 푸쉬했는지, 산모 몸이 얼마나 긴장 상태에 놓였었는지 모른다.

산모가 출산을 준비하며 식단관리를 어떻게 했고, 체중은 얼마나 늘었는지,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은 얼마나 했는지 정보가 없다. 산모의 신체조건, 심리, 병원 환경에 따라 출산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자연진통이 안 와서 유도분만 하거나 수술할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출산 전 산모를 무척 두렵게 만든다. 임신 막달엔 매주 병원 진료를 보는데, 그때마다 자궁문이 안 열렸다거나, 아기가 너무 크다는 말을 들으면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다. 요즘 병원에선 산모의 출산예정일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초산 산모 중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 비율은 48.8%다. 아기 두 명 중 한 명은 제왕절개로 태어나는 셈이다. 심평원에서는 35세 이후에 출산하는 초산모 비율이 증가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출산예정일 전 유도분만 하는 비율이 늘어나서 일지도 모른다. 

고위험 산모라서가 아니라, 아기가 평균보다 크다는 이유, 산모의 키가 작아 속 골반이 안 좋을 거라는 예측으로 유도분만을 권유받기도 한다. 유도분만을 했던 산모들은 두 번 다시 유도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유도분만 할 바엔 수술하는 게 낫다는 후기를 본 산모들은 바로 수술을 선택하고 싶어 한다. 

여기엔 다양한 가정이 따른다. 무증상이나 출산예정일까지 기다려도 자연진통이 안 올 것이라는 가정, 아기가 지금처럼 막달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가정, 초음파 측정 아기 몸무게가 실제 몸무게와 같을 것이라는 가정, 그리고 유도분만 100% 실패할 것이라는 가정.

분만방식은 산모가 선택하는 것이 맞지만, 나는 산모들에게 가능하다면 자연진통을 기다리며 자연분만을 시도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초산이라면 더더욱. 초산에 제왕절개를 하고 둘째를 자연분만으로 낳고 싶어 하는 산모를 많이 만난다. 제왕절개 후 자연분만을 브이백이라고 하는데, 브이백을 선택한 산모들을 보면 좀 안타깝다. 가족도 반대하고, 병원에서도 그다지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 두려운 생각은 멈추고 원하는 출산을 상상하자 

출산 상황에서 남편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출산 전 남편과 꾸준히 대화하고 '출산 교육'을 시키자. ⓒ베이비뉴스
출산 상황에서 남편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지 출산 전 남편과 꾸준히 대화하고 '출산 교육'을 시키자. ⓒ베이비뉴스

임신 마지막 달 호르몬 변화도 산모를 두렵게 한다. 임신 막달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몸이 하루하루 다르다. 몸은 무겁고, 마음은 출산 생각에 걱정으로 가득한데 남편은 미덥지 못하다. 37주에 접어든 산모가 이런 말을 했다. 

“어떤 날엔 남편이 미웠다가, 괜찮았다가 마음이 왔다 갔다 해요.”

몸은 붓고, 잠도 잘 못 자고, 호르몬은 더욱 불안정해진다. 산모의 몸은 출산을 준비하며 폭발적으로 변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 산모의 고민과 걱정을 나눌 ‘사람’이다.

우리 마음이 어떤 것을 두려워할 때 실제로 원하는 것보다 원치 않는 상황에 직면할 확률이 크다. 왜냐하면, 무의식은 항상 내가 원치 않는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에너지가 그쪽으로 모인다.

그러므로 내가 두려워하는 것 대신 원하는 것을 계속 상상하라. 자연진통이 오고, 호흡으로 진통을 잘 넘기고, 만출기 호흡을 잘해서 회음부 손상 없이 산후 걷거나 앉는 것도 편안한 상상 말이다. 

또, 누군가와 반드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이때 일단 친정어머니는 피하라. 대부분의 친정어머니는 딸의 출산을 무척 걱정하므로 대화하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나의 출산방식을 지지하고, 판단하지 않고, 내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좋다.

둘라가 옆에 있다면 둘라에게 자신의 불안을 이야기하고, 그 불안이 실제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적은지, 혹은 그 불안을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조언을 구하는 것이 낫다.

무엇보다, 맘카페 대신 출산에 도움 되는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맘카페 출산 후기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지 안다면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게 지금 무엇인지, 그 일이 내게 일어날 확률이 있는지, 두렵거나 걱정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는 어떤 출산을 하고 싶은지 글로 쓰는 것도 좋다. 

끝으로 출산할 때 남편에게 의지할 수 있도록 남편에게 ‘출산 교육’을 시키자. 진통이 올 때 남편이 어떤 것을 해 주면 좋을지, 어떤 것을 하지 않으면 좋을지 사전에 협의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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