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언어 발달, '모델링'의 중요성
아이의 언어 발달, '모델링'의 중요성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21.02.09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통하는 육아법] 부모는 아이의 거울입니다
아이는 의도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베이비뉴스
아이는 의도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는 단계가 있다. 언어의 단위인 ‘단어-구-문장-문단’으로 이어진다. ‘단어(單語)’는 말의 최소 단위를 말한다. 아이는 ‘엄마’, ‘신발’, ‘꽃’, ‘사탕’, ‘배고파’, ‘안아줘’ 등의 단어를 사용하면서 구체적으로 표현을 한다. 그러다가 단어와 단어를 일정한 규칙에 따라 조합해 하나의 ‘구(句)’를 만든다. 구란,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통합된 언어 단위를 말하며 ‘맛있는 사탕’, ‘예쁜 엄마’ 등의 표현을 들 수 있다. 그 다음에는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로 끝나는 ‘문장(文章)’을 말하게 된다. ‘엄마, 맛있는 사탕 주세요’와 같은 예를 들 수 있다.

수준이 더 높아지면 아이는 ‘문단(文段)’을 활용한다. 문단의 뜻은 文(글 문)과 段(구분 단)으로 구성된 단어로 몇 개의 부분으로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문단에는 여러 개의 문장이 있는데, 중심 문장과 그 문장을 설명하거나 보충하는 문장 등이 있다. 그러한 문장들을 모두 묶어 하나의 문단이라고 한다. 가령 글쓰기를 할 때 새로운 문단이 시작되면 ‘들여쓰기’ 즉, 맨 앞칸을 비워 놓고 새 문단이 시작됨을 알린다. 이처럼 아이는 단어와 단어를 조합하는 규칙을 습득하고, 문단과 문단을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논리를 배워간다. 그러면서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언어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나 글의 단위에 따라 아이의 언어 습득 과정을 논하는 것은 사실 학문적 접근에 가깝다. 실생활에서는 아이가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은 글의 단위처럼 분절적이지 않고 총체적이다.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의 언어영역을 통합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가 풍부해지고 확장하지만,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모델링(Modeling)을 한다. 모델링이란 무언가를 관찰함으로써 나타나는 아이의 행동적, 인지적, 정의적 변화를 가리킨다. 아이는 의도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되지’라고 하는 것들을 부모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따라 하게 된다는 말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는 부모의 많은 부분을 따라 하면서 배우고 성장한다. 아이의 사고력과 표현력도 모델링과 깊은 관련이 있다.

만약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올 때 마중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보통 ‘오늘 5시에 못 나가니까 그렇게 알아’라고 말한다. 이렇게 단편적으로 말을 하면 사고력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아이는 상황을 맥락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부모가 왜 5시에 아이를 데리러 가지 못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표현해 줘야 한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오늘 5시에 엄마가 중요한 일을 해야 해서, 그 시간에 할머니가 대신 나가 계실 거야. 엄마는 일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면 거의 7시가 되겠지. 그러면 그 사이에 네가 무엇을 해야 하냐면···’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이와 같이 의사결정 과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했을 때, 아이는 논리적으로 상황을 이해한다. 이때 부모가 설명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방금 엄마가 말했던 거 한번 말해볼까’라고 하면서 아이가 그 내용을 말해보도록 한다.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순차적으로 말을 했을 때,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 이왕이면 끝까지 아이의 말을 들으면서 격려해주는 것이 좋다.

사고는 언어의 형태이다.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사고 과정은 언어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마음으로만 생각하기보다 말로 표현해야 한다. 이는 부모와 아이 모두 마찬가지이다. 부모는 아이의 언어 발달을 위해 속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말로 표현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말을 듣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