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육아절벽’… 지금 국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코로나 ‘육아절벽’… 지금 국회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 기고=김상희
  • 승인 2020.09.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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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특별기고 ‘육아의 미래’④]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부의장)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창간한 베이비뉴스가 올해로 창간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아동과 양육자의 권리를 더 폭넓게 보장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미래를 설계해야 할까요. 각계의 전문가와 활동가들이 베이비뉴스 창간 10주년 기념 연속 특별기고를 통해 ‘육아의 미래’를 전망합니다. - 편집자 말

지난 7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과제와 개선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김상희 국회 부의장 ⓒ베이비뉴스
지난 7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과제와 개선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김상희 국회 부의장 ⓒ베이비뉴스

올 초 첫 손주를 얻어 고대하던 할머니가 되었다. 주말이면 손주를 만날 생각에 금요일부터 설렌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는 경의이자 기쁨이다. 온 가족에게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게 하는 치료제이자 엔도르핀이다. 아이는 축복이 틀림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육아는 전쟁이다. 누가 옆에서 손을 보태준다 한들 부모의 고단함에 비할 수 있을까? 출산휴가를 냈던 며느리의 복직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복귀 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갓난아기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게 못내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금 많은 가정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 맞벌이 가정에 단비 될 가족돌봄휴가 연장

재택근무가 새로운 기업문화가 되었다지만, 일과 육아를 한 공간에서 동시에 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재택·유연근무도 불가능한 양육자는 불안해도 어쩔 수 없이 긴급보육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경력단절을 막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유연근무제가 민간 영역에서도 확대되어야 한다.

시설돌봄이 여의치 않은 양육자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아이돌봄서비스도 보완해야 한다. 공공 아이돌보미와 같은 일을 하지만 민간 시장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는 베이비시터의 교육과 관리 감독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올 초 보육·교육 기관마저 문을 닫았을 때, 부모들은 그야말로 ‘육아절벽’에 마주쳤다. 개학이 늦어지고 휴원이 길어지자, 휴가를 내고 돌아가며 아이를 돌보던 맞벌이 부부는 연가 고갈로 발을 동동거려야 했다.

20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해 통과시킨 가족돌봄휴가 제도가 가뭄에 단비가 되었다. 최소 30일 단위로만 쓸 수 있던 휴직제도에 더해, 자녀 양육을 포함해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 일 단위로 끊어서 사용할 수 있는 휴가제도를 신설한 것이다.

지난 7일에는 가족돌봄휴가 연장 법안도 통과되었다. 국가적인 재난 시 가족돌봄휴가를 기존 10일에 추가로 10일 더, 한부모 가정은 15일 더 연장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고용주가 가족돌봄휴가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연장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처벌 규정도 포함해 실효성을 높였다. 

◇ 가정 돌봄 시 육아·교육 지원하는 비대면 솔루션 고민해야

지난 4월 9일 청와대 앞에서는 유급돌봄휴가 등을 촉구하는 ‘코로나19 사태 사각지대 없는 노동복지정책 지금 당장!’ 기자회견이 열렸다 ⓒ베이비뉴스
지난 4월 9일 청와대 앞에서는 유급돌봄휴가 등을 촉구하는 ‘코로나19 사태 사각지대 없는 노동복지정책 지금 당장!’ 기자회견이 열렸다 ⓒ베이비뉴스

외부 활동이 대부분 제한되면서 사실상 '감금 육아' 중인 양육자는 또 다른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아이의 성장주기에 맞춘 유아교육에 대한 걱정이다. 그간 어린이집, 문화센터, 키즈카페 등에서 이뤄지던 것을 온전히 부모가 감당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집에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텔레비전 시청이나 스마트폰 콘텐츠에 크게 의존하게 되어 걱정이라는 부모들이 많다. 오랜 시간 미디어 노출은 사회성과 정서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부모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디지털화는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흐름임이 분명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언택트 시대, 유아교육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부모의 육아와 유아교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비대면 솔루션이 고민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일부 육아종합지원센터도 있다. 어린이집 휴원으로 인해 가정 돌봄이 길어지는 영유아 가정에 온라인 콘텐츠와 체험활동 꾸러미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비대면 활동 증가로 데이터 소비는 늘어나게 될 것이다. 갑작스레 통신비가 늘어난 국민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추석 전 2만 원씩 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초중고생의 교육 사이트 데이터 요금을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정부 지원 사업도 계속되어야 한다. 원격수업이 일상화된 만큼, 모든 학생이 데이터 걱정 없이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 아동학대 위기아동 조기 발견과 보호

끝으로 위기아동을 발견하고 보호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부모와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경제난도 지속되면서, 가정 내 학대 및 방임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졌다. 비대면 접촉으로는 학대 정황을 조기 발견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적절한 시점에 공적 개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아동학대 피해아동이 가해 부모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가 지속적 학대를 받지 않도록 지난 7월 대표발의한 '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길 바란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충원되고 지자체가 피해아동과 학대 행위자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면, 피해아동을 확실히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아동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포용국가 패러다임 안에서 미래세대에 대한 사회투자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고 공적 보육을 강화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은 낭패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동과 양육자의 권리를 더 폭넓게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공감대는 변함없다. 국회는 달라진 일상에 맞춰 아동과 양육자의 목소리에 더 섬세하게 귀를 기울이며 정책을 보완 교정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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