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농성 14일' 아이돌보미 노조, 파업 말하는 이유는?
'노숙농성 14일' 아이돌보미 노조, 파업 말하는 이유는?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9.17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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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배민주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가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마련한 노숙 농성장. ⓒ배민주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가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마련한 노숙 농성장. ⓒ배민주

“모두가 함께 하는 따뜻하고 편안한 추석, 여성가족부가 함께 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10일 이같은 제목으로 추석 연휴기간 중 민생안정 지원안을 발표했다. 여가부가 “추석 연휴 기간에도 중단 없이 제공한다”고 발표한 서비스 중에는 ‘아이돌봄 서비스’도 있었다.

정작 추석과 같은 긴 연휴기간은 아이돌보미 노동자에게 반갑지 않다.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주휴수당은 4주 평균 근무시간이 주 15시간이 넘는 노동자에게 지급한다. 평소에도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아이돌보미는 20%가 넘는다.

2017년 기준 아이돌보미 평균 임금은 82만 9000원이다. 게다가 이곳저곳에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 보살피지만 교통비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보미 노동자 주머니에 남는 급여는 더 줄어든다.

지속적으로 처우개선을 요구해온 아이돌보미 노동자들. 이들이 속한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노숙 농성장을 꾸렸다. 여가부 앞이 아닌 서울시청 앞에 농성장을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16일 배민주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사무국장에게 노숙농성을 시작한 이유와 그 성과에 대해 질문했다. 아래는 배 국장과 한 일문일답이다.

지난 1월 베이비뉴스와 만나 아이돌봄 서비스에 숨어있는 문제점을 설명해준 배민주 사무국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1월 베이비뉴스와 만나 아이돌봄 서비스에 숨어있는 문제점을 설명해준 배민주 사무국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Q. 추석 연휴가 끝났다. 아이돌보미에게 명절은 어떤 의미인가?

A. “휴일이 길었기 때문에 주휴수당을 못 받는 아이돌보미가 많아졌을 것이다. 그래서 ‘명절에도 주휴수당을 포함시켜주든지, 기본근무 60시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Q.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A. “아이돌보미 처우 개선을 위해서 서울시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시에서는 관심이 없었다. 시에 받을 수 있는 게 있다면, 이를 요구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농성에 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한 것도 2년이 넘었다.”

Q. 서울시는 아이돌보미 처우개선을 위해 어떤 것들을 지원할 수 있는가?

A. “아이돌봄 서비스는 여가부에서도 예산을 내리지만 시나 구에서도 예산을 준다. 서울 서초구는 아이돌보미에게 교통비 1만 원을 지급한다. 내년부터는 식대 1만 원까지 지원한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인데, 활동 지역에 따라 2만 원의 차이가 생긴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나. 

서울시장을 만나고 싶다고 한 것은 요구안이 있다기보다, 아이돌봄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서울시에서 따로 진행하는 사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렁각시’ 사업인데, 아이돌봄과 비슷한 사업이지만 근무 조건이 좋다. 아이돌봄 서비스는 국가 정책 사업 중에서 중요한 사업이지 않나.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을까’를 논의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마련된 아이돌보미 노숙 농성장에서 지난 9일 서울시 측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배민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마련된 아이돌보미 노숙 농성장에서 지난 9일 서울시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배민주

Q. 농성 중에 서울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나?

A. “지난 9일 서울시 아이돌봄 서비스 담당 과장과 팀장, 사무관이 농성장에 방문했다. 아이돌보미 40~5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시간제 돌봄 서비스 선생님 대상 시간당 500원씩 추가 지원을 비롯해, 건강검진비와 독감·B형간염 등 전염병 예방접종 비용 지원 등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서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예산안은 올렸지만, 시의회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확답은 못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이 정도쯤은 노력해줄 것이라는 믿음하에 농성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Q. 농성 전 가졌던 목표에서 몇 퍼센트 정도 해결됐다고 생각하는가?

A. “농성장 방문 때 담당자들이 ‘이것만큼은 어떻게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공무원에게서 이런 약속 받기 어렵지 않나(웃음). 이 약속에 80~90% 정도로 희망을 걸어본다.”

Q. 이제 서울시와 대화했을 뿐이다.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진행한 단체교섭이 결렬됐고, 여가부를 법적 사용자로 세우는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A. “우리는 무리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줬다 뺏은 것이라도 돌려달라는 거다. 명분을 만들어서 주던 돈을 안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예를 들어 매달 10만 원씩, 1년에 120만 원 주던 경력수당을 올해부터 없애버렸다. 대신 명절 상여금 명목으로 10만 원~40만 원을 두 번에 나눠 지급했다. 120만 원 받던 사람이 80만 원만 받게 된 셈이다. 그 이유가 ‘근로자로 인정하면서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내년도 시급도 최저시급 준해서 주려고 한다. 최저임금 받으면서 교통비까지 부담해가며 일하면 최저임금도 못 미치는 금액으로 일하는 것이다. 당연한 걸 요구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이번에 쟁의권도 따냈기 때문에,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총파업도 마다하지 않겠다.”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노숙 농성장을 세웠다. ⓒ배민주
아이돌보미 노동자들이 속한 공공연대노조 서울경기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 앞에 노숙 농성장을 세웠다. ⓒ배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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