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과 두근거림 반복... 공황장애·자율신경실조증 증상 구분해서 치료해야
[권형근 원장과 알아보는 공황장애의 모든 것] 일부 증상이 겹칠 수 있는 공황장애와 자율신경실조증
칼럼니스트 권형근[email protected]수정 2026.10.29 19:55
갑자기 어지럽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반복되면 공황장애나 자율신경실조증을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검사에서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거나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면 불안감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어지럼증과 두근거림은 여러 신체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4년 어지럼증 진료 통계에 따르면, 어지럼증 및 어지럼(R42)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10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상병 코드로 진료받은 인원을 의미하며, 어지럼증의 모든 원인이나 실제 증상 경험자를 모두 포함하는 수치는 아니다.
공황장애 역시 꾸준한 진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7~2021년 건강보험 진료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 인원은 2017년 약 13.8만명에서 2021년 약 20.5만명으로 44.5% 증가했다. 다만 이는 해당 기간의 통계이므로 현재 환자 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자율신경실조증’은 다양한 자율신경계 증상을 포괄해 사용되는 표현으로, 통계상 어떤 진단 코드와 집계 기준을 적용했는지에 따라 환자 수가 달라질 수 있다.
◇ 어지럼증과 공황장애, 어떻게 구분할까?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밀려오면서 심장 두근거림, 호흡 곤란, 식은땀, 가슴 답답함, 어지럼증 등이 동반되는 공황발작이 특징이다. 이후 발작이 다시 나타날까 봐 지속적으로 걱정하거나 대중교통, 운전, 사람이 많은 장소 등을 피하게 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어지럼증과 두근거림이 함께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인 것은 아니다. 귀의 평형기관 문제나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빈혈 등도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처음 겪는 증상이거나 이전보다 강도가 심해졌다면 불안 문제로만 생각하지 말고 신체적 원인을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자율신경실조증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까?
자율신경계는 의식적으로 조절하지 않아도 심박수와 혈압, 체온, 땀 분비, 소화 기능 등이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돕는다. 이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가슴 두근거림, 일어설 때의 어지럼증, 식은땀, 소화 불편, 체온 변화에 대한 민감성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은 일부 증상이 겹칠 수 있지만 동일한 상태는 아니다. 공황장애에서는 갑작스러운 공포와 불안, 발작 재발에 대한 걱정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의심될 때는 자세 변화에 따른 맥박과 혈압의 변화, 발한과 소화 기능 등 신체 조절 양상도 함께 살펴야 한다.
또한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어지럼증이나 두근거림을 모두 스트레스 또는 자율신경 문제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진료과에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
◇ 원인을 찾기 위한 어지럼증 검사는?
진료에서는 어지럼증이 시작된 시점과 지속 시간,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인지 또는 쓰러질 듯 아찔한 느낌인지, 자세를 바꿀 때 심해지는지 등을 확인한다. 두근거림과 호흡 불편, 두통, 청력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지와 복용 중인 약물도 중요한 확인 사항이다.
증상에 따라 혈압과 맥박 측정, 심전도, 혈액검사 등을 고려할 수 있으며, 회전성 어지럼증이나 보행 불안정이 두드러지면 귀의 평형기관이나 신경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경과를 살피고 추가 평가가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 공황장애·자율신경실조증 치료는 어떻게 접근할까?
공황장애로 진단되면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증상의 빈도와 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동반 질환 등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증상이 나아졌다는 이유로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우선 증상의 원인과 신체 상태를 살펴 개인에게 맞는 관리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일정한 수면과 식사, 무리하지 않는 신체활동, 과도한 카페인과 음주를 줄이는 생활관리는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어지럼증과 두근거림이 반복될 때 공황장애나 자율신경실조증으로 미리 단정하기보다 증상이 발생하는 상황과 지속 시간, 함께 나타나는 신체·정서적 변화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다. 증상이 비슷해 보여도 원인은 다를 수 있는 만큼, 신체 질환 여부와 불안 증상 등을 함께 평가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흉통, 심한 호흡곤란, 실신, 한쪽 팔다리의 마비 또는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두근거림을 단순한 스트레스로 여기기보다 필요한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칼럼니스트 권형근은 해아림한의원 인천부평점 원장으로, 침구과 전문의를 수료한 후 통증 및 신체 증상을 중심으로 진료해왔다. 진료 과정에서 만성 통증,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등 다양한 신체 증상에 심리적 긴장과 자율신경의 불균형이 깊게 관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신경정신과 진료 영역까지 진료 범위를 넓히게 되었다. 현재 자율신경실조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불면증, 틱장애, ADHD 등을 주로 진료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의 균형을 함께 회복하는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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