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경쟁력은 ‘관점', 그림책 인문교육이 주목받는 이유
[이연지의 문해력 미술로 여는 아이의 미래] 그림책 한 권을?10가지 관점으로 읽는 법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교육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하나의 질문에 하나의 정답을 찾는 방식만으로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충분히 키우기 어렵다. 정보 검색과 정답 도출은 이미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시대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이다.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질문하는 힘’과 ‘관점의 다양성’을 키우는 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그중 그림책과 미술을 결합한 융합형 인문교육은 아이들의 사고 확장에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이 교육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그림책 한 권을 읽더라도 10가지 관점으로 읽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보통의 독서 교육이 줄거리 이해와 독후감 작성에 집중한다면, 그림책 기반 인문학 수업은 이야기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예를 들어 ‘신데렐라’를 읽더라도 주인공의 관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요정의 입장, 계모의 시선, 심지어 유리구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다시 상상해보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익숙한 사고의 틀을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훈련은 단순한 상상력 교육에 그치지 않는다. 글자 너머의 맥락을 읽고, 감정과 관계를 해석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각화하는 과정 자체가 깊이 있는 문해력과 철학적 사고를 키우는 경험이 된다.
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이 강조하는 탐구 중심 학습과도 맞닿아 있다. 아이들은 질문을 만들고, 스스로 답을 탐색하며, 예술적 표현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공유한다. 정답을 외우는 대신 사고의 과정을 배우는 셈이다.
특히 미술은 이러한 탐구 과정을 자연스럽게 확장시키는 도구가 된다. “왜 이 장면은 어두운 색으로 표현됐을까?”, “배경이 낮이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같은 질문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서로 다른 해석을 존중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답 없는 경험’이다. 같은 그림책을 읽어도 아이마다 전혀 다른 그림과 해석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타인의 생각이 자신과 다를 수 있음을 배우고, 다름을 인정하는 공감 능력을 키워간다. 이는 단지 예술 교육의 효과를 넘어 건강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된다.
AI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독창적인 시각, 새로운 질문, 감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석은 기계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미래 교육 역시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답을 가르쳤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만들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칼럼니스트 이연지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교육과 예술을 융합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력해온 교육 전문가다. 2017년 9월부터 ㈜책읽는미술관 프랜차이즈 대표를 맡아 교육 콘텐츠 개발과 운영을 이끌어왔다. 현재 ㈜책읽는미술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과 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 연구에 힘써왔으며, ㈜인터불고 뮤즈랩 대표로도 활동해왔다. 또한 (사)한국휴먼이미지디자인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으로 학술 활동을 병행해왔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수상 작가로서 공공기관과 대기업 미술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예술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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