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집에서 놀고 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와, 받은 위자료도 있겠다. 난 언니가 은근 부럽더라.”
“내가 살게. 나 양육비 받잖아. 모자르면 윤미 애인한테 전화해서 더 보내달라고 그러지 뭐. 그런 건 군소리 없이 잘 보내주거든.”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양육비를 받는 양육자의 모습을 왜곡되게 그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의 지난 18일 방송된 14회 방영분에서 송가희(오윤아 분)가 식당에서 열린 옛 직장동료 모임에서 비싼 밥값을 계산하겠다고 하면서 “양육비 받는다”며 주변의 만류를 거절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 장면에 앞서서는 송가희의 전 남편 김승현(배호근 분)과 연애 중이자, 송가희의 이전 직장 동료가 ‘양육비와 위자료를 받기 때문에 부럽다’고 송가희에게 힐난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드라마가 방송된 후 KBS 드라마 게시판에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보여주는 양육비와 한부모를 향한 그릇된 시선을 지적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18일자 게시글 ‘가족끼리 보는 주말드라마에 룸문화랑 여적여라니요’에서 작성자는 “남성이 자신의 아내와 불륜한 남성과 양육비로 살아서 좋겠다는 둥 기싸움 하는 장면은 (다른 작품에선) 본 적이 없다”며 “매우 시대역행적인 장면이라 많이 놀랐다”고 지적했다.
양육비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 대표 또한 이 드라마에 우려를 표시했다. 지난 22일 전화 인터뷰에서 강 대표는 “드라마 속 짧은 대사라도 양육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심어줄 수 있다”며, “양육비는 양육자가 쓰는 돈이 아니고 아이를 양육하기 위해 쓰는 돈”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부모 가족의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양육비를 확보하기 위해 눈치를 보는 마음 아픈 상황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기리에 방송 중인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성 상품화 연출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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