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일에 지친 나… '나쁜 부모'인 것 같습니다
아이 키우는 일에 지친 나… '나쁜 부모'인 것 같습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7.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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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양육 스트레스, 자책 말고 '점검'부터

Q. 아홉 살, 여섯 살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혼자 하기 어려우니 어쩔 수 없이 도와주고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고 힘듭니다. 스트레스도 심하고 우울한데, 이게 혹시 말로만 듣던 ‘코로나 블루’인가요?

A. 생소한 온라인 학습을 익히는 것도, 학교와 아이 사이에서 온라인 학습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것도 고스란히 부모의 몫인 상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습 주체인 아이와 학교 선생님이 겪는 어려움은 누구라도 알 수 있고, 인정받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고충은 마치 사각지대처럼 놓치기 쉬운 부분이고, 안다고 하더라도 ‘부모니까 당연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의 심리적인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고 지치고, 우울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베이비뉴스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고 지치고, 우울합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베이비뉴스

부모는 양육 및 학습 등 아이의 성장 전반에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낍니다. 부모의 양육 태도에 따라, 책임과 의무감에 대한 스트레스의 정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발드윈(J. Baldwin)에 의하면 부모의 양육 태도는 애정, 거부, 방임, 요구, 관심 등 5개 유형으로 나뉩니다. 쉐퍼(C. Schaefer)는 애정-거부, 자율-통제, 바움린드(D. Baumrind)는 상호 민주적, 권위주의, 허용적 태도로 구분했습니다.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을 줄이려면 우선, 자신의 양육 태도에 대해 이해하고 인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만일 나의 양육 태도가 요구, 통제, 권위에 해당하는데, 아이의 기질이 부모의 양육 태도와 상반되는 경우라면 스트레스가 높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통제와 권위적인 유형은 책임감이 강하고 그로 인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학습이 지속됐을 경우 부정적인 심리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부모 구실' 잘 하고 사는 삶의 고단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바람직한 부모 구실을 하는 일이란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나무의 성장을 예로 들어봅시다. 좋은 토양에 건강한 씨앗을 심고 적당한 햇빛과 물, 공기 등 성장에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병충해를 예방해야 하며, 나무를 보호하고 지속해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고, 이 조건이 충족됐다면 정성과 관심을 쏟으며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돌봐야 하는데, 이때 씨앗을 심은 주체의 희생과 노력이 따릅니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일도 비슷합니다. 씨앗을 심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부모의 주체성이 바로 서야만 한 그루의 나무가 성장하는 여정에 큰 어려움 없이 함께할 수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게 어렵다고 느낄 때 “내가 문제지. 애가 날 닮아서 그래. 내가 애를 잘못 키워서 그래”라는 식으로 자책하거나, 혹은 배우자 탓을 하며 원망한다면 이것은 바람직한 주체상이 결여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 양육에 대한 엄마의 노력과 수고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그 노고와 고충을 충분히 알아줘야 합니다. 최근 부모 공동 양육과 아빠 육아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양육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데 사회 제도의 틀이 더욱 튼튼하고 촘촘해야 하며, 무엇보다 부모 자신이 그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육의 가치와 의미를 평가절하하거나, 양육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양육은 나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여기게 되는 것을 유의해야 합니다.

아이의 기질이나 정서, 행동 등에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나는 애를 잘못 키우나 봐. 엄마로서 부족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스스로를 비난하는데,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평가는 비난이 아니고, 사실에 대한 객관적 분석입니다. 아이를 키우는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수집해 고쳐나가면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 돌보느라 지친 엄마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어떻게 돌봐야 할까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시간과 환경의 제약으로 휴식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모가 많다면 신체와 정서의 리듬은 불균형을 이룹니다.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감을 느낀다면 양육으로 인한 에너지 소진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선 아래 문항에 따라 나의 양육 스트레스를 체크해봅시다. 

▲양육에 부담을 과하게 느끼고 있는가?
▲외부의 평가에 민감한가?
▲‘나’를 위한 시간을 적당히 쓰고 있는가?
▲아이를 돌보는 일이 즐거운가? 그 외에 즐거운 일이 있는가?
▲대인관계가 원만한가?

미국 임상심리학자 토머스 고든은 “부모 역할도 프로라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누구나 부모가 될 수는 있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과도한 부담은 프로가 되는데 걸림돌이 됩니다. 우선, 자신을 돌보고 부모의 역할에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며 필요한 교육을 받고, 정보를 나누며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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