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역량 모르면서 영유아 사교육으로 시간 낭비"
"미래 역량 모르면서 영유아 사교육으로 시간 낭비"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7.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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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9일 제3차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 '아동 놀 권리' 논의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에서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유아·초등학생 적정 학습시간 및 휴식시간 보장 법제화‘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5월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하고 “포용국가의 주춧돌인 아동에 대한 국가 책임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이 행복한 나라”라는 비전에 따라 보호·인권 및 참여·건강·놀이 등의 4대 전략과 16개 과제로 구성된 이번 정책은 UN 아동권리협약이 아동의 권리로 규정한 생존권·발달권·참여권·보호권을 국가가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그 중에서도, ‘놀이권’은 아동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지역사회와 창의적 놀이를 통해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담았다. 아동은 더 이상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행복을 누려야 할 권리 주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아동의 현실적인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세 번째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을 기획했다.

한국유아교육학회와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이 육아정책연구소와 함께 이번 행사를 주최했다.

임수진 동신대학교 유아교육학과 교수와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은 가운데, 이종희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오경숙 면일어린이집 원장, 박다정 위례푸른초등학교병설유치원 교사, 트위터·페이스북 육아당 운영자인 왕혜진 씨가 토론자로 참석해 아동의 놀 권리 보장과 놀이의 의미에 대해 논의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육아정책연구소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책상에서 진행되는 특별활동, 놀 권리 침해 소지 있다”

‘우리나라 유아의 사교육 참여 실태와 놀이권’을 주제로 발제한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유아기 사교육은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광범위하게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놀 권리를 사교육과 연결해보면, 대부분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행해진다”며 영유아 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을 언급했다. 김 연구위원은 “미래에 어떤 역량이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유아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영유아 때 한 달 동안 할 분량을 초등학교 3학년에 하면 하루이틀에 통달할 수 있어 아이들이 실컷 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교육은 사회복지 및 노동정책과 교육정책 측면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구조를 고려해 국민 삶의 질을 보장하고, 부모 노동시간을 감소해 양육시간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사회 인프라를 확충해서 부모의 사교육에 대한 개별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교육정책에서는 ‘대입정책 개편’을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영유아 부모를 면담해보면 대학을 잘 보내는 것에 목표가 있기 때문에 사교육을 찾는다”며 “교육의 질 재고를 통한 공교육 신뢰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사 대 아동비율을 낮추는 한편, 사교육을 공교육의 보완재로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놀 권리의 관점에서, 2018년 보육실태조사를 인용해 영유아 보육·교육기관에서 하는 '학습 위주' 특별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유아가 하는 특별활동은 평균 2.9개이며, 4명당 1명이 5개 이상의 특별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어린이집과 유치원 특별활동이 학습 중심으로 이뤄지면 놀 권리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를 두고 “일과표가 30분~1시간 단위로 프로그램이 연결되는 수업 방식이고 책상에서 워크북을 작성하고 학습지를 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것은 아동의 쉴 권리와 놀 권리를 침해한다”고 말했다.

9일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에서 임수진 교수는 "아동의 놀이를 성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9일 ‘아동 행복, 육아행복 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2019 육아정책 심포지엄에서 임수진 교수는 "아동의 놀이를 성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놀이, 성인 관점 해석에 유의… 정책과 아이들 간 인식 차이 줄여야”

김 연구위원의 발표에 앞서, 임수진 교수는 ‘놀아서 행복해요 : 유아의 놀 권리와 행복의 실현’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행복을 심리적 상태와 환경적 조건으로 나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아동의 행복은 이 두 가지 차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교수는 “놀이는 인간 발달에 중요한 것이지만, 성인의 관점에서 과다하게 해석하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빅카인즈를 이용한 단어 구름을 제시하며 정책 입안자·연구자·학부모가 생각하는 놀이와 아이들의 놀이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아동의 놀이 활동은 정지된 상태가 아니”라고 말했다. “놀이하는 경험이 다음에는 학습의 과정으로 전이하기도 하지만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교육과정 안에서 왔다갔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정책적인 지원이 아동의 놀 권리 실행에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경험하는 것은 놀이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아이들과 정책 사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본질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종희 동덕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토론을 통해 “유아 기관이 ‘놀이학원’으로 명명된 것은 우리 사회의 놀이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고 왜곡돼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회정책적 시도들로 놀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아동의 놀 권리 향상에 대한 실효성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놀 권리가 실효성을 띄지 못하는 이유로 ‘부모의 불안’을 들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놀고자 하지만 어른들은 못 놀리겠다는 생각이 집단 심리처럼 작동되고 있다”며 “놀이 관련 정책은 잘못 작동되고 있는 심리와 인식의 개선책을 물리적인 개선책과 함께 갖고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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