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을 많이 보면 무엇이 좋을까요?
화가의 그림을 많이 보면 무엇이 좋을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11.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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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부모는 아이보다 한 발짝 뒤에

Q. 7세 여아를 키우고 있는데 미술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리거나 만드는 것 등 미술 관련된 모든 활동을 즐기는데, 특히 화가들의 그림을 보는 것을 유독 좋아합니다. 전시회를 데리고 다니는데,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무엇이 좋을까요?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무엇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무엇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A.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UCLA 교수는 사람이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이미지는 시각이 55%, 청각이 38%, 언어가 7%라는 연구를 했고, 이는 메라비언 법칙으로 알려졌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중요시 되고 있는 이 법칙은, 시각적인 기능의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성장기 아동의 시각적 자극과 촉진은 상상을 이미지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시각과 관련된 뇌기능 발달은 생후 약 6년 정도만 활발하게 지속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감각기관을 자극하는 시각적 경험을 하는 것이 유익하겠습니다. 명화를 감상하는 시각적 자극은 뇌기능 발달에 도움이 되고 정서적으로 풍부한 지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것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시각적 경험을 언어화합니다

미술 작품의 감상을 통해 다양한 색과 구조, 형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감상은 간접적인 미술 활동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직접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촉진적 작용이 발생합니다. 음악을 듣는 청각 자극의 경험이 마음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시각적인 경험이 언어화 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는데, 경험이 혼자만의 것으로 남지 않게 함께 나눠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언제 어떻게 나눠야 하는지도 유의해야 합니다. 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먼저 말을 걸기보다는 질문에 답을 하는 정도로 소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감상을 마친 후 자연스레 대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때가 적당한 때입니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은 교육적인 접근입니다. 화가가 어느 나라 사람이고, 화풍에 대해, 미술사에 대한 내용을 주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예술이 온전히 예술로 경험되기 전에 선행되는 교육은 예술적 감각을 키우는 데 적절하지 않습니다. 특히, 미술과 화가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정서적 민감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감상 후 대화는 "ㅇㅇ 화가의 그림들이 어땠어?", "기억에 남는 그림은 어떤 거야?(제목보다는 떠오르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가 원하는 만큼만 대화합니다. 부모의 앞선 마음과 지식에 대한 욕구를 자제하면 할수록 아이의 의욕과 열정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부모는 아이보다 한 발짝 뒤에 위치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 장면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합니다

적절한 대화를 했다면, 아이가 유독 관심을 보이는 그림에 대해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봅니다. 화가들의 그림에는 사실과 사연이 있습니다. 화가 자신의 삶과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화가 담겨 있는데, 그 이야기를 먼저 해주기보다는 아이가 먼저 이야기를 꾸밀 수 있도록 여유있게 지켜봐 줍니다.

그리고 아이가 궁금해 한다면 설명을 해주면 됩니다. 혹은 아이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적당한 질문을 해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질문은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림 속 사람들에 옷차림이 어떠니?" "그림의 배경이 어떻게 보여?" "그림 속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

◇ 나만의 그림 일기장을 만들어봅니다

기록보다 더한 기억이 있을까요 예술적인 감각으로 충만한 감상은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조금 더 확장하여 긍정적인 에너지의 파동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추가 활동을 제안합니다. 전시 관람 후 기억에 남는 장면을 생각나는 대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그리고 스토리를 적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길어도 되고, 한 줄로만 표현하는 감상평도 기록으로 충분합니다.

이때 아이의 성향에 따라 관람했던 그림을 상상하면서 그리거나 혹은 똑같이 그리고 싶어 할 것입니다. 부모도 성향에 따라 ‘오른쪽에 나무가 있었지, 색은 빨강색이고, 잘 생각해봐’라는 식으로 조언할 수도 있고, 반대로 ‘똑같이 그리지 않아도 돼, 상상해서 자유롭게 그리는 것이 좋은 거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의 성향이 반대라면 불편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두 가지 경우 모두 잘못되지 않았으니, 아이의 성향에 맞춰 적절한 반응을 하면 됩니다. 아이는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어떤 것이라도 원하고 표현할 수 있는데,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와 마음 상태에 따라 결과가 나쁘거나 좋은 것으로 나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아이가 경험한 예술적 감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게 되는 그림 일기장은 기록이 되어 아이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외부 세계에 대한 심미안을 갖게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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