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헤어짐을 준비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
반려동물과 헤어짐을 준비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8.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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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이별과 슬픔 건강하게 극복하기 

Q. 여섯 살 우리 딸. 반려견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런데 반려견이 나이도 많고 건강도 안 좋아서 곧 이별을 맞이할 것 같은데, 아이가 충격받을까 봐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반려견과 이별을 잘 준비할 수 있을까요? 또, 반려견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아이가 직접 봐도 괜찮을까요?

◇ 이별은 어른도 힘든 일... 아이에겐 지금 '충격 완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반려견과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반려견과 헤어짐을 준비해야 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 주는 것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A. 이별은 누구에게나 슬픈 경험입니다. 특별한 애착과 친밀함이 있는 관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반려견은 가족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니, 이별하는 마음이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과 유사할 것입니다.

이별은 어른도 힘든 일입니다. 하물며, 아이에겐 어떨까요. 충격에 가까운 사건이 될 것이고, 그러니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할지 고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아이와 반려견의 이별을 부모가 잘 준비한다면, 아이가 받을 충격이 조금 줄어들 수 있습니다.

애도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한다’ 입니다. 충분히 슬퍼야 애도할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을 마음으로부터 떠나보내고, 추억으로 남길 수 있어야 ‘애도’할 수 있습니다. 

애도에도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정’입니다. 죽음을 인정하기 힘들어하는 마음으로, 저항 상태를 의미합니다. 다음은 ‘분노’입니다. “왜 나를 두고 떠났지?” 배신감이 들며 화를 느낍니다. 죽음과 이별을 현실적으로 자각하고, 상실과 우울을 느끼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죽음을 수용하는 마지막 단계에 이릅니다.

이 과정은 단계별로 성취하기도 하지만, 개인에 따라 특정 단계에 머무는 기간이 긴 사람도 있고, 전 단계로 퇴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애도 과정을 경험하며 정서적인 성숙이 이뤄집니다. 또, 정서적으로 성숙할수록 애도를 잘 해낼 수 있습니다.

유아는 부모의 행동을 보며 배우고, 부모의 정서를 느끼며 자신의 정서를 형성해 나갑니다. 즉, 부모의 언행이 아이의 교육, 인성, 정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부모가 감정을 느끼고 처리하는 모습도 아이에겐 거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반려견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모습이 아이에게는 애도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아이에게 좋은 모델이 되려면 의도적으로 노력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모가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모습이 아이의 애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하고, 전문가의 소견에 따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반려견 사망 후 장례 방식과 절차를 미리 정해놔야 우왕좌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장난감 사줄게 그만 울어"... 슬퍼하는 아이에게 절대 해선 안 될 말 

한편, 아이가 반려견의 마지막을 지켜보거나, 장례 절차를 함께 하는 것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고, 아이도 원할 수 있지만, 아이의 의견은 존중하되 판단은 부모가 해야 합니다.

유아가 죽음의 장면을 보게 된다면, 기질에 따라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고,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 반려견의 마지막 모습을 간접적으로 전해 듣는 것이 더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을 경험해야 한다면 아이의 심리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보호장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반려견을 보냈다면, 아이가 어떤 반응과 표현을 하는지 우선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성급하게 전환하려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고, 함께 감정을 나누면서 위로합시다.

아이가 죽음에 관해서 다양한 질문을 쏟아낼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비교적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대답하고, 과장하거나 비약된 표현은 조심해야 합니다. 떠난 반려견 이야기를 일부러 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평소와 비슷하게, 자연스럽게 대화하세요. 

이때 “이제 그만 울어. 계속 울면 OO(반려견 이름)이가 하늘나라에서 싫어해”, “빨리 새로운 강아지 데려오자”, “좋았던 것만 기억해”, “대신 장난감 사줄게” 같은 반응은 주의해야 합니다.

반려견이 죽고 아이가 상실감을 경험할 때, 이 감정을 억지로 제어하거나 물질로 채워서 보상하는 행동은 지양해야 합니다. 상실감이란, 상처 난 피부에 약을 발라 새 살이 돋는 것처럼 마음을 돌보는 것으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애도를 잘 해낸다면 한 단계 성장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한 단계 퇴행하는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애도 기간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천천히, 아이가 애도를 겪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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