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코웨이가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니켈(Nickel)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난 1년간 소비자들에게 밝히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부터 정수기에서 금속 가루가 떨어진다는 소비자 불만을 접수한 뒤,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얼음을 제조하는 주요 부품이 벗겨지면서 니켈 가루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니켈은 폐암과 비강암 등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코웨이는 소비자에게 이러한 사실을 즉각 알리지 않고 AS, 입고수리, 제품교환 등으로 해당 제품을 개선 조치해오고 있었다.
최근 이 사실이 불거지자 코웨이는 지난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니켈은 견과류 및 곡류뿐만 아니라 녹차와 같은 일상적인 식품으로부터 섭취 가능한 물질"이라며 "체중 10kg의 영유아가 매일 1L씩 7년간 섭취해도 건강상 유해하지 않은 수준의 농도"라고 공식 해명했다. 또한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원하면 교환해주고, 해약을 원할 경우 위약금 없이 처리해주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웨이의 해명과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 "그 사이 마신 물은 어떻게 보상할 거냐"
소비자들은 코웨이의 늦장 대응을 비판하며 그간 지불했던 렌탈료 반환을 요청하고 있다.
아이디 jh○○○은 "(기사가) 부품 교체할 때 '기계교체는 까다로워서 함부로 안 해준다'고 생색내더니 이런 큰 사건을 쉬쉬한 거였나. 결국 방금 해약했다. 그럼 18개월 동안 마신 발암물은 어떻게 보상할 거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Lovely○○맘은 "더 이상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잃어 쓰고 싶지 않다. 너무 괘씸하다. 이 정도면 소송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물 끓일 때 회색가루 떠 있는 거 보고 주전자 문제인 줄로만 알았는데, 여태껏 그 물로 우리 아이 분유 타주고 밥 짓고 과일 야채 씻어 먹인 거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현재 코웨이는 제품 교체 및 해약 조치는 해주고 있지만, 제품 및 렌탈료 환불에 관한 조치는 하고 있지 않다.
올○○○는 "피해보상을 해줘도 시원찮을 판에 그동안 마신 중금속 물에 대한 렌탈료를 받겠다는 게 어이가 없다. 당연히 렌탈료 환불에 피해보상도 해줘야 한다"며 "위약금 없이 해약해주는 걸 선심 쓰는척하고 있다. 소송당해 봐야 정신 차리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쮸○○는 "렌탈비 환불 못 해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다. 지금 피해 보상은커녕 중금속 물 돈 주고 사 먹으란 거니, 진짜 우리 아기들한테 미안해 죽겠다"고 토로했다.
◇ "정수기 못 쓰겠다"
이번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은 코웨이 정수기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정수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그랙○○○○은 "큰 아이 임신 때부터 둘째를 임신 중인 지금까지 믿고 써왔는데 배신감에 화가 난다. 정수기를 아주 없애자니 불편할 거 같고 바꾸자니 불안하고 어쩌면 좋으냐. 믿고 쓸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짱짱○○은 "정말 정수기도 믿을만한 게 못되나 보다"고 토로했다.
라니○○○은 "일반 정수기는 괜찮지 않겠냐"면서도"한편으로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는 차라리 물을 끓여 먹겠다는 입장이다.
목미○○은 "백일도 안 된 둘째 신생아 때부터 그 물로 분유 타 먹이고, 첫째는 그 얼음을 시도 때도 없이 먹었는데 열불 난다. 당분간은 생수 사다 끓여 먹어야겠다"고 전했다.
◇ "가습기살균제 사태 아니냐"
일각에서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번 정수기 사건이 가습기살균제 사태와 공통분모가 존재한다는 것.
코웨이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미국 환경 보호청 기준에서 (니켈은) 0.5mg/day로 제시돼 있으며 건강상 유해하지 않다. 검출된 성분은 외부 전문가 조언 등 다방면의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인체에 무해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업체들도 제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자 "기준치 이하이므로 안전하다. 외부 검사를 통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밝혔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수 년이 지난 지금 결국 연구 결과가 조작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수많은 피해자들만 남은 상황이다.
아이디 김○○은 "결국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 꼴 되는 거 아니냐"며 "(가습기살균제 업체처럼) 진실을 은폐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해민○○○은 "가습기 살균제도 외부 검사에서 다 통과됐지만 다 거짓이었지 않냐. 불안해서 못 쓰고 있다"고 전했다.
ye○○○는 "제2의 옥시다. 숨기고 기사 내리고 하면 없던 일이 되냐"며 "고객들을 호구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가습기,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이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국민들은 보조 제품을 통해 좀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보고자 구매하지만, 기업들은 이 점을 악용해 생활 필수품인 것처럼 엄청난 광고와 홍보를 한다"며 "이 사태로 본질을 꿰뚫어 볼 필요가 있다. 대기 및 물 오염에 대한 안전이 해결되면 이러한 제품이 필요 없다. 근본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수돗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문제"라고 시사했다.
한편, 현재 코웨이 고객센터는 전화 연결이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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