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을 위해 '기업은 지금'
일·가정 양립을 위해 '기업은 지금'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06.29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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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직장도 가정도 행복한 그 날까지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여성의 사회 진출이 당연시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 강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맞벌이 부부의 일과 육아 양립을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 대다수는 경제적 이유, 회사 분위기 등을 이유로 이런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문화는 몇 가지 정책만으로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기업과 개인들이 함께 노력해 부족한 점들을 채워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와 기업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용기 있게 일·가정양립 제도를 사용한 부모들의 삶도 들여다본다.


[특별기획] '직장도 가정도 행복한 그 날까지' 기사 싣는 순서


①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는 지금'
② 일·가정 양립을 위해 '기업은 지금'
③ 일과 가정 둘 다 잡은 '부모는 지금'


"일과 가정생활을 균형 있게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의 '일·가정 양립'. 최근 정부가 나서 기업과 함께 외치는 구호다. 하지만 구호를 외치기는 쉬워도 실천은 어렵다. 회사에서 일하는 만큼 가정생활에도 집중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지만 사회 여건상 둘 다 살뜰히 해내기란 쉽지 않다.


정시 퇴근을 막는 무언의 압박, 임신을 곧 퇴사로 여기는 분위기……. 가정생활에 충실하고 싶은 부모는 직장에서 날 선 눈초리를 견뎌야 한다.


결국 기업 내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없다. 사업주의 의지에 상사의 배려가 더해질 때 직원들은 임신과 출산 및 육아 등의 가정생활과 직장 근무를 균형 있게 해낸다.


여기 직원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둘 다 잘 해내도록 지원하는 기업 세 곳이 있다. 롯데면세점, 유한킴벌리, 아이패밀리FC가 주인공이다. 이들 기업이 실시하고 있는, 다른 기업이 보암직한 정책들을 모아봤다.


◇ 임신과 출산을 축복하는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적극 지원한다. 사진은 회사에서 직원과 직원의 가족을 위해 마련한 행사 모습.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적극 지원한다. 사진은 회사에서 직원과 직원의 가족을 위해 마련한 행사 모습.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직원의 평균 근속 기간은 2013년을 기준으로 12년이다.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를 포함해도 10년이다. 판매직과 사무직을 합친 결과다. 동종 업계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 다른 유통기업인 S기업은 같은 해에 평균 근속 기간이 7.8년에 그쳤다.


롯데면세점이 여성 판매직원이 많은 회사임에도 근속 기간이 긴 이유는 임신과 출산, 육아를 응원하는 문화를 정착시켰기 때문이다. 양희상 HR팀장은 "롯데면세점은 성별을 떠나 모두가 다니기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고민해왔다"며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후에도 안정적으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은 직원이 출산하면 축하금으로 20만 원, 선물로 분유 6통을 보내준다. 자녀 학자금과 보육비는 자녀 숫자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급한다. 출산 전에 태아 검진을 받는 날은 휴가를 쓸 수 있다.


육아휴직은 최대 1년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이용률은 90%에 달한다. 1년에 육아휴직 중인 직원이 평균 20~30명이다. 1년에 롯데면세점에서만 탄생하는 아이가 20명 이상인 셈이다. 휴직을 마친 직원은 100% 복귀했다.


지난해 도입한 '가족사랑의 날'도 정착했다. 가족사랑의 날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캠페인으로, 매주 수요일은 정시에 퇴근하자는 운동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1월부터 6시가 넘어가면 컴퓨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게 했다. HR팀은 각 사무실을 돌며 정시 퇴근을 재촉했다. 이제는 수요일은 당연히 집에 일찍 가는 날로 여기는 분위기다.


또 일하는 엄마, 아빠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 한 달에 1번 회사에서 가족들을 초청해 행사를 연다. 가족에게 일터를 소개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유통업의 특성상 직원 전체가 시간을 맞추기 어렵지만, 행사 대상자의 1/3가량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다.


◇ 생애 주기에 맞춰 지원하는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2011년 가족친화경영팀을 구성해 직원들의 가정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임산부 우선석에서 근무하는 임신부 직원의 모습.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2011년 가족친화경영팀을 구성해 직원들의 가정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임산부 우선석에서 근무하는 임신부 직원의 모습. ⓒ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일찍부터 '가족 친화 경영'을 주요 목표로 삼은 기업이다. 경영진이 "사원들의 삶을 배려해야 업무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가족친화경영팀을 신설하고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에 관심을 뒀다.


유한킴벌리는 남성들의 육아 참여를 돕기 위해 '아버지 학교'를 운영한다. 육아 부담을 남녀가 함께 나눠야 여성의 경력 단절이 줄어들고, 남성 역시 행복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아버지 학교는 자신을 점검할 기회도 준다. 한마디로 한 가정의 가장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수업이다.


유한킴벌리는 교육이 한 번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가족친화경영팀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족친화지수를 조사해 사원들의 가족 관계를 향상할 방법을 모색했다. 조사는 본사와 대전, 충주, 김천 등에서 일하는 30~50대 사원과 배우자 3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나이에 따라 도움일 필요한 부분이 달랐다. 30대는 가정을 꾸리나 아이가 생기면서 새롭게 생긴 역할 때문에 피로감을 느꼈고, 40대는 가족과 소통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고민이었으며, 50대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도 대화할 방법을 몰라 곤란을 겪었다.


유한킴벌리는 세대별로 시행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처음으로 아이가 생긴 30대를 대상으로는 부부프로그램을 실시하고, 40대 직원들은 유연근무제와 휴가를 활발히 사용하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50대 직원들을 위해서는 예비 시니어 부부학교를 진행하려고 한다.


임산부를 위한 정책 중에는 산전 휴직이 눈에 띈다. 산전 휴직은 법으로 규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회사 차원에서 실시하는 정책이다. 임신부는 최고 3개월까지 산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임산부우선석으로 지정한 점도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를 엿보게 한다.


◇ 근무 시간을 융통성 있게 쓸 수 있는 '아이패밀리FC'


아이패밀리FC는 직원이 필요에 따라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사진은 아이패밀리FC 전체 직원이 모여 사진을 찍는 모습. ⓒ아이패밀리FC
아이패밀리FC는 직원이 필요에 따라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사진은 아이패밀리FC 전체 직원이 모여 사진을 찍는 모습. ⓒ아이패밀리FC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정책은 이런 대기업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업주가 제도를 만들고 정착에 힘쓰면 회사 규모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결혼전문회사인 아이패밀리FC가 그 증거다.


아이패밀리FC는 직원들이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어린 자녀의 통학을 직접 챙길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4시간 이내에서 조정하는 리프레쉬 제도, 육아 때문에 갑자기 출근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모바일로 일하도록 하는 스마트워크 제도가 대표적이다.


아이패밀리FC 관계자는 "새로운 형태의 제도라도 직원들은 빠르게 적응한다"면서 "만족도도 높다"고 전했다.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회사를 잠시 떠났던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제도도 있다. '고백 투 커리어(GO BACK TO Career)'는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입사 전형이다. 나이 제한은 없다. 이 전형을 통해 입사한 여성 근로자는 모두 육아를 병행하며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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