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만수르’ 여섯 살 아들, 근데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열정 만수르’ 여섯 살 아들, 근데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10.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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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아이

Q. 여섯 살 우리 아들, 정말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할 것이 없으면 놀아달라고 조르거나, 그게 안 되면 뭐라도 할 걸 달라고 보챕니다. 근데 그 모습이 즐거워 보이지 않고, 힘들어 보여요. 저도 지치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혹시, 저희가 맞벌이 가정이라 평소에 무척 바쁜데, 그런 점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알려주세요!

'열정 만수르' 유노윤호는 열정 있고 바쁘게 사는 삶을 즐기며 행복해 보이는데, 우리 아들은 뭔갈 끊임없이 계속하는데, 힘들어해요. 힘들면 안 해도 되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MBC 예능 '두니아' 유노윤호 출연 영상 갈무리. ⓒMBC
'열정 만수르' 유노윤호는 열정 있고 바쁘게 사는 삶을 즐기며 행복해 보이는데, 우리 아들은 뭔갈 끊임없이 계속하는데, 힘들어해요. 힘들면 안 해도 되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MBC 예능 '두니아' 유노윤호 출연 영상 갈무리. ⓒMBC

◇ 아이는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불안합니다

A.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부모님의 바쁜 모습이 아이에겐 어떻게 보일까요? 아이의 눈에 부모는 멈추지 않고 뭔가를 끊임없이 하는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혹시, 평소 아이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시진 않았는지 점검해 보세요.

“늦겠다. 빨리 준비해.”

“빨리 먹어. 엄마 아빠 출근해야 해.”

“빨리 자. 늦게 일어나면 내일 지각해.”

이런 말을 자주 한다면 아이는 ‘빨리해야 한다’는 상황에 익숙해집니다. 그렇다면, 빨리하는 것과 멈추는 것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뭔갈 빨리하고 나면, 그다음엔 어떤가요? 빨리하는 이유가 그다음의 ‘무엇’을 하기 위해서라면, 끊임없이 할 것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바쁘다’라는 것이 멈출 수 없음의 다른 표현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하고, 물리적인 시간의 의미라기보다는 심리적인 멈춤이 더 중요합니다. 휴식 시간에 몸은 쉬고 있는데 머리로는 일을 생각하거나 의식의 흐름을 멈추지 못한다면 쉼이라 할 수 없고 정신과 마음이 쉴 수 있어야 휴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그 모습이 안정적이거나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에 쫓기고 바쁜 부모를 보는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공백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됩니다. 

아이가 가만히 못 있고 부산스럽다면 주의력을 살펴봐야 합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주의집중에 어려움을 겪는지, 충동적인 행동이 병행되는지도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에너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하는지도 같이 보세요. 무엇인가를 계속하며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심리적인 에너지 소진으로 기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짜증이나 보채는 등 기분의 표현 방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난다면, 특정 행동을 유발하는 마음과 정서를 세심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 아이의 행동과 불안 그 아래에 우울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쉬지 않고 움직이며 뭔가 하는 아이. 행동보다 마음 깊은 곳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쉬지 않고 움직이며 뭔가 하는 아이. 행동보다 마음 깊은 곳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베이비뉴스

불안의 특징 중 하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것이 힘들다는 점입니다. 무엇인가를 계속하는 것은 공백이 주는 불편한 느낌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불편한 느낌이 불안인데 불안은 막연한 불안과 구체적인 불안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불안이라면 문제를 해결하면 어느 정도 없어지겠지만, 막연한 불안은 정서의 흐름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우울감이 공존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부산하고 끊임없이 놀려고 할 때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면 더 깊고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보이는 것보다 가려진 부분에 진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조명을 끄지 않고 항상 켜 두면 과열되듯이 심리적인 작용도 유사합니다. 끄고 켜는 작동이 원만하게 이루어져야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켜야 할 때와 꺼야 할 때를 구분하면 쉼과 일에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됩니다. 흔히 말하는 일 중독도 끄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하면 켜거나, 끌 수 있을까요. 우선 켜진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하는데 무엇인가에 쫓기는 것 같고 멈춰 있으면 불안하여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면 끄지 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도로에서 신호등의 기능이 잘못되면 교통사고가 나듯이 마음의 신호체계가 망가지면 정서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마음의 신호등이 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여백 없이 빽빽하게 꽉 찬 그림은 답답하고 편안함을 주지는 못합니다. 끄는 것은 여백과도 같은 것이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끄는 행위가 가능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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