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겐 지금 ‘내 맘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겐 지금 ‘내 맘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9.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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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양육과 훈육의 기본은 ‘관찰’ 

Q.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감정 표출을 과하게 하는 여섯 살 아이. 아이에게 감정 표현도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 진짜 왜 그래!"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엄마는 답답하고 화도 납니다. 아이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베이비뉴스
"너 진짜 왜 그래!" 아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엄마는 답답하고 화도 납니다. 아이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베이비뉴스

A. 감정과 행동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감정을 표출하는데 과도한 면이 있다면, 우선 충동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감정 표현만 과한 것인지, 혹은 행동 양상에도 충동적인 면이 있는지 살펴보고, 행동과 정서를 연관 지어 관찰해야 합니다. 

양육과 훈육의 기본은 관찰입니다. 세심하게 살펴보고 특이점, 혹은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올바른 양육의 필수 요소이자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관찰은 발견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발견하며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생깁니다. 새롭게 알게 되면 양육의 방향성을 정할 때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관찰의 생활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우선 주의력과 민감함이 있어야 합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무심히 흘리기보다는 주의를 기울이며 민감하게 살펴보는 태도가 관찰을 습관으로 만드는 시작점이 됩니다.

◇ 사람 속은 몰라도, 아이 속은 부모라면 알아줘야 합니다

유아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과 현실에서 일어난 일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아동 발달 단계상 상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현실 검증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실 검증력’이란, 현실을 평가하고 판단하여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와 함께 쇼핑하던 아이가 갑자기 ‘엄마는 내가 원하는 걸 들어주지 않을 것’이란 상상을 하게 되면 순간 짜증과 화를 느끼게 됩니다. 그 순간 주변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자신이 화를 내면 현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인과관계를 알기 어렵고, 안다 해도 현실 검증이 안 됩니다. 

어른이 보기엔 그 모습이 부적절한 행동처럼 보이기에 십상이죠. 그러니 아이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면 아이의 행동이 무조건 잘못된 것처럼 보입니다.

바꿔서, “내가 지금 화를 내면 주변 사람들이 당황할 테니, 짜증이 나도 참아야 해. 조금 이따가 상황이 될 때 말해야지”라고 아이가 인식한다면 현실감각이 키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정을 언어로 적절히 묘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아이의 변화무쌍한 마음을 느끼고 알아주기란 더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가 상상을 현실처럼 생각하고 하는 말은 어른의 시각에서 봤을 땐 터무니없어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아이에겐 진지한 일입니다. 

◇ 터무니없어도 공감해주세요, 아이는 그렇게 ‘신뢰감’을 쌓아갑니다

다음과 같은 대화로 알아봅시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 이때 아이의 마음과 이 마음을 대하는 올바른 반응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엄마, 귀신이 너무 무서워요. 나를 쫓아오려고 해요.” 

“귀신이 어디 있다고 그래? 그런 것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 귀신은 책에서나 나오는 거야”.

이런 말을 들은 아이의 마음은 이렇습니다. ▲자신의 감정이 무시당하는 느낌 ▲보호받지 못한다는 두려움…. 자신의 감정에 부모의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안정을 찾을 수 없어 걱정이 많아집니다. 이해받지 못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은 커지고 불안한 정서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적절한 반응은 어떤 것일까요?

“귀신이 무섭구나. 어디에서 봤니? 어땠는지 이야기해 볼까?” 

“괜찮아. 엄마랑 함께 볼까?”

이렇듯, 아이의 상상이 현실성 없다고 무시하기보다는 아이가 느끼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들어줘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안심시키며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을 주어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자신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비현실적인 상상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대상이 필요합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설령, 아이가 거짓으로 꾸며낸다고 하더라도 우선 잘 들어주고, 적절한 질문을 통해 스스로 바로잡아갈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합니다. 때로 아이는 부모의 반응이 궁금해서 마음의 이야기를 부풀리기도 합니다.

그때 아이의 속마음을 읽어내는 혜안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동기 후반으로 갈수록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과 현실은 같은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그 과정에는 부모의 관심, 관찰, 발견, 공감이 있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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