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유형에 관계없이 인건비 지원하라”
“어린이집 유형에 관계없이 인건비 지원하라”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11.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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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지난 2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지난 2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기 용인병) 주최로 ‘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줌(Zoom)을 이용한 실시간 화상 토론회로 진행됐으며 400여명이 참여했다.

표준보육비용이란 0~5세 영유아에 대한 적정수준의 보육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비용으로 ▲인건비 ▲교재·교구비 ▲급간식비 ▲관리운영비 ▲시설 설치비 등 5개 항목으로 산출해 책정한다. 어린이집에서 아이 한 명을 한 달간 돌보는 데 필요한 비용을 계측한 것이다.

다만 표준보육비용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보육료 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어린이집 원장 단체를 중심으로 ‘표준보육비용을 보육료 산정에 반영하라’는 요구는 지속해서 있었다.

이날 열린 토론회는 보육료 산정 기준인 표준보육비용이 시설 유형과 규모, 지역 등의 차이가 반영 안 된 채 연령별로 동일하게 책정돼 있어 소규모어린이집의 경우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시설 규모에 따른 보육료 책정 기준과 합리적인 영아 표준보육비용 단가 산정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 “표준보육비용 단가, 소규모어린이집 보육재정 특수성 반영해야”

김혜금 동남보건대 아동보육복지과 교수는 ‘보육교직원 인건비 중심으로’ 주제발표에 나섰다.

현재 인건비 지원 어린이집(국공립)의 영아반 교사는 월급여의 80%, 유아반 교사는 30%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 미지원 어린이집(민간·가정 등)은 보육료만으로 어린이집 재정이 운영되고 있는 상황.

김 교수는 “인건비 지원 차이는, 보육서비스의 질적 차이를 야기한다. 결과적으로 영유아는 인건비 지원 여부에 따른 보육서비스의 불공평한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어린이집인 가정어린이집은 원장이 교사를 겸직한다. 40인 미만 정원의 민간·가정어린이집은 조리원이 없어 원장을 비롯한 보육교직원들이 조리원의 역할마저 수행하는 등 현재 인력배치 기준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무상보육정책으로 부모의 보육비 부담은 감소했으나 어린이집의 보육비는 물가상승률만 반영해 상승했을 뿐 인건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린이집평가제 등 다양한 보육정책 변화를 원만하게 수용할 여건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 이루어진 표준보육단가 관련 연구는 어린이집 규모, 영유아의 연령, 보육시간 등으로 구분해 표준보육단가가 산출됐지만 소규모어린이집에 초점을 두고 표준보육단가를 산정한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영유아 정원 50인 이하인 소규모어린이집은 정원 규모가 큰 여타 유형의 어린이집보다 표준보육단가 산정이 어린이집 보육재정의 특수성을 반영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영아보육료 산정 선행연구에서 인건비 비율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보육교직원 인건비를 시설유형에 상관없이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건비가 보육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국가책임보육이란 국가가 인건비를 온전하게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표준보육비용 개념과 항목별 산출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필요”

‘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소규모어린이집 규모별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이어진 토론회는 공병호 오산대 아동보육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먼저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으로서 표준보육비용 산출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양 연구위원은 “정부는 2005년 시작으로 그간 네 차례 걸쳐 표준보육비용을 산출했으나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민간분과(2014년)와 가정분과(2018년),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2020년) 등 별도로 추진해 오기도 했다”면서 “정부 산출 기준이 현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각자 따로 조사하는 것 같다. 산출 기준 세부항목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아 연구자마다 다르다. 몇 호봉을 넣느냐에 따라 춤을 춘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3년 영유아보육법 제34조7항을 신설해 조사 시기, 산출항목(인건비, 급간식비, 교재교구비, 관리운영비, 시설비 5개 항목)과 심의절차 등에 관한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표준보육비용 개념, 산출기준(정원 규모, 인력배치 기준 등) 등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양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은 정부가 그간 추진한 표준보육비용 산정과 관련해, “정부 인건비 지원시설의 평균 인건비 지원기준이나 실태조사 결과를 참고해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산출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린이집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육료를 지속해서 인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로 추진된 표준보육비용 산출 연구마다 표준보육비용 개념이나 산출기준 등이 다르고, 아동 1인당 표준보육비용 단가 차이도 매우 컸다. 양 연구위원은 “향후 추진될 표준보육비용 산출 작업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표준보육비용 개념과 항목별 산출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영유아보육법 제34조7항을 개정해 법적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보육의 공공성은 국공립 확충의 문제가 아니다”

표준보육비용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는 학계와 현장에서도 두루 나왔다. 전정화 도란도란어린이집 교사는 가정어린이집 인건비는 최저임금에 준하고 있어 경력이 급여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탁상행정만 할 게 아니라 보육현장에 와서 아이들과 하루만이라도 일해보길 권한다”며 보육정책 담당 부서에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정순옥 코코어린이집 원장은 “보육의 공공성은 국공립 확충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 정부에서도 공공성 강화를 주요정책으로 삼고 있으나 보육의 현실을 보면 보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은 국공립확충이 대안이 아니라 현재 공급주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과 가정어린이집에서의 보육의 공공성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인건비와 관련해, “물가상승률, 최저임금상승 반영뿐 아니라 사회보험사용자부담금, 퇴직금 등 2차성 인건비 지원에 대한 정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규모어린이집만의 장점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었다. 이선미 중앙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 세계화시대로 가면서 아동의 자율성을 존중해줘야 한다지만 사회가 선호하는 유형은 오히려 직장어린이집이나 국공립어린이집 등 대형화된 곳의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아이들의 발달 등에 맞춰 개개인의 개성, 욕구와 특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규모어린이집이야 말로 요즘 시대에 적절한 유형이지 않겠느냐”면서 “다원화, 다문화 사회로 먼저 진입한 유럽에서는 소규모어린이집이 더 선호된다. 소규모어린이집에 대한 연구가 많아지고 그 가치를 대중에게 알리고 필요성에 공감하는 등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표준보육비용을 3년마다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중앙보육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표준보육비용을 결정한다. 이 조사에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조항을 신설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2018년 12월 27일 열린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 후 첫 조사는 2022년 실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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