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별거·동거 종료자 절반 “이별 전후 폭력 경험”… 10명 중 7명은 대응 못 해
여성 이별 폭력·스토킹 피해 더 높아… 피해 미신고 이유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 같아서”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사람 2명 중 1명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이별 폭력’ 피해에도 10명 중 7명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라도 경험한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7.6%, 남성 4.1%였으며, 2022년 조사(7.6%)보다 1.7%p 감소했다.
하지만 이혼·별거·동거 종료 경험자 가운데 절반(50.0%)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생 동안 배우자·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비율(14.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2022년(50.8%)과 비교하면 전체 피해 비율은 비슷했지만, 여성 피해율은 54.5%에서 59.6%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율은 47.4%에서 40.0%로 감소했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도 여성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이별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여성의 29.1%, 남성의 18.9%가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
특히 이별 후보다 이별 전 스토킹 피해 비율이 높았다. 여성은 이별 전 28.0%, 이별 후 11.5%였으며, 남성은 이별 전 18.6%, 이별 후 7.2%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 피해율이 여성 26.8%, 남성 16.3%였으며, SNS 감시나 계정 도용 등 기술매개형 스토킹 피해율도 여성 13.7%, 남성 9.9%로 여성 피해 비율이 모두 높았다.
복합적인 폭력 피해도 확인됐다.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 폭력 피해 경험자 가운데 2개 이상의 폭력 유형이 중첩된 복합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여성 22.8%, 남성 15.5%였다.
특히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경우 38.2%가 6개 이상의 폭력 유형을 동시에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성은 8.0%였다.
폭력 피해 당시 대응 여부를 보면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68.5%였다. 여성은 65.6%, 남성은 74.0%로 나타났으며, 2022년(53.3%)보다 15.2%p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가 36.3%로 가장 많았고,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31.4%) 등이 뒤를 이었다.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은 일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을 한 후 진심으로 후회한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응답은 23.8%에서 21.6%로, ‘어릴 때 학대를 당한 사람이 가정폭력을 하는 경우는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은 13.7%에서 12.0%로 감소했다.
다만 가정폭력을 피해자나 개인의 문제로 보는 인식은 오히려 높아졌다. ‘왜 피해자가 폭력행동을 하는 배우자 곁을 떠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41.2%에서 43.8%로 증가했고,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다’라는 응답도 20.5%에서 23.2%로 늘었다.
이웃의 가정폭력 신고 의향은 낮아졌다. 이웃의 아동학대 신고 의향은 43.6%, 부부간 폭력 신고 의향은 27.6%로, 2022년(각각 45.1%, 33.3%)보다 감소했다.
한편 가정폭력 관련 법·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높게 나타났다. ‘다른 가족의 가정폭력을 알게 된 경우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제도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77.9%, 피해자가 직접 접근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응답은 73.2%, 접근금지 위반 시 처벌받는다는 인지도는 72.8%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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