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감 가득한 지금, 그래도 ‘의미’ 있었다고 기억하려거든
절망감 가득한 지금, 그래도 ‘의미’ 있었다고 기억하려거든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20.02.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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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지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전국이 ‘코로나19’로 불편하고 불안하고 심지어 무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이루어지던 어린이집 휴원은 급기야 전국의 어린이집 휴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16개월, 4살 유아의 확진 소식이 들리자 부모님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커집니다. 마스크가 일상화되었지만, 마스크 소재 때문에 얼굴이 헐기도 하고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밖으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갑갑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만 있기에도 그렇고 이래저래 진퇴양난입니다.

어차피 모두가 겪어야 하는 일이고 개인이 위생을 철저히 하는 방법 외에는 없는 요즘. 바깥에서 들려오는 확진자 확대, 마스크 대란, 어린이집 휴원, 학교 휴교, 회사 폐쇄 등 끊이지 않는 암울한 소식에 우리는 무기력합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이라고 아무것도 못 한 채 공포속에서만 지내야 할까요?

◇ 무력하고 힘든 현실이지만… 아이들과 의미 있는 시간 만들 '기회'

전국이 코로나 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 하지만 계속 절망속에서만 지내서야 되겠습니까? ⓒ베이비뉴스
전국이 코로나 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상황, 하지만 계속 절망속에서만 지내서야 되겠습니까? ⓒ베이비뉴스

「천재가 된 제롬」을 쓰며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에란 카츠는 ‘우리 마음속에 슬프고 실망스러운 기억으로 분류되는 것들을 좋은 기억으로 치환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없는 것을 있었던 것으로 치환하자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곳에서 겪어야 했던 실망스러운 기억에 대한 경험을 바꾸자는 말입니다. 이런 인간의 능력은 동물들에게는 없는, 신이 인간에게만 준 선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이라는 책에서 주인공 제롬의 경험을 토대로 이런 말을 합니다. 

제롬이 가족들과 공원에 놀러 갑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연못은 말라 있고 관광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가 잔뜩 쌓여 지저분했습니다. 제롬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그 연못을 보고 무척 실망했지만, 나쁜 기억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보기로 합니다. 제롬과 가족들은 나무 밑에서 카드놀이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시간이 흐른 후 가족들은 그 연못을 너무나 행복했던 한때를 보낸 곳으로 떠올립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Five Gifts For The Mind’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위한 선물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코로나19로 이도저도 못하는 지금은, 바이러스에 역습을 당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가 아니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게 교육을 받는 부모님들께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 이 시기, 어느 때보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자고요.

◇ 아이들과 대화 하다보면, 혐오와 공포 넘어선 새로운 '발견' 따를 것

엄마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어떤 아이는 ‘코로나’를 주제로 시를 썼습니다. 물론 바이러스가 주인공은 아닙니다. 망원경으로 달을 관찰을 하려고 하는데 달이 안 나왔던 밤이었죠.

달은 왜 안 나올까?

왜 달은 오늘 안 나왔을까?

혹시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근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달은 못 나오는데

해님은 나왔을까?

코로나바이러스는 따뜻한 걸 싫어하잖아.

해님은 따뜻해서

그래서 나왔나봐

좋겠다.

지금 내가 달을 못 보니

아까 내가 했던 말이 맞을지도 몰라

내일은 달이 나오겠지

서영이 그림. ⓒ장성애
'코로나'를 주제로 시를 쓴 아이가 그린 그림. ⓒ장성애

아홉 살이 된 또 다른 아이에겐 “코로나가 뭘까?”라고 물으니 “태양 주변에 솟아오르는 불길”이라며, 아직 심각성을 모르고 제법 전문적인 답을 하기도 했답니다. 여섯 살 동생은 “코로나가 뭐야?”라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또박또박 말하고, 팔로 입을 가린 뒤 기침과 재채기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자기 전 “오늘도 우리 가족을 무사히 지켜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매일 기도를 한다고도 하네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어쩔 수 없이 함께 하는 일상이지만, 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아이와 나눌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원인도 아이와 함께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인류는 바이러스의 역습을 많이 겪었습니다. 바이러스를 주제로 역사여행을 해봐도 좋겠습니다.

한편 이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박쥐에 대해 혐오감만 이야기하기보다는, 공부할 거리를 충분히 마련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지난 23일 중앙일보에 실린 ‘‘1㎏ 만원' 똥도 귀한데···'코로나 숙주' 박쥐는 억울하다’를 가지고 공부를 해보면 더욱 재미가 있을 겁니다.

기사 제목도 재미있는데, 박쥐가 일부러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도움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안다면 현재 상황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을 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관심 가질 수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무조건 현재 사태를 무서워하고 아이들에게 공포만을 심어주기보다는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더 진지하게 우리 인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19는 앞으로 어떻게 변종이 될지 모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대비하지 않고 반복해서 같은 일을 겪는다면, 경험이 주는 지혜를 배우지 않는 우를 범하고 마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가정을 꾸렸을 때 또 이런 일이 닥친다면, 자녀들과 어떻게 이 시간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지 가르쳐 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거나,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우리가 지금 아이들과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슬프고도 공포스러운 현실 속에서 아이들과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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