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과보육 허용한 이유 알고보니
정부가 초과보육 허용한 이유 알고보니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6.02.29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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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육료 부족분 메우려는 정부의 속셈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가 ‘탄력 편성’이란 이름으로 어린이집의 초과 보육을 허용해 보육 현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보육교사는 아동학대가 일어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반면, 원장은 문제가 없는 조처라고 찬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지난 24일 만 0세를 제외한 영유아 반의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을 담은 ‘2016년 보육사업안내’를 확정해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 복지부는 이번 지침에서 시도지사가 관할 지역의 보육 환경과 어린이집 운영 여건을 고려해 어린이집 총 정원 범위 내에서 지방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반별 영유아 수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교사 1명당 원아의 비율을 만 1세는 5명, 만 2세는 7명, 만 3세는 15명, 만 4세 이상은 2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침으로 만 1세는 6명, 만 2세는 9명, 만 3세는 18명, 만 4세 이상은 23명까지 교사 1인당 원아 숫자를 늘릴 수 있게 했다.


◇ 보육교사, 시민단체 “보육의 질 떨어진다”


소식을 접한 보육교사들과 시민단체는 반발했다. 정부의 이번 방침은 보육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를 방지하겠다는 목표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서울교육보육포럼·아이들이행복한세상·인천보육포럼·인천보육교사협회·참보육을위한부모연대·참여연대·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초과 보육 허용을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이 높아지면 보육의 질이 나빠지고 아이들도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 우리나라는 지금도 선진국보다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이 높은데 이마저 높이면, 아이들과 교사들이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린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초과 보육을 주도한 장본인으로는 정부와 민간어린이집 운영자들을 지목했다. 성명에서 "마땅히 국가가 책임져야 할 보육을 민간시장에 맡겨서 국가 재정을 줄이려는 정부와 이윤 창출을 위해 아이들과 교사의 인권과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민간어린이집의 이해관계가 낳은 참극"이라고 표현했다.


보육교사 노조는 이는 박근혜 정부가 내건 정책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2013년 보육사업안내를 발표하면서 보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2014년부터 초과 보육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2년간 제도를 보완해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할 예정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는 지난 26일 별도로 낸 성명에서 “보건복지부가 초과 보육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복지부도 이미 우리나라의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아동학대임을 인지한 것”이라며 “이번 발표는 그간 정부가 내세운 ‘초과 보육 금지 원칙’을 스스로 뒤집은 아동학대 지침”이라고 평가했다.


어린이집 교사 1인당 아동 비율을 늘리게 되면 보육의 질은 저하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할 아동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어린이집 교사 1인당 아동 비율을 늘리게 되면 보육의 질은 저하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교사 1명이 담당해야 할 아동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어린이집 원장 단체는 환영 성명


반면 어린이집 원장들은 정부의 지침을 환영하고 나섰다. 어린이집 원장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이하 한어총)와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이하 한민련)는 한 목소리로 초과 보육을 환영한다고 성명을 냈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상대 단체의 회장 자격을 문제 삼는 등 대립하던 두 단체가 이번만은 의견이 같았다.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는 초과 보육을 허용해도 보육의 질이 떨어지거나 아동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올해 1만 8000여 명의 누리과정 보조교사와 영아반 보조교사를 확대, 배치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췄고, 전체 어린이집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설치하고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등 영유아의 권익을 최우선을 여긴다”는 것.


한민련 역시 초과 보육 허용은 “어린이집 운영자 입장에서 필요하고 타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민간어린이집은 학기 초에 어렵게 반별 정원을 채워서 운영하다가도 학기 중에 아동이 이사하는 등 결원이 생기면 손실이 생기는 일이 흔하다. 초과 보육은 이렇게 생긴 운영 손실을 보전할 대체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두 단체는 초과 보육이 학부모에게도 좋다고 주장했다. 한어총은 가까운 어린이집에 자녀를 계속 보내고 싶은 학부모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고, 한민련은 반별 정원 때문에 두 자녀를 한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는 일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 “부족한 예산 탓에 결국 초과보육 선택”


초과 보육이 허용된 배경에는 민간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의 견해가 일치했다. 한민련과 보육교사 노조는 초과 보육이 생긴 원인으로 돈 문제를 지적했다.


국회가 지난해 보육료를 6% 인상하도록 예산을 짰지만, 정부는 3월부터 6월까지는 보육료를 3% 인상하고 7월부터 보육료를 6%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보육료 인상이 기대와 다르게 진행되자 한어총은 3월부터 보육료를 6% 인상하라고 정부에 요구해 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보육협의회는 보육료 인상의 부족분을 메우려 초과 보육을 시행한다고 봤고, 한민련도 보육료가 현실화됐다면 초과 보육을 주장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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