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빠와 아이, 빨리 안 친해져도 괜찮아요
새아빠와 아이, 빨리 안 친해져도 괜찮아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0.07.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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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새로운 가족, ‘적당한 거리감’을 인정해요 

Q. 아들 한 명을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요즘 재혼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새아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입니다. 

아이에게 새아빠와 빨리 친해지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에겐 시간이, 재혼가정엔 당분간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아이에게 새아빠와 빨리 친해지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에겐 시간이, 재혼가정엔 당분간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합니다. ⓒ베이비뉴스

A. 싱글맘은 아빠 역할도 함께 해야 한다는 부담감, 세상의 편견, 그로인한 불편함, 아이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며 삽니다. 그러나 재혼하고 가정의 형태가 바뀌면 위에서 말한 힘든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새 가정을 꾸리면 저런 문제들이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최대한 앞서 말한 문제들을 해결한 뒤에 새롭게 출발해야 합니다. 그래야 재혼 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결핍은 채우려고 하면 할수록 또 다른 어려움이 생깁니다. 싱글맘이 아빠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대신할 순 없습니다. 오히려 아빠 역할까지 잘 하려는 노력이 엄마가 줄 수 있는 고유한 사랑과 돌봄의 에너지마저 빼앗아갈 수 있습니다. 

재혼 후 아이가 새아빠를 친아빠처럼 여기길 바라거나, 아이의 친아빠가 못해준 것을 새아빠가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을 지양해야 합니다. 친아빠의 부정적인 면이 새아빠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더라도 비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친아빠는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았는데 새아빠는 내 말을 잘 들어줘서 좋아’, ‘친아빠는 잘 놀아줬는데, 새아빠랑 노는 건 재미 없어’라는 상대적인 비교를 아이가 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새아빠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친아빠와 새아빠의 연관성을 찾기보다 개별의 존재로 생각해야 합니다.

할 수 없는 부분까지 하려고 했던, 과도하고 앞선 마음은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보상 행위로 채우려고 해도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실감을 안겨줍니다. 결핍은 결핍인 채로 남겨두고, 직면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필요합니다. 

재혼을 계획하고 있는 질문자 님, 혹시 아이가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대화하고 기다려주었나요? 아이가 복잡한 마음을 단순하게 정리하고 받아들이길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입니다. 일관적인 태도를 취한 뒤 아이의 마음을 살피며 함께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 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복잡할까요? 이 질문을 아이에게 직접 묻고 답을 들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혹,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거나 모른다고 말한다면 이렇게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엄마에 대한 배신감 ▲엄마에 대한 분노 ▲엄마를 뺏긴다는 불안감 ▲새아빠에 대한 거부감 ▲변하는 환경에 두려움과 불편함.

변화에 대한 준비는 아이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해야 합니다.

◇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세요

새로운 가정을 꾸리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신경 쓰고 노력하게 됩니다. 과거의 잘못과 실수를 잊기야 힘들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부여는 이제 삼가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은 심리적으로 잘 소화하여 교훈으로 남긴 후 흘려보내세요. 과거를 현재 진행형으로 작동시키는 일은 절대로 해선 안 됩니다. 

새로운 가정에서 우리만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말 잘해야 한다는 과도한 부담감, 타인의 시선, 기대만큼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 등을 그 시간 동안 견뎌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감’을 유지하는 일입니다.

가족은 무조건 가까운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십상이지만 엄마-새아빠-아이 이 세 사람의 적당한 거리감이 도리어 이 평화와 안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상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하며, 성급히 자리 이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서서히 질서를 잡아가야 합니다. 

특히 새아빠는 “아이와 가까워지지 않으면 어쩌나”, “나를 아빠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어떡하나”라는 걱정과 불안으로 필요한 거리감임에도 불구하고 그 거리감 자체를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별자리를 떠올려 봅시다. 별 하나하나가 서로의 거리를 유지한 상태로 형태를 만들어 이름이 생겼습니다. 재혼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밤하늘의 별처럼 아빠 자리, 엄마 자리, 아이 자리가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모양을 이루며 어우러져 어느새 ‘우리 가족’이라는 ‘별자리’를 갖게 되는 것이죠.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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