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싸우는 형제… "엄만 왜 나만 미워해" 안 들으려면
늘 싸우는 형제… "엄만 왜 나만 미워해" 안 들으려면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10.13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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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형제 싸움 잘 말리는 기술

Q. 초등학교에 다니는 형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요즘 이 아이들이 서로 엄마와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매일 ‘사랑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말이 좋아 ‘사랑’이지, 싸움이 끊이질 않아 오히려 형제들끼리 사이가 더 나빠지는데, 이러다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어려워질까 봐 걱정입니다. 

A. 아이를 두 명 이상 키우는 가정에서 엄마는 “엄만 누가 더 좋아?”, “엄만 왜 나만 미워해?”, “엄마는 항상 동생만 더 예뻐하지”라는 투덜거림을 드물지 않게 듣습니다. 부모는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아이는 안 믿고 늘 사랑 타령을 하죠. 

부모의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면, 아이들은 밑 빠진 독일까요? 어쩜 매일 이렇게 부모 사랑을 갈구하며 옆에 있는 형제와 싸울까요? ⓒ베이비뉴스
부모의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면, 아이들은 밑 빠진 독일까요? 어쩜 매일 이렇게 부모 사랑을 갈구하며 옆에 있는 형제와 싸울까요? ⓒ베이비뉴스

부모의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물일까요? 왜 아이들은 사랑의 샘물을 아무리 갈증을 느끼는 걸까요. 부모가 마르지 않는 샘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는 밑 빠진 독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목이 마를 때 갈증을 해소할 만큼 물을 충분히 마시면 더는 물이 필요하지 않듯이 애정이 충족되면 사랑을 갈구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우선, 아이마다 독(그릇)의 크기가 다르다는 것, 욕구의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형제의 사랑 전쟁을 분석할 때 첫 번째로 체크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너는 사랑을 그렇게 주는 데도 부족하다고 하는 거니?” 혹은 “넌 왜 이렇게 욕심이 많니?”라고 아이의 탓을 하는 반응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체크해야 하는 것, 부모의 사랑이 과연 공정하고 공평한가입니다. 부모가 형제 사이에서 공정하지 않으면, 아이는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속상함 이상으로 화가 납니다. 그 화가 형제간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체크해야 하는 것은 ‘공정하기 위해 정의가 지켜지고 있는가’ 입니다. 사회도 정의가 사라질 때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이 오는 것처럼 부모의 정의가 바로 서야만 공정할 수 있고 그래야 아이가 부모를 신뢰합니다. 

형제간 싸움이 생겼을 때 부모가 옳고 그름을 정의하여 공정하게 판단하면 아이들은 결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애정 욕구에 대한 기질을 인지하고 공정, 공평, 정의로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양상이 바로 ‘편애’일 수 있습니다. 

유의해야 하는 점은 공정(옳고 그름에 관한 관념이나 윤리적 판단)이 없는 공평(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고름)함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공평하게 각자 한 번씩 기회를 줬잖아”라고 했다면, 아이들의 나이와 기능 등을 살폈는가가 ‘공정’을 의미하고, 공정하기 위해서는 정의(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어떤 말이나 사물의 뜻을 명백히 밝혀 규정함)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 거친 형제와 불안한 마음과 그걸 지켜보는 부모 

부모가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옳고 그름의 기준을 바르게 세웠다면, 아이들은 부모 역할의 반응으로 스스로 관계에 질서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인정하고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울 수 있을까요? 집으로 비유하자면, 기준은 기둥이 될 수 있고 기둥은 잘 다져진 토대 위에 세워야 하는데 토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원만하게 되고 있는가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을 충분히 들어 주었는가 ▲아이들이 존중받고 있는가

부모가 주는 사랑의 샘이 마르지 않으려면 지혜롭고 현명해야 합니다. 또, 아이들이 다투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해결의 중심에 부모가 아닌 아이들이 있어야 합니다. 다툼 상황에서 부모의 바람직한 역할은 이렇습니다.

▲감정을 진정시킨다: 단호하고 엄격한 목소리로 싸움을 멈추게 하고 3분 정도 가만히 있게 한다. 몸싸움이 있다면 거리를 두고 마주 보지 않게 한다.

▲싸움을 멈췄다면 우선 그 점을 칭찬한다.

▲상황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 이때 부모는 형제 각각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상대가 이야기할 때는 끼어들지 않게 한다. 상호 이야기를 들어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각자 생각할 시간을 3분 정도 준다.

▲싸움의 원인과 어떻게 해결하면 되는지 스스로 말할 수 있게 한다.

상황에 따라 아이들이 싸우는 양상은 다를 수 있지만, 부모가 침착하게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아이들은 격해진 감정을 가라앉히고, 불안했던 마음은 안전하게 보호받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싸움을 지켜보는 부모도 감정적으로 힘들지만,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더 힘들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싸울 수밖에 없는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태롭고 불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제들의 싸움은 부모의 사랑을 쟁취해서 질서를 만들기 위한 처절한 외침입니다. 관계의 질서는 성장 후 대인 관계에 기본이 됩니다. 성장을 위한 진통 중인 아이들에게 너희가 싸워서 부모가 힘들다고 하기보다는 ‘싸우느라 너희가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의 전환은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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