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행복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우리에게 행복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 기고=정여원
  • 승인 2020.08.31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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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놀아요?⑪] 정여원 천안 신방중학교 2학년

놀이를 빼앗긴 대한민국 아이들. 놀이라는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서울시 아동 놀이권 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연대’의 연속 특별기고로 놀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 편집자 말

“그래, 놀다 와”라고 말하면 여러분의 자녀들은 대부분 어딜 가나요? ⓒ베이비뉴스
“그래, 놀다 와”라고 말하면 여러분의 자녀들은 대부분 어딜 가나요? ⓒ베이비뉴스

여러분들은 ‘놀 권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저게 왜 필요할까?’ 혹은 ‘놀 권리가 뭐지?’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저는 ‘놀 권리’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부와도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놀이와 공부는 정말 같을까? 왜? 의자에 몇 시간씩 앉아 책을 보고, 문제를 푸는 것만이 공부는 아닙니다. 몸으로 느끼고, 내가 즐거운 감정을 느낄 때가 언제일지를 자신이 직접 찾아내는 것도 우리에겐 중요한 숙제와 같습니다.

아기들도 태어나자마자 공부를 합니다. 걷는 방법, 말을 하는 방법, 음식을 먹는 방법 등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배워 나갑니다. 조금 큰 아이들은 글자를 읽는 방법,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갑니다. 그럼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들은 뭘 배울까요?

아기들처럼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많이 알려주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성공을 하려면 학원을 많이 다니고 하루 반 이상을 공부로 채워나가야 한다’며 공부라는 큰 압박을 심어줍니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수학 문제를 풀고 암산하는 것만을 공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커다란 이유와 목표는 ‘행복’입니다. 아기들에게 제일 행복한 때는 부모님께서 동화책 읽어주실 때, 어린이들이 가장 행복할 때는 동네 놀이터에서 뛸 때입니다.

그런데 우리 청소년들은 이제 부모님이 동화책을 읽어 주실 때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이제는 작게 느껴지는 동네 놀이터에서 뛰는 것도 재미있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은 부모님보단 친구들과 있는 시간이 즐겁고, 어른들은 일찍 퇴근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다가오는 숙제들이 많아집니다. 학교 숙제도, 인생에 관한 숙제도. 둘 다 무척 중요한 것들인데, 사람들은 학교 숙제가 더 중요한 것처럼 다른 중요한 숙제들은 풀 시간도 주지 않습니다.

현재의 즐거움도 미래의 즐거움도 우리에겐 모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 예쁜 바다를 보고 돌아왔다면 그 다음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행복한 경험을 하면 누군가에게 공유를 합니다.

그런데 행복한 경험이 없다면 행복을 나누는 방법도 모를 것입니다. 지금 꿈을 이룬 사람들도 하루에 몇 시간씩 의자에만 앉아 공부해 꿈을 이룬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 행복한 경험이 없다면 행복을 나누는 방법도 모를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거나, 즐거움을 느꼈던 사람들의 추천으로 또 하나의 행복을 발견했을지도 모릅니다. 행복을 찾는 것도 하나의 공부이고 놀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만이 아닙니다. “그래, 놀다 와”라고 말하면 여러분의 자녀들은 대부분 어딜 가나요? 또 뭘 하고 노나요? 지금의 청소년들은 놀 시간을 주면 핸드폰을 꺼내고 티비를 틀고 컴퓨터를 켭니다.

모두 다 아시다시피 놀이는 전자기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주위를 둘러보면 청소년들의 놀이시설이 몇 개나 보이십니까?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시설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을 위한 학원은 큰 건물 하나에도 몇 개씩 보입니다. 결국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은 기본 5000원이 넘는 음료를 파는 카페나, 부모님이 가지 말라 하는 피시방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우리는 노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정말 학교는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닐 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선 자리에 앉아 책만 보는 공부만 가르칩니다. 그렇게 놀이에 대해 배우거나 느껴본 적이 없는 청소년들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피시방을 가는 것만이 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으로 꿈을 찾는 것도 어려운데, 학교에서는 매번 자신의 꿈을 적으라고 시킵니다. 또 꿈이 없는 아이들을 한심하다고 손가락질합니다.

꿈이 없다는 것은 아직 시도해볼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아직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행복한지 아직은 모르기 때문에 꿈이 없는 것인데, 알려주기는커녕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한다’, ‘한심하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맞는 걸까요?

‘놀 권리’라는 말이 왜 생겼을까 한 번 더 생각해주세요. ‘놀이’는 생각보다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뛰어노는 것만이 놀이가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행복한 것이 놀이입니다. 내가 맛있는 걸 먹을 때 행복하다면 그것도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라서, 학생은 학생이라서, 어른은 어른이니까 놀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에게도 놀 권리는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청소년들은 놀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행복을 나누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보장하는 조례를 만들면 어떨까요?”라는 주제로 온라인 토론이 진행 중입니다. 9월 12일까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시민토론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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